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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현실의 삶은 오히려 고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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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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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분을 찾고 싶다'-차라리,'내가 가고 싶다'
최근 양조위가 출연한 영화가 계속 개봉되면서 과거 '해피투게더' 개봉 당시의 양조위 신드롬이 일 것처럼 보인다.
얼마전, 개봉한 영웅과 마찬가지로 '무간도' 역시 홍콩 스타들이 다시 국내 관객을 속속 다시 찾고 있다. '해피투게더','화양연화' 이후 오랫만에 비친 그에 대한 영화 전문지 기획기사가 신문 가판대마다 눈에 띈다.
시사회장을 빼곡하게 메운 관객들은 저마다 출연배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웅성거리는 가운데 영화 예고편이 뜨는데 이게 왠지..'무간도'의 예고편이 아닌가.
영화 '무간도'의 잭품배경에 주인공들을 묘사하는 5분 여 예고편이 흐르고 이리저리 나뒹구는 부처상들을 비추며 영화는 시작된다. 이 것이 영화 자막을 통해 설명하는 무간 지옥이란 말인가..
조금은 소름끼치면서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도입부에 관객들의 눈이 반짝거린다.
배경음악 역시 장중한 느낌이 드는데, 초반부에서 진영인(양조위)이 친구의 레코드 가게를 잠시 봐줄 때 헤드폰을 사려고 들른 유건명(유덕화)이 함께 듣던 음악은 '첨밀밀'에서 등려군의 주제가 이상으로 귀에 익은 듯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기존의 무거움을 덜며 편안한 맘이 들게 한다.
현재 무간도 무직비디오의 음악과 함께 곡명은 잘 모르지만 영화 개봉 후에 OST가 나오면 들어봐도 좋을 듯한 기분좋은 선율이다. 아마도, 이런 음악을 들으며 처음 만난 둘은 영화의 끝을 예고했던 건 아닐까. 유건명의 애인 메리(정수문)가 자신이 쓰는 소설 속의 주인공의 모델이자 범죄조직의 스파이인 유건명에게 평범하게 살 것을 권유하는 것처럼...
정신과의사로 나오는 이박사(진혜림)는 자기 정체성을 잃고 힘들어하는 영인에게 나무와 같은 휴식처가 된다. '내가 좋은 사람 같으냐, 아님 나쁜 사람 같으냐'라는 영인의 질문에 선뜻 좋은 사람으로 믿어주며 황국장(황추생)과 함께 그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조식의 보스 역 '한침'을 맡은 증지위는 과거, 수사극에서 털털한 형사나 주인공들을 돕는 조연으로 나왔는데 여기서는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녔다. 조직 내에 스파이를 잡기 위해 유건명과 핸드폰 문자를 주고 받으며 스릴있는 비밀 거래장면을 연출한다.
황국장 역의 황추생 역시 모오스 부호를 통해 정보를 주는 영인의 휴대폰에 귀기울이며 긴박하고 숨막히는 장면을 연출한다.
'첨밀밀'부터 '중경삼림','화양연화','영웅'에 이르기까지 촬영을 맡았던 크리스퍼 도일이 이번 '무간도'에서도 촬영을 맡았다. 격투 장면의 숨막히는 공방과 숨죽이는 사건의 전개는 영화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영인은 황국장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의 신분을 찾으려 애쓰고 건명은 조직에 대한 회의감으로 그의 보스인 한침을 죽이며 영인과 협상하는데..
이 장면에서 건명에게 요구하는 영인의 단 한가지 조건 '내 신분을 찾고 싶다'라는 대사와 영인이 자신과 함께 경찰에 잠입했던 조직원에 의해 죽은 후, 과거 경찰학교에서 함께 훈련받다가 스파이로 파견되는 영인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내가 가고 싶다'고 속으로 되뇌이는 장면에서 신분을 감추고 살아가는 삶의 고통을 처연히 울부짖는다.
다른 과거 출연작과 달리 냉철한 스파이를 연기하는 유덕화와 고독과 중후함을 동시에 갖춘 인간성 있는 스파이, 두 스파이의 심리를 잘 묘사하는 음악과 여러 촬영기법들 또한 영화에 감추어진 또 다른 재미라면...
성룡이나 서기, 정이건 등이 잠시 스크린에 내비쳤던 최근에 비해 2003년은 홍콩-중국의 스타들이 대거 재기하며 국내 관객에게 평가되는 한 해라 미리 점쳐볼 수 있겠다. 홍콩식 멜로, 무협 판타지 그리고 느와르가 다시 태어나는 것을..
70년대 태어난 X세대가 어느덧 30대가 되어 당시 인기를 끌었던 홍콩의 스타들은 사오십대 중년의 나이에 이르렀다. 이제 중후한 연기력으로 다시 돌아온 스타군단의 홍콩영화에 그 때처럼 애정을 가져줄지, 또한 홍콩의 새로운 느와르 '무간도'가 이십대 전후의 젊은 영화 매니아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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