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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리스 식 웨딩]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해... 나의 그리스식 웨딩
lchaerim 2003-03-06 오전 1:10:09 1475   [6]
관습도 틀리고, 종교도 틀리고, 가족 관계도 정반대인 그와 그녀가 만났다. 결혼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 두 개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수많은 난관을 그들의 사랑의 힘으로 헤쳐 나갔고, 결국 그들은 결혼에 성공하여 해피 엔딩을 이룬다.

적어도 모든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답습하는 장르 영화라고 여겨질 수 있으나, 그 영화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숨어 있었다. 지금 사랑을 준비하는.. 또는 사랑을 하고 있는 연인들 중 우리나라 고유 관습에 얽매인 연인들이 있으리라 본다. 그러한 연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줄 수 있다면, 일개 영화에 너무 과장된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러운 생각도 가져봤었다.

그러나 큰 도움을 못 주더라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준 영화라는 것은 분명하다. 90년대 중반 어느 그룹의 노래 가사 속에는 그저 우리나라 전통 미풍양속이라고 만 생각한 그 모든 것이 거짓된 날조였음을 알았을 때에는 이러한 연인들이 오랜 사랑 속에도 ‘사랑해서 헤어질 수밖에 없다.’라는 미명 아래 서로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가슴을 안타깝게 했다.

1997년. 헌법 재판소에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이제는 모두에게 축복받아야 할 사랑의 결실이지만, 여전히 관습과 가치관에 눈치를 봐야 하는 사실만 봐도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있는 높은 벽이나 다름없지만, 이제는 타파해야 할 때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는 그 연인들의 새 출발에 행복한 박수를 쳐주어야 하지 않을까..

여기 영화 속 연인인 ‘툴라(니아 바달로스 분)’와 ‘이안(존 코베트 분)’가 있다. 그들이 처음 만난 것은 ‘툴라’네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커다란 잠자리 안경에 촌티 줄줄 흐르는 올드한 웨이트리스 그 자체의 모습이었던 ‘툴라’는 ‘이안’을 보자마자 숨이 멎는 듯했지만, 그녀는 과감히 꿈에서 깨어나고자 한다.
그녀가 변화를 결심한 것은 ‘이안’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저 좀 더 나은 자기의 인생을 살고 싶은 욕망에 대학교도 다니고, 잠자리 안경은 콘택트렌즈로 대치시켜서 촌티를 조금 벗어나 식당의 웨이트리스가 아닌, 숙모의 여행지 알선 사무소에서 정식 직원으로 새로운 삶을 살면서부터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사무실 쇼윈도우 너머 ‘이안’이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꿈에 그리던 ‘이안’이 말이다. 첫눈에 그들은 운명을 봤다.
시련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하지만, 그들은 굽히지 않는다. 그리고 쟁취했다. 그들만의 행복을...

기회의 나라 미국이어서, 자유의 나라 미국이어서 이러한 사랑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기 전에 영화 속에서 그들이 함께 해 온 시간들을 살펴본다면, 충분히 수긍이 가는 부분이 너무 많다. 우선, 그들의 사랑에서 ‘이안’은 ‘툴라’를 위해 그에게 주어진 삶의 방식을 과감히 버린다.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이안’의 부모님 또한 아들의 단 하나뿐인 사랑에 굴복한다.

여기서 필자는 새로운 것을 깨달았다. ‘사랑은 용기’라는 것이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의 그런 명제와는 거리가 멀다. 관습이 어떻고, 종교가 어떻고, 나이가 어떻고 따지는 것은 체면치레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가족 관계를 중요시 하고, 다른 사람의 이목을 중요시 하는 지역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겠지만, 진정 사랑한다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그녀를, 또는 그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사랑이다.

사랑 때문에 가족을 버리냐고 반문하시는 분들 많을 것이다. 아직 그 근처에도 못 가본 필자가 사랑 어쩌구 타령을 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한 언행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연인들의 용기 있는 사랑에 필자는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그 힘들었던 사랑만큼 더욱 돈독해져가는 두 사라만의 정이 쌓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 쳐본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 “부모님은 자식을 이길 수 없다.”라는 명언이 다시 한번 증명되는 영화였던, <나의 그리스 식 웨딩>은 돈이면 뭐든지 될 거 같던 헐리우드 박스오피스 톱 텐을 좌지우지하며, 모든 것이 돈에 결부되는 물질 만능 주의를 조롱하고, 한국 박스오피스를 강타하러 상륙했다. 과연,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큰 흡입력을 자랑할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필자에게 만큼은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감동적인 영화로 자리 잡았다.

영화 <나의 그리스 식 웨딩>에 나왔던 ‘툴라’와 ‘이안’처럼.. 그리고 지금 현실에서 이와 같은 용기 있는 사랑을 나누는 이름모를 힘겨운 연인들처럼, ‘아직 단 한번의 후회도 느껴보지 못한’ 그 사랑..., ‘다시 시간을 돌린다 해도 선택은 항상...’ 그 사람이기만을 바라는 그 마음이야 말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소중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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