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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슈미트] 니들이 늙은이의 애환을 알어????????? 어바웃 슈미트
SJY2342 2003-01-15 오후 4:55:36 2454   [14]
[어바웃 슈미트 - About Schmidt]
감독 : 알렉산더 페인
주연 : 잭 니콜슨, 호프 데이비스, 케시 베이츠, 데몬트 몰로네이
장르 : 블랙 코미디
별점 : ★★★★☆(4.5/5.0)


- 니들이 늙은이의 애환을 알어?

미국의 한 유명한 디자이너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이 들어가는 건 전혀 슬픈 일이 아니죠. 진짜 슬픈 사실은 나이 들어가는 걸 슬프게 여긴다거나, 자신이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어바웃 슈미트>를 보면서 내내 느낀 거지만, 재작년에 보게 된 데이빗 린치 감독의 <스트레이트 스토리>를 떠올리게 한다는 사실이 재밌다.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는 듯한 이 영화는, 그러나 조금 더 유쾌하고 조금 더 감동 있으며 조금 더 재미있다. 우선 잭 니콜슨이라는 타이틀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존재가치가 충분히 높다. (아마도 이번 영화로 생애 3번째 오스카 주연상을 수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60대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웨렌 슈미트(원작 소설에서는 알버트 슈미트다)는 갑자기 아내가 죽고 나서부터 살아갈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노인네다. 게다가 잘 다니던 보험회사에서 종지부를 찍고 나서부터는 그는 편안하게 지내야할 인생의 황혼기를 완전히 포기하고 산다. 그러던 도중에 자신의 딸이 물침대 세일즈맨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위니바고를 몰아 네브라스카로 떠난다. 여러 가지 사건 사고로 인해 엉망이 되어버린 여행길과 마음에 들지 않는 사돈집과 사위 때문에 그는 이제 딸마저 미워지기 시작한다. 차라리 자살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딸 결혼식에서 아버지가 자살한다는 뉴스가 나가면....

유쾌하지만 결코 웃을 수 없게 했던 블랙 코미디를 선사한 이 영화는 지금부터 감동의, 비장의 무기를 서서히 꺼내면서 이 영화가 왜 올 한해 최고의 영화인지를 말하기 시작한다. 과거도 잊혀지고 미래도 없는 슈미트는, 자신이 알지도 못하던 6살 짜리 탄자니아 소년을 통해 서서히 구원받기 시작하는데, 이 소년은 자신이 TV단체를 통해 매일 73센트씩 후원해 주고 있던 소년이다. 슈미트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이들을 자세히 적어서 소년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슈미트는 그제야 깨닫기 시작한다.

'아... 결국엔 이런 거군. 내가 아주 잘못 살아온 건 아니구나'

저물어 가는 태양 - 황혼녘 즈음에 이르러서야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닫게 된다. 사람들이 인생에 대해 토론을 할 때에도, 한탄을 해댈 때에도, 기뻐하거나 슬퍼해도, 그것은 한낱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감독은 말한다.

"인생이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그래서 재미있는 거 아닌가?"

마찬가지다. 죽음과 삶. 그 경계선에 이르러서야 사람은 지난날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한 것인지를 깨닫는다. 가난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소년의 마음을 배우며 자신을 변화시키는 슈미트를 보면서, 나도 나중에 저렇게 멋지게 늙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포스터, 혹시 보았는가? 전면 가득한 잭 니콜슨의 피곤한 표정이 압권이다) 시간이 인생을 알게 한다지만, 진짜로 인생의 의미를 아는 것은 순수한 어린 아이 뿐이라는 메시지를 간혹 던져 주기도 하는데, 다른 영화에서 봤다면 허무하고 지나치게 감성적이었을 이것이 이렇게나 매력적이게 다가오는 건 왜 일까?

희극과 비극이 절묘하게 교차하면서 도대체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게 하고, 신경질을 내고 싶을 때도 있고, 엔딩 크레딧이 내려갈 때면 울음이 막 나와서 참을 수 없을 지경까지 된다. 이 영화의 매력이 바로 이점이다. <일렉션>(반드시 보기를 추천하는 영화다)에서 '네 멋대로' 정치판을 '그들 멋대로' 해석했던 감독이 이제는 <아메리칸 뷰티>에서 보여준 중산층 가정의 붕괴와 인생 되찾기 식의 철학을 '우리 멋대로' 보여주는데, 거의 거장의 경지까지 오른 수준이다.

잭 니콜슨을 비롯한 모든 연기자들의 빛나는 연기로 인해 이 영화는 두 배의 탄력을 받게 되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오마주를 바치고 있는 듯한 신들린 연기를 보인 잭 니콜슨. 그리고 언제나 늘 훌륭한 케시 베이츠. 아버지 어머니를 등돌리고 자신의 인생을 살기 원하는 젊은이의 갈등을 세밀하게 포착해낸 호프 데이비스와 데몬트 몰로네이의 연기 역시 아무리 많은 칭찬과 상을 줘도 모자랄 판이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 모두가 특별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만, 남들이 다 하고 사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큰 고통이 뒤따르는지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우리 모두는 늙고 노인이 된다. 그리고 그 종착역에는 죽음이 있다. (그것이 끝이던 끝이 아니던) 어차피 그럴 거. 우리 유쾌하게 살자. 그래, 그래야 인생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음 영화...
1) <디 아워즈 - The Hours>
2) <영웅 - 英雄>
3) <각색 - Adaptation>
4) <시카고 - Chicago>
5) <투 윅스 노티스 - Two weeks No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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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슈미트(2002, About Schmidt)
제작사 : Avery Pix, New Line Cinema / 배급사 :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수입사 : 나래필름, 뉴라인 픽쳐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aboutschm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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