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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至尊]<영웅> 깊이에의 강요 영웅: 천하의 시작
cinexpress 2003-01-18 오후 8:10:49 1695   [10]
장이모 감독의 신작 <영웅>은 영화 속에서 두 가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하나는 검, 즉 무술의 궁극적인 경지를 이야기하고자 하였고, 다른 하나는 진시황에게 주어진 천하통일의 대업에 대해서다. 그리고 무명(이연걸)과 진시황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이 두 개의 이야기는 서로 만나게 된다.

"검의 궁극적인 경지는 살생을 하지 않고도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진시황은 파검(양조위)이 무명에게 써준 ''劍(검)''이라는 글자를 통해 파검이 추구한 검의 궁극적인 경지를 논한다. <영웅>은 이러한 武의 경지를 설명하기 위해 공을 들인 액션 장면을 준비했다. 마음으로 서로 무술을 겨루고, 결국은 無로 武를 이기는 경지를 진시황의 입을 통해 이끌어낸다. 이런 無의 경지는 기존 홍콩의 무협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한 단계 발전한 무협관이다.

하지만 <영웅>은 여기에 진시황의 이야기를 끌어오면서 무리가 간다. 진군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영웅>이 내내 이야기하고자 한 무협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부분이다. 살생이 없이 이기는 경지를 깨달았다는 파검이지만 그 논리는 진군에게는 별개로 돌아간다. 파검이 진시황을 인정함으로써 천하통일을 위해서라면 진군의 살육은 어느 정도 합법화된다는 논리가 영화의 이면에 깔리게 되는 것이다. 전혀 다른 이 두 이야기가 이렇게 어설픈 교점을 찾게 되면서 그동안의 모든 장면은 단순히 시각적인 쾌감 이상의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영웅>의 액션장면은 너무도 빛난다. 비설(장만옥)과 애월(장즈이)이 겨루는 은행나무 숲에서의 화려함과 무명과 파검이 겨루는 호수 위의 잔잔한 모습, 거기에 진군의 모습에서 보여지는 강인함까지 모든 액션들은 실로 가슴을 뛰게 하고,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다. 파검과 무명이 겨루게 되는 호수의 풍경은 동양적인 미가 넘치다 못해 스크린에 빠져 들게끔 만들며, 장천(견자단)이 창(創)을 쓰는 모습에서는 창이라는 병기가 지닌 강함(봉)과 휘어짐(곤)의 절충적인 특성을 너무나 섬세하게 표현해낸 박수가 절로 나오는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제작 당시부터 공공연히 떠돌았던 루머처럼 <영웅>은 여러 부분에서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을 의식한 부분이 엿보인다. 비무장면에서 들리는 북소리는 용(장즈이)과 수련(양자경)이 겨루던 밤거리를 떠올리게 하고, 풍광을 너무나 아름답게 잡아내는 시선, 그리고 영화의 핵심적인 철학이라 할 수 있는 無의 경지에 대해 논하는 파검의 태도 역시도 리무바이(주윤발)의 태도와 겹쳐진다.

두 영화를 비교해 말하자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은 <영웅>이 앞선다. 하지만 <영웅>이 두 가지 이야기의 경계에서 진시황의 천하통일의 명분을 인정하면서 파검을 통해 영화가 제시한 武의 철학과 위배되는 결론을 내리며 스스로 헤매는 상황을 자초하며 깊이를 상실하는 반면, <와호장룡>은 깊은 여운을 남기며 관객의 마음을 용과 함께 절벽 아래로 날리고 만다. 결국 <와호장룡>은 모든 것을 버리고 이기는 경지에 도달하지만, <영웅>은 영화 속에서 말하는 것과 달리 강함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수준을 넘어서지를 못하는 셈이다. 이 차이를 개인적인 이야기에만 몰두할 수 있었던 <와호장룡>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영웅>의 주인공들이 개인적인 것보다는 전국시대라는 시대적 상황을 염두에 둬야만 했기에 그런 것이라고 한다면 설명이 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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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천하의 시작(2002,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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