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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인 맨하탄]<도망자>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보다가 심봤다. 러브 인 맨하탄
tillus 2003-03-20 오전 12:10:38 1037   [0]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도 한번쯤은 부자가 되기를 간절히 염원할 것이다. 자신이 부자가 되질 못한다면 자신과 사랑을 나눌 이라도 부자이길 바라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99%의 사람이 대한민국 1%의 배우자만을 찾을 수는 없는 일.. 그래서 그런 허무맹랑한 염원은 한낱 파렴치한 꿈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꿈마저 꾸지 말란 법은 대한민국 헌법 제 1조부터 마지막 조 마지막 행까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우리나라 속담에 “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보지도 말라.”라는 말이 있는데, 옛 선조들의 말이 아무리 옳다 하여도 오르지 못한다고 해서 쳐다보지도 말라는 것은 너무 냉랭하게만 다가온다. 혹시 아무생각 없이 잠깐 쳐다만 봤는데, 위에서 사과가 떨어질지, 감이 떨어질지, 하다못해 밤송이라도 떨어져 이마에 꽂힐지 누가 알까?! 하여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로또복권이 판을 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러브 인 맨하탄>이라는 영화가 있다. 원제는 인데, [maid in manhattan] 처음에 잘못해석에서 “맨하탄에서 만든 제품(그 제품은 당연히 사랑이겠지?!)” 쯤으로 알고 있었는데, maid가 파출부라는 뜻도 있다는 것을 영화를 보고나서야 알았다. 아!! 나의 무식이 탄로 나는 순간이다. 어쨌든 간에 <러브 인 맨하탄>은 발렌타인 데이때 개봉해 깜짝 2위로 등장했던 <투 윅스 노티스>와 상당히 비슷한 신데렐라식의 달콤한 로멘틱 코미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보통의 여느 로멘틱 코미디물에서 한발자국조차 나아가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여성의 경우에 한번쯤 꾸게 되는 신데렐라식 러브스토리.. 맨하탄의 어느 호텔에서 일하는 가난한 메이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허나 그 가난한 메이드의 성실함과 아리따운 외모에 하늘도 반해버렸는지 그녀에게는 특별한 사랑을 보내준다. 그런데 얼굴만 잘생겼고, 돈만 많았으면 되는 그 남자는 보통 사람들에게 인기도 많은데다가 유력한 상원의원 후보이다. 이정도만 말해줘도 그들에게 무슨 일들이 생기고, 어떤 결말이 나타날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듯 뻔하기만 하다. 문제는 그 뻔한 스토리를 더욱 뻔하게 만들었기에 눈을 피로하게까지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투 윅스 노티스>보다는 괜찮았다고 생각하지만, 어차피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하다. 독특함, 참신함이란 말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평범함 그 자체인 <러브 인 맨하탄>은 로멘틱 코미디를 정말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굳이 극장을 찾아 나서지 않을 성싶다.
 그렇다고 절대로 봐서는 안 될 정도로 모든 것이 언밸런스하지도 않는다. 특히나 사랑을 중점적으로 다룬 영화는 사랑 그 자체만으로도 50%는 먹고 들어가는데다가, 알콩달콩한 사랑싸움에는 절로 흥겨워지고 미소를 짓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배우들의 캐릭터가 그나마 돋보이는데, 이미 <이너프>에서 비슷한 이미지로 출연한 제니퍼 로페즈 보다는 <레드 드래곤>의 인간적인 악역에서 잘생긴 천사표 아저씨로 변신한 랄프 파인즈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역시나 배우는 천의 얼굴에 모두 어울리고 능통해야만 명성을 쌓을 수 있다는 논리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다. (그래서 설경구가 그렇게 인기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그의 이미지가 너무 착하게만 나와서 약간은 바보스러워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 발 벗고 나선 모습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악착같은 행동은 드러나지 않기에 자신의 의지가 아닌 우연한 상황들에 의해 보기 좋게 이루어진 사랑이라 리얼리티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말로 딱 절반의 성공만 이룬 듯 하다. 로멘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걸맞게 사랑 이야기를 희희락락하게 풀어나간 노력은 엿보이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달콤한 사탕 하나를 충분히 빨아 먹은 느낌만 든다. 그 사탕 안에 첨가물이 거의 들어가 있질 않아 입안이 재미없고, 심심하지만, 맛은 여느 다른 사탕들보다 뒤지지 않게 만들어 냈다. 그 맛에 질린 분들은 영화도 이젠 질려버리겠고, 그 맛을 아직 자세하는 모르는 (영화에 별로 관심이 없는) 분들은 편을 들어줄 것이다. 하지만,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사랑이라는 것이 이 세상 모두에게 고귀해 보이는 것은 단지 사랑이라는 단어의 존재감이 아닌,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진솔한 의미 때문일 것이다. 사랑만큼 순수함은 없을 것이고, 사랑만큼 진실함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 외에도 사랑이라는 말은 오묘한 진리를 무수히 내포하고 있는데, 이중 어느 한 가지만 빠지더라도 그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사랑이라는 말로 도배를 한다 해도 그런 사랑은 끝내 거짓으로 남는다. 영화에서 그런 사랑의 의미가 정말로 잘 묻어났다면 그 영화는 대박을 떠나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것이고, 후대의 후대를 거쳐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러브 인 맨하탄>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역시나 사랑이라는 의미가 너무 가볍고, 일회성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물론 그 온유한 의미를 모두 표현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중 어느 것 하나라도 훌륭히 묘사해내지 못했다고 보기에 영화의 점수를 깎아내기에 주저하지 못했다.

사족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 이런 영화는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 때나 그나마 제대로 팔릴 것 같은데, 원래 개봉일 이었던 2월 21일도 발렌타인 데이에서 한주 비껴나 있고, 연기된 개봉일도 3월 21일로 화이트 데이를 한주 비껴나 있다. 그리고 3월 보다는 2월이 그래도 방학시즌이라서 관객들도 지금보다는 많이 들을 것 같은데, 왜 굳이 3월로 그것도 화이트 데이를 비껴서 개봉을 하는 것일까...?!

<도망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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