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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클래식] 제대로 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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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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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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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27 오후 10:5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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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곽재용 주연:조승우, 손예진, 조인성
<호>[클래식] 제대로 울린다..
누구나 아름답거나 슬픈 첫사랑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지나온 세월 속에서 뒤돌아 본 자신의 첫사랑은 좋은 추억거리임에 틀림없다. 누구나 첫사랑에 대한 회상을 하면 당시의 기분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때를 생각하면 할수록 왠지 모르게 따스해지고 그때로 돌아가고픈 느낌도 들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자신의 첫사랑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아름답게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첫사랑은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데.. 과연 우리네 부모님도 첫사랑이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이 우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분명 우리네는 부모님들의 첫사랑을 아는 이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도 소년시절..학창시절을 겪었기에 기억저편에 있는 첫사랑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필자가 위의 도입부분에 언급한 글은 2001년에 관람했던 일본 영화 "첫 사랑(감독:시노하라 데츠오)"를 관람하고 나서 쓴 리뷰 도입부를 인용한 것이다. 우리네 부모님들도 우리와 같은 세대를 겪었기에 그분들 역시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우리는 어머니나 아버지를 통해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만, 그다지 자세하게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영화 "첫 사랑"은 엄마가 부치지 않았던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하고, 딸이 편지의 주인공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담아낸 영화이다. 엄마에게 들은 첫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라, 엄마의 죽음을 앞두고 엄마를 위해 그리고 약간의 호기심으로 인해 찾아 나선 엄마의 첫 사랑..그 아련한 추억을 들추어내는 영화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따스한 감동을 선사했었다. 이러한 첫 사랑의 추억을 자극하는 영화.. 조금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제작된 영화가 있으니 바로 영화 "클래식"이다.
영화 "클래식"은 모든 이들이 알다시피 2001년 4백여만명 이상의 관객동원을 한 "엽기적인 그녀"를 연출했던 "곽재용" 감독의 작품이다. "곽재용"감독은 1989년 "비오는 날의 수채화"로 감독 데뷔를 했으며, 멋진 영상미와 음악으로 청춘영화의 붐을 일으켰었다. 이후 1991년 "가을 여행"과 1993년 "비오는 날에 수채화 2"편으로 연출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었다. "곽재용" 감독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여야만 관객도 보고 싶어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영화는 관객에 입장에서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는 "곽재용"감독의 철학이자 확고한 의지이기도 하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영화 "클래식"을 통해 보여준 과거의 사랑과 현재의 사랑은 순수하고 따뜻하며 마음을 적시는 데에 충분함을 보여주고 있다.
"클래식"에 대한 평가는 8대2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영화의 완성도를 놓고 보았을 때 8의 비율은 칭찬하고픈 구석이 너무나 많을 정도로 깔금함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2의 비율은 정확히 두가지의 아쉬움을 전해준다. 아쉬움의 첫 번째는 조금은 길게 느껴지는 러닝타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본 상영시간에서 한 10분정도를 들어내면 감동의 물살이 더욱 깊이 젖어들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며, 이 감동의 물살이 조금은 작위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 두 번째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두가지의 아쉬움은 8이라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살며시 덮을 수 있기에 전체적으로 사랑스러운 영화로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자연의 풍광을 담아내면서 잔잔한 음악과 더불어 영화의 시작을 알리면서, [지혜:손예진]의 나래이션으로 "클래식"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화는 처음부터 엄마[손예진]와 아빠[조승우]의 사랑이야기로 이끌어 가는데, 엄마, 아빠의 사랑이야기는 과거의 사랑이야기이고, 현재의 사랑이야기는 [지혜]와 같은 대학에 다니는 연극반 선배 [상민:조인성]을 바라봐야만 하는 애타는 짝사랑을 동시에 담아 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영화의 흐름은 묘한 연결성을 가지고 있기에, 궁금증을 유발시키면서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질 것인가와 사랑의 끝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에 포커스가 자연스럽게 맞추어진다. 엄마, 아빠가 지냈던 그 시절엔 편지란 매개체가 그들을 묶어 주었고, 현재의 그들에게는 이메일이란 매개체가 그들을 묶어 주고 있는 데에 과거와 현재를 구분 짓는 하나의 잣대로 사용한 것이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려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남들에게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면서도 그 중에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어한다는 것을 우리네는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첫 사랑의 이야기는 "클래식"에서도 이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블랙홀 같은 강한 흡인력을 발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클래식"은 평이한 듯 한 구조를 띄고 있지만은 그것이 관객들에게 친절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연출된 것은 아니다. 인물과 상황에 맞는 에피소드들이 탄탄하게 갖추어져 있으므로, 관객들은 만족감으로 돌려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프닝에서 보여주었던 자연의 풍광과 비를 담아낸 시퀀스들은 혼탁하고 바쁜 현대인들의 마음을 정화시켜주고, 차분하게 해주면서, 감성을 건드려 주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수수께끼 같은 부모님들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사랑을 찾아가는 영화의 흐름은 충분히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함을 보여주고 있다.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 그 기억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있기에 슬프고 아름답다고 한다. 첫 사랑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그 시절을 곱씹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머금기도 하고, 살며시 눈가에 고였던 눈물을 훔쳐내기도 한다. 우리네가 겪었던 첫 사랑에 대한 기억도.. 우리네 부모님들이 겪었던 첫 사랑에 대한 기억도.. 그 자체만으로도 스스로가 따뜻해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 오랫동안 수많은 기억들 속에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자리에 머물고 있기에, 그것을 살며시 건드려 줄 때 사람들은 촉촉한 행복감에 사로잡힌다는 것을 안다.
이렇게 영화 "클래식"은 관객들이 원하는 멜로영화의 룰을 전형적이면서도 살짝 비틀어 내었기에 영화가 종반부로 치닫을수록 서서히 눈가에 눈물을 고이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면서 느껴지는 감동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필자는 영화가 끝이 났을 때 "곽재용 감독이 이번에도 제대로 관객을 사로잡았구나.."하는 혼잣말을 내뱉었었다. 첫 시사를 통해 느꼈던 "클래식"... 솔직히 공식적인 자리이다 보니 내 자신의 감정을 많이 추스르면서 영화의 끝을 맞이했었다. 필자는 이 영화를 다시 한번 관람할 생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런 분석적인 생각 없이 영화 "클래식"의 이야기 속에 스며들어 영화 속 주인공들이 펼치는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다시 한번 느끼면서 끝내 몰아붙이는 애절한 사랑과 애틋한 사랑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로 눈물을 흘리고 싶기 때문이다. "조승우"가 여성 팬들을 울리고, "손예진"이 남성 팬들을 울리는 그들의 연기는 부드러움과 힘이 함께 공존하고 있기에 영화의 이야기를 지탱해주는 커다란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 영화를 보면서 한없이 울고 싶다는 관객들이 있다면... 애절하고 애틋한 사랑을 보고 싶다면.. 남의 첫 사랑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영화 "클래식"을 권하고 싶은 것이 필자의 생각이며, 8대2의 비율중 8이란 비율이 영화를 감싸고 있다는 것은 영화 "클래식"이 보여주고 있는 커다란 장점이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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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2003, The Classic)
제작사 : 에그필름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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