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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미세한 표정으로 잡아낸 인생의 정리단계. 어바웃 슈미트
madeleine 2003-03-02 오전 4:16:29 1669   [10]
보험회사 부사장으로 총명받던 그가 은퇴하던 날,모든것은 무의미해진다.
내가 있던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서고 이제 늙었으니 자리를 비워야하는 66세의 그 심정이 그대로 전이된다.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내가 한 일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어떠한 도움을 주었는지 그리고 보람 있었는지 정리할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서글프게도 마치 죽을때 영사기에 돌아가는 필름처럼 한순간 행복했던 기억들이 시간순으로 지나간다는 말처럼 잭니콜슨은 얼굴 하나에 기막힌 미세함을 잡아낸다.

그는 이제 내일부턴 다니던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되며 7시에 눈이 떠져서는 가로세로 낱말이나 맞추는 그런 남루하고 맥없는 일상으로 돌아온다.우연히 TV에서 탄자니아의 어려운 아이들을 도울수 있는 광고를 보고 한 아이를 돕기로 결심한다.그리고는 그 아이에게 양부라며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이 시기가 되면 참으로 서글플 것 같다.의지할 사람이 필요하며 자식은 사랑하기 바빠 아버지를 부담스러워 한다.그리고 아버지는 자식에게 짐이 되지는 않을까 허나 외롭고 쓸쓸함을 견디기 힘들어 다시한번 붙잡으려 한다.영화속에서 나온 말 중에 '착한 사람에게 나쁜일이 닥친다'는 표현이 제격이다.친구같던 아내는 어느날 청소하던 중 뇌졸증으로 갑자기 죽고 딸은 계획중인 결혼을 진행한다.이때부터 슈미트는 흔들린다.그의 삶은 한없이 처량해지고 실없어진다.

우리 엄마 아빠의 심정이 이와 같을까.결혼해서 자식낳아 기르고 먹이고 입히고 과연 내가 무얼한걸까 나의 삶은 가치있던 것이더냐 하고 되묻지 않느냐 말이다.정작 우리는 지금 당장의 일에 짜증내고 투덜대지만 그들은 어떠한 심정으로 지금의 하루하루를 버텨나갈지 마음 아프다.

슈미트는 딸이 결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여행을 결심한다.자신이 살았던 고향에 들르지만 그곳은 가개로 변해 알아볼수 없을 정도다.그리고는 자신이 다녔던 대학에도 가보고 그렇게 하나둘씩 되뇌이고 정리해간다.

인생은 유아기 청년기 성인 중년기 그리고 노년기로 나뉜다.여기서 노년기란 정리를 하는 시기다.그것이 과정이지만 이제 얼마남지 않을 시간 속에서 지난날을 돌이키고 정리해보는 시기란말이다.

이렇듯 의지할 데 없고 혼자가 되버린 늙은 노인의 애처로움을 감독이 어루만지고 있다.빈틈없이 정교한 연출과 흔들림없는 무덤덤한 화면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슈미트의 내적 심리 상태를 잘 나타내고 있다.

흐르는 강물처럼 에서 인생의 잔잔함을 성공적으로 정리하는가 하면 토토의천국에서 뒤틀린 운명속에 얽매여있던 실패의 정리도 있다.
하지만 어바웃 슈미트는 인생의 정리 단계에서 새로운 성장을 그린다.
참으로 특이하지만 이제 은퇴하고 아늑하게만 살거같은 슈미트에게 불상사가 겹치며 그는 서글프지만 값진 또한번의 시련을 맞이한다.그는 부인과 사별하고 딸을 시집 보낸다.혼자 남겨진 늙은이의 쓸쓸함을 바라보자면 눈물이 난다.마지막 탄자니아의 아이에게서 온 그림은 슈미트에게 새로운 삶의 의지를 심어준다.고아인 그 아이와 혼자가 된 슈미트는 그렇게 의지하고 있던 것이다.언제죽을지 모르는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서의 새로운 교류는 한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거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며 실컷 울었다.누구에게나 부자건 가난하건 행복하건 불행하건간에 찾아오는 인생의 정리단계는 공감하기에 충분했고 그 끝자락에서 의지하려는 그 작은 미세함들이 나를 감동시켰다.마지막 슈미트가 울면서도 끝내 살짝 웃어보일때 나는 숨통이 막혀 통곡하고 있었다.
그만큼 얼굴 표정의 변화로 심리를 드러내는 잭니콜슨의 연기는 황홀함을 안겨준다.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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