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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수) 클래시컬하다고 해두지 클래식
helpmeoo 2003-02-01 오후 5:14:45 1140   [5]
[클래식] 클래시컬하다고 해두지


숨가쁘게 돌아가는 카메라를 따라 그녀의 얼굴도 긴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가 과거의 그녀였는지, 현재의 그녀인지는 영화의 엔딩이 지나간 뒤 불과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뚜렷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현재에서도 또 과거에서도 그녀는 그런 긴박한 표정으로 운명의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운명의 굴레란 클래시컬하고 담백한 맛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지독한 운명적 만남에 속박되어 자유를 그리워하는 우리를 더욱 더 구속시키기도 한다. 그것은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허용된 구속인 것이다.
지혜는 상민을 이유없이 바라보면서 흠모(?)를 하고 있다. 과거 그녀의 엄마 성주희의 사랑이 이입되어 나타난 영화의 결말은 마치 이병헌과 이미연이 주연한 영화 "중독"을 떠올릴 정도로 어이없고 상투적이었지만 그러나 이 영화에서 결론은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멜로영화라는 장르 자체가 결론에 이르러서는 힘을 잃게 마련. 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과정까지의 사랑이 얼마나 절실하게 사람을 울리고 웃겼느냐에 따라 평가는 엇갈릴 수 있을 것이다. 조인성과 손예진이라는 두 걸출한 청춘스타를 기반으로 초반에 힘을 부여하면서 산뜻한 출발을 보인 이 영화는 지혜가 성주희와 윤태수의 편지를 발견하면서부터 과거와의 교차편집을 통해, 영화의 재미를 한층 더해간다. 가끔 보여주는 지혜와 상민의 관계는 한가지 얘기로만 하다간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멜로의 특성을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보여주었던 액자구조와 동일한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는 상상을 그리면서 현실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이 영화는 현실보다는 과거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희와 준하의 만남은 태수의 대리편지라는 형식을 통해 더욱 구체화된다. 그러나, 어떤 필연적인 구조이기보다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작위적인 요소를 많이 넣었기 때문에 분명히 이 영화는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기에 클래시컬하고 낭만적인 사랑이 풋풋하게 이어져가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그들의 만남은 활기를 띠기에 오히려 더 슬퍼보인다.
사랑은 돌고 돈다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주희와 준하의 사랑은 조금은 어이없는 개인적 불행으로 결별을 하게 되고, 주희는 결국 지혜라는 딸을 통해 사랑의 딜레마를 완성하게 된다.
운명이란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인간이 결정짓는 운명이란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기도 하다. 아직은 운명을 이루지 못한 많은 이들이 꿈꾸는 사랑이란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이든 아니든 사람이 만들었든 아니든, 같은 사람의 영혼을 다시 만나야만 한다는 전제조건은 너무나 끔찍스런 (진부하기도 하지만) 발상 아닌가. 뭐, 그것이 나쁜 것을 아닐 테지만. 그러니까, 결정적인 문제는 이거다. 지혜의 엄마와 상민의 아빠가 못다한 사랑을 그들이 대신 이루둣이, 엄마 아빠의 사랑을 자식이 대신 이룬다는 효 사상(마땅히 대체할 말이 없다. 그렇다고 부모님 말에 무조건 순종-그것이 비록 나쁜 짓이라 할지라도-하는 유교사상을 갖다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아니, 이런 구태의연한… 그러니까, 이 영화를 굳이 따져보자면 연인들이 보아야 할 영화가 아니라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부모님들이 봐야 할 영화 아닌가. 그 후에 있을 개인적인 구박(?)이나 저간의 행동들은 알아서 처신하시길. 하지만, 그런 결론만 빼고 말한다면 전체적으로는 재미와 감동을 적절히 처신한 꽤 의미있는 멜로라 할 만하다. 클래시컬하다고 해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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