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등장하는 1920년대의 시카고.. 물론 실제 현실을 다룬다고 하기에는 그렇다.. 실제로 그렇게 멍청한 사람들과 사건에 눈먼 기자들만 있지는 않았을 테니까.. 현실과 분리된 이야기는 그만큼 진실한 감동을 얻기 힘들다..
그.러.나. 영화 "시카고"는 그만큼의 감동을 다른 곳에서 전달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이 영화는 뮤지컬에서 나온 영화라고 했다.. 솔직히 말해서 뮤지컬을 본 적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그냥 그런 장르가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다.. 만약 내가 우리나라에 "시카고" 공연이 있어서 보러갔거나 외국에 가서 봤다면 분명히 졸았을거다..
물론 음악과 율동이 좋긴 하지만.. 나에게 중요한 부분은 이해다.. 분명히 영어로만 주저리주저리 된다면 이해가 안가서 저 친구들 춤추는구만.. 하구 잤을거라는거다..
근데 이 뮤지컬을 영화로 보게 되면서 드디어 내가 이룰수 있는 혜택은 다 누리게 된다.. 일단 이해를 할 수 있지 않는가.. 저들이 무엇땜에 저리 춤을 추고 노래하는지.. 번역을 하신 분이 상당히 번역을 잘 한거 같다..
최근에 '8마일'을 보면서 난 상당히 불만이 많았다.. 내가 에미넴이란 가수를 잘 모르지만 이거야 원 가사가 제대로 해석이 안된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렙(힙합)이란게 반은 욕설 그리고 운율과 리듬을 중시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답답하게 느껴지는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욕설이 난무하는 영화도 아니지만.. 깨끗한 해석이 된거 같았다..
거기다가 또 한가지.. 뮤지컬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영화적 교차 편집도 들어가지 않았는가.. (하나의 예로 들자면.. 법정에서 처음 나와서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부분의 노래.. 거기서 실제 사람들과 인형들의 교차편집.. 이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결국 이런 부분들이 "시카고"같은 뮤지컬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다른 감동을 준다.. 바로 이게 "쇼적 감동"이라구 느껴졌다.. (이제 내맘대로 단어도 만든다..^^;) 마치 한편의 완벽한 쇼를 본거 같은.. 박진감 넘치는 구성과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재미..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춤과 노래를 이해하고.. 춤과 노래를 보면서 영화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드는..
뮤지컬 영화의 장점을 충분히 살린 작품인 거 같다.. 이 영화 역시 강추~~ 이다.. 특히 법정드라마(약간 어설프지만.. 그래도 빌리 플린이 록시 하트의 일기장을 스스로 이용해 반전적 효과도 노리면서 검사도 골탕먹이는 장면은 좋았다..) +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더욱더욱 권해주고 싶다..
ps. 이제까지 내 글을 읽어본 분들은 아실거다.. 난 내 글에 최대한 느낌과 생각만을 쓰려고 하지, 전체 줄거리나 그 이외의 것은 배재하려고 한다.. 그런걸 써준다면 결말을 아는 추리소설과 다를 바가 뭐가 있는가..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 영화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서.. 보고 나서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나, 나랑은 어떻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나를 알아보기 위해서 감상평을 읽어줬으면 한다..
영화란건 본 자만이 아는 것이고.. 각자의 영화에 대한 느낌은 다를 수 밖에 없을테니 말이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