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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즈] 드디어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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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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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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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22 오후 1:0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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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즈 : 세월 - The Hours] - 2002
감독 : 스테판 달드리 주연 : 메릴 스트립, 줄리앤 무어, 니콜 키드먼, 애드 해리스, 클레어 데인즈, 토니 콜렉트, 앨리슨 제니, 미란다 리처드슨, 린다 바셋, 마이클 컬킨, 존 C.레일리, 잭 로벨로 장르 : 드라마 별점 : ★★★★☆(4.5/5.0)
||||| 너는 너고 나는 나다 우리는 우리고 그들은 그들이다 |||||
뉴스위크지로부터, 뻔뻔하고 패니미즘적인 영화라는 악평을 들으며 올해 최악의 영화로 선정된 바 있던 <디 아워즈>. 반면 이것을 제외한 거의 모든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올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하는데 주저 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이 영화를 이토록 엇갈리게 한 것일까? 세명의 연기파 여배우들을 데리고 <빌리 엘리어트>로 최고 유망주 감독으로 떠오른 스테판 달드리 감독이 마이클 커닝햄의 퓰리처상 수상작 <세월>을 영화화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웃었다. 그 방대하고 지독히도 문학적인 작품을 어떻게 영상으로 옮길 수 있겠느냐 반문했다. (어느 인터뷰에서 니콜이 그러더라. 자신은 배우들만 믿고 출연했다고. 믿겨지지 않는 작품이란다) 나 역시 예전에 이 소설을 읽어본 터라, 시공간을 넘나들며 자유분방하게 펼쳐지는 이 작품을 어떻게 영화화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화는 여작가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가 자신을 평생 사랑해준 남편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고 자살을 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이 시작과 동시에 영화는 시간과 공간을 마구 넘나들면서 교묘하게 이어진다. 50년대의 LA에 사는, 행복할 것만 같은 가정주부 로라 브라운(줄리앤 무어)은, 그러나 버지니아 울프가 쓴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읽을 때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있는, 실상으로는 아주 불행하고 정체성에 대해 궁금해하는 위기의 부인이다. 시간은 현대로 넘어와 2001년 미국 뉴욕에 사는 클라리사의 바쁜 하루의 일상사가 비춰진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인물들의 관계를 알아봐야할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나처럼 햇갈리게 될 테니까. 버지니아 울프를 중심으로 그녀의 소설을 광적으로 좋아하고 그녀처럼 자살로 생을 마감하려 하는 로라 브라운 부인. 그녀는 남편과 아들이 있다. 그리고 2001년 뉴욕에 사는 클라리사는 자신의 옛 애인인 리처드가 붙여준 별명인 '댈러웨이'를 가진 편집자이다. 그리고 리처드는 에이즈로 죽어가고 있다. 그는 바로 로라 브라운의 아들이다.
버지니아 울프, 로라 브라운, 클라리사 댈러웨이. 이 세 사람이 단 하룻동안에 겪는 일을 엮어 놓은 것이 바로 <디 아워즈>의 전체적 라인이다.
타인의 삶이 개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영화를 통해 뼈저리게 느끼고는, 나는 오랜만에 우울함과 적적함을 맛보게 해준 이 영화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삶은 그냥 이유 대지 말고, 주어진 대로, 주어진 상황에 맞게 살아가면 그만이라는 식의 논리를 아주 진지하게 풀어나가고 있는데, 영화에 나오는 인물은 전부 비정상적인 인물(혹은 가장 흔한 인물)로, 죽음의 문턱에 이르게 되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끝맺음을 하게 된다. 삶과 죽음과의 관계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하고 있는 영화이다.
먼저 버지니아 울프. 니콜 키드먼이 열연했는데,(그야말로 혼신의 연기를 했다) 보도를 통해 알고 계시겠지만 성형 코를 붙여놔서 그녀가 그녀인지 절대로 알아볼 수가 없다. 게다가 그 완벽한 영국식 액센트와 필체, 그 특유의 옷까지!... 최근 골든 글러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오스카에서도 기대가 되는 바이다. 어쨋든, 버지니아 울프는 우리가 다 잘 알고 있듯이 그녀 자신 내면의 악마와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는 외로운 여인이다.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라는 시에서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하는데,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라는 구절은 버지니아 울프의 모든 생애를 짤막요연하게 드러낸다. 자신 속에서 외쳐대는 악마의 웃음소리가 점점 그녀를 염세주의적으로 만들어가게 하고, 결국 모든 것은 죽음으로서 해결될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그녀에게는 엄청 좋은 남편도 있고, 재능도 있지만 말이다. (결국 그 재능이 사람을 죽였다)
자, 이제 그녀의 영향을 받은 50년대의 주부 로라 브라운. (줄리앤 무어는 언제나 처럼 최고의 연기를 펼친다. <파 프롬 헤븐>으로 니콜과 여우주연상을 다툴 것이다) 현재 둘째를 임신하고 있는 그녀는 어른스러운 아들도 있고 자상한 남편도 있지만 정작 그녀는 행복하지 않다. 그녀는 자신이 <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있을 때만이 살아 있다고 느끼고, 버지니아 울프의 전처를 따라 자신도 자살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먼저 (별로 사랑하지 않는) 남편을 위해 평범함의 축복을 누리기 위한 생일 파티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 평범한 일상에서 로라는 갑자기 숨이 멎어버릴 것만 같은 염증을 느낀다. 그래서 그녀는 무턱대고 아이를 옆집에 맡겨버리고는 유유히 떠나버리고 만다. 차 안에는 오직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책만이 있을 뿐이다. 호텔에 들어선 그녀. 책을 읽으며 자살을 생각하지만, 그녀는 또 다시 자신을 찾고 있을 아들과 남편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고 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와 파티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로라 브라운에게 가장 많은 감정 이입이 되었는데, 사실 우린 모두가 이랬다 저랬다, 도대체 갈피를 못잡고 여기저기 이것저것에 끌려 다니는 노예같은 신세의 모습임을 그리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어쨋든 그녀는 끝내 모든 것을 버린다.
뉴욕에 사는 클라리사 댈러웨이는, 마음씨가 꽃과 같은 천사표 여자이지만 레즈비언임을 숨기고 살아가는 여자다. 그녀에게는 딸도 있고 여전히 친하게 지내는 예전 남편도 있으며 현재 동거하고 있는 친구이자 애인도 있다. 그녀는 심각하게 무식한 캐릭터다. 남들을 위해 삶을 살기 때문에 자신이 망가져 가고 있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에이즈로 죽어가는 남편이 문학상을 수상하자, 그를 위해 파티를 준비한다. 딸을 위해서도 헌신적이고, 자신의 (별 쓸데없는) 애인을 챙기는데도 목숨을 다하는 그녀다. 드디어 남편을 찾아간 그녀는 새롭게 삶을 시작할 것만 같았던 그 현장에서 남편이 아무렇지도 않게 창문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게 되는 비참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눈물을 흘렸던 장면이다. 에드 해리스의 그 얼굴만 봐도 눈물이 쏟아진다) 성공한 작가이고 이제 문학상 까지 수상하게 되었지만 어렸을 적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는지) 동성연애자 인데다 에이즈까지 걸렸으니, 그는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나 희망도 바라지 않았을거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영화에서 유일하게 화해와 연결의 장면이 나오는데, 늙은 로라 브라운과 클라리사 그리고 그녀의 딸이 만나 부둥켜 안는 부분이다. 그녀들은 서로 알고 있다. 우리가 사는 곳은 거기가 다 거기고,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다. 별반 다를것이 없었던 그녀들. 결국 버지니아 울프의 지독하게 조용한 독백이 흐르는 가운데, 처음의 자살신을 다시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메릴 스트립 이야기를 안했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아카데미 후보에 12번이나 (그리고 올해 13번째 노이네이트 100%다 - 그러면, 케서린 햅번과 동등하게 가지고 있던 12번의 기록을 깨고 그녀가 최다 후보 기네스를 가지게 된다) 올랐다는 무게감 때문이겠지만, 언제나처럼 늘 항상 좋은 연기만 펼치는 그녀이기에, 이번 영화에서도 단연 빛나고 있는 존재다.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다른 신작이자 이번에 골든 글러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스파이크 존즈의 <어뎁테이션>에의 그 놀라운 변신이 좋았다) 98년, <원 트루 씽>이라는 영화에서 강하고도 약한 어머니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렸던 그녀가 이번 영화에서도 같은 맥락에 있지만 좀 더 복잡다난한 인물상을 너무나 눈물나게 그려내었다.
한가지 여담. 영화속에 인물들이 전부다 게이코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영화 속 인물들이 주변인임을 보다 강조하기 위함이었을까? 버지니아 울프는 알고 있듯이 성적인 주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인물이다. 로라 브라운 역시 옆집에 사는 엄격한 귀부인과의 키스를 통해 뭔가 모를 희망을 느끼게 된다. 그녀의 아들이 어머니의 키스를 보고 그랬는지는 몰라도 나중에 동성연애자가 되어버리고 결국 에이즈에 걸린다. 클라리사는 아예 인물 설정이 레즈비언이고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가 천국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애인과의 섹스 뿐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괜히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나는 아직 나이가 젊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죽음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인생사에 더 많은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어른들 말처럼.. 그건 좀 더 살아봐야 아는 거겠지? 어쨋든 우리 모두가 버지니아 울프처럼 마음 속의 악마와 평생동안 투쟁을 하며 살아야 하는 불쌍한 존재일테니 말이다. 단순히 세 여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난 영화로만 기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이 영화는, 과연 우리가 왜 살아가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최소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칭찬할 만한 영화일테니까. 그 마지막 버지니아 울프의 물속에서의 힘없는 걸음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고 마음속에서 메아리 칠 것만 같다. 여러모로 훌륭한 영화다.
P.S. 혹시 이 영화를 자살조장영화라 생각하시는 분이 계신가요? 한번만 물으세요. 자살할 가치조차 있는 삶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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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스(2002, The Hours)
제작사 : Scott Rudin Productions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수입사 : (주)태원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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