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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러브스 미] 그는 나를 사랑해!? 히 러브스 미
hichikoc 2003-02-17 오전 6:41:27 1975   [9]
히 러브스 미 A La Folie... Pas Du Tout (2002) * * 1/2

감독
: 라에티샤 콜롱바니
주연
: 오드리 또뚜 / 사무엘 르 비앙

<아멜리에>가 국내에서 짭짤한 성공을 거두면서 '아멜리에'역을 맡은 오드리 토투라는 낯선 프랑스 여배우 또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각인되었습니다. '아멜리에'는 행복 바이러스를 여기저기 살포하는, 어디로 튈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엉뚱한 캐릭터였습니다. 그 밥에 그 나물 격인 틀에 박힌 캐릭터들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을 관객들에겐 여간 반가운 만남이 아닐 수 없었죠.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도 오드리 토투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건 아멜리에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오드리 토투가 주연한 두 세편의 영화들이 <아멜리에>와 비슷한 컨셉과 마케팅으로 국내에 개봉했었습니다. 한 영화는 원제가 버젓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멜리에 2>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스텝진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아멜리에>와는 상관없는 영화였죠. 단, 오드리 토투가 출연했다는 점만 제외하구요. 그만큼 <아멜리에>가 생각보다 더 큰 성공을 거뒀다는 얘기겠지요. 여기 오드리 토투의 '아멜리에' 이미지를 이용해 개봉한 또 하나의 새영화가 있습니다. <히 러브스 미>.

오드리 토투가 연기한 안젤리크는 한 남자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그는 유부남이죠. 그래도 그녀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 보입니다. 오히려 그가 부인 때문에 괴로워 하고 있으며 곧 이혼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점점 더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는 안젤리크. 하지만 그녀의 유부남 연인 루이는 점점 그녀를 멀리하는 듯, 여러번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는 안젤리크를 바람 맞추고 심지어는 무시하는 듯합니다. 그렇게 루이의 사랑을 갈구하던 안젤리크는 괴로워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결심합니다.

형형색색의 꽃이 가득한 샵에서 향기에 취해 환하게 웃음짓고 있는 오드리 토투가 등장하는 첫장면 부터 영화는 '아멜리에'의 냄새를 흘립니다. <아멜리에>처럼 몽환적이고 기괴하진 않지만, 화려한 색채와 오드리 토투의 표정연기만으로도 유사한 느낌이 들죠. 하지만 영화는 한 여자의 지극히 외로워 보이는 사랑이야기를 너무도 평범하게 풀어감에 따라 초반의 신선해보였던 느낌을 잃습니다. 점점 지루하고 늘어져가죠. 별다른 사건도 없이 그져 정신없이 웃다 울는 안젤리크의 사소한 연애담은 중요한 무언가가 빠진 것처럼 뚝뚝 끊어져있는 듯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멜리에>를 빙자한 또 하나의 실패작이구나라고 단정지으려는 찰나, 영화는 급격한 반전을 선보입니다.

안젤리크가 자살기도하는 직후부터 영화는 안젤리크의 연인 루이의 시점으로 넘어갑니다. 그동안의 이야기를 완전히 뒤엎는 생각지 못한 스토리가 전개되죠. 같은 시간, 같은 사건 속에서 보여지는 루이의 이야기는 영화의 본모습입니다. 영화가 본색을 드러내면서 스토리는 안정적이고, 구성은 탄력적이며, 배우들의 연기 또한 평범을 넘어서죠. 중반까지 들었던 이야기, 이미 본 화면들 속에선 감추어진, 발견하지 못한 놀라운 사실들이 여기 저기 숨어 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의미 없이 지나쳤던 사물 하나 하나에 알지 못했던 특별한 의미들이 부여되어있음을 알아차리게 되고, 여기저기 구멍이 나있던 이야기는 남아있는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차곡차곡 채워집니다. 안젤리크의 시점과 루이의 시점에서 본 같은 시간의 같은 사건을 끼워 맞추는 재미가 꽤 쏠쏠하죠.

영화의 특성상 중반 이후의 내용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지만 이미 여러 영화 정보 프로그램이나 광고에서 많은 정보가 노출되었더군요.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있다면 오히려 재미는 반감될 듯 싶네요. 오드리 토투의 아멜리에 이미지를 다시 한번 우려먹는 듯한 마케팅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몇 편의 영화들이 같은 방법을 써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경험에 가려져서 진정 효과를 봐야할 영화가 빛을 못 볼 듯 싶어 안타깝군요. 마치 늑대가 나타났다는 빈번한 거짓말로 마을 사람들의 신용을 잃은 양치기 소년에게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그를 구하러 온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 처럼 말이죠.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씁쓸한 느낌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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