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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me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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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17 오전 12:37:36 |
20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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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죽인 오마쥬 정신
이 영화를 보면, 문득 투박한 말씨를 떠올리게 된다. 화면이 진행되는 속도는 가히 빠르지는 않지만, 뭔가 설명을 하려는 듯한 카메라기법을 그러나 설명을 하지 않는 어눌한 말투로 관객들을 향해 이 영화를 이야기하려는 듯이 보인다. 영화가 주는 힘은 없다. 영화를 보며 즐기는 것도 이 영화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다만, 시골의 어느 아저씨가 내게 말을 걸듯 그렇게 영화 속으로 끌려들어가면 나름대로의 맛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리메이크가 주는 맛은 원작이 갖지 않았던 다른 맛을 주는 것에 그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것이 원작이 있었건 없었건 나름대로의 새로움으로 관객들의 입맛을 돋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각종 매체에서 떠들듯 원작에 대한 오마주 그 이상은 아닐 듯 하다. 오마쥬라는 것은 결국 원작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리메이크가 아니던가.
레지나와 조슈아가 주인공인 이 영화에서 우리의 호프(?) 박중훈은 강도단의 주범격인 이일상역을 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확 와 닿지는 않는다. 다행인 것은 이 영화에서 절대 악인은 없으며, 오직 조슈아의 남편이었던 찰리만이 유일한 악인으로, 그는 이미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죽어버린다. 그래서, 찰리의 진실은 영화제목과 달리, 찰리가 주인공이 아닌 이상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영화의 결말에 보여주는 무리한 갈등해소는 관객의 긴장도를 높이는 데에는 기여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리한 구성과 억지스런 결말은 플롯의 진위성까지도 의심하게 만든다. 레지나를 조사하던 두 경관도 역시 돈을 찾아내려는 무리 중의 하나가 아닐까 잠깐 의심이 들기는 하였지만, 어찌됐든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주는 느낌은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플롯의 구성과 그러면서 설명적이고 건조한 영화의 진행이 이 영화의 질을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사실, 다시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플롯이 좀 억지스럽다고 해도 충분히 좋은 영화로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감독의 오마쥬 정신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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