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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 레옹 파트2]<도망자>레옹!! 디디알하다. 와사비 : 레옹 파트 2
tillus 2003-04-12 오후 8:44:16 1285   [1]
 '영화'의 '영'자조차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레옹>이라는 유명한 영화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몰랐다고 하면 그 당시 10세 이하의 어린 나이였다거나 아니면 정신에 좀 이상이 있다거나 아니면 할리우드 영화가 배급이 안 되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만큼 <레옹>이라는 영화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관심을 받은 영화 중에 하나이다. 그런데 갑작스레 사전에 예고 없이 <레옹>의 후속편이 등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었다. 뭐, 솔직히 그다지 놀라진 않았다. 군대간 사이에 금수강산이 10번 이상 변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니, 이상할 것조차 없었다. 놀랐다는 것은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참 매서웠기 때문이다. <레옹>이라는 영화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와사비 레옹 파트 2>라는 영화는 흥행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 있었는지(뭐, 다른 뜻이 있을 것 같다고는 생각 안한다.) <레옹>의 속편인 냥 은근슬쩍 개봉을 준비 중이다.
 역시나 이 영화를 관람할 생각은 별로 없었다. 다시 말해서 이 영화에 대한 기대심리도 완벽한 제로였다. 그래도 영화에 대한 크나큰 애착은 시사회 신청으로부터 유혹을 받았고, 고맙게도 당첨을 시켜줘서 시사회장으로 황급히 뛰어갔다. (사실 너무 늦어서.. 패널티 때문에.. 아.. 천하의 도망자가 패널티 때문에 화창한 봄날에 땀을 뻘뻘 흘렸다....!!) 어찌됐든 갈까 말까 망설임 끝내 보게 된 <와사비....>는 생각보다 매우 재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영화에서 느낀 재미는 100% 기대를 전혀 안했다는 것에 있었다.

 별로 없을 것 같은 이 영화의 매력을 찾는다면 첫 번째로는 역시나 장 르노라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것에 있다. <레옹>, <니키타>, <그랑블루>등에서 보여준 인간미 물씬 풍기는 배역과 <미션 임파서블>에서의 코믹한 모습 등등이 생각날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다행일지 불행일지 모르지만, <미션 임파서블>의 코믹한 모습에 더 닮아있다. (개인적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9년 전에 사라진 사랑하는 여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일본으로까지 건너가 그녀 사이에서 얻은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연걸의 보디가드>에서 이연걸이 자신이 지켜줘야 할 여인을 위해 백화점에서 악당들이랑 싸우는 모습과 상당히 흡사했다. 그런 멋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모습에 코믹함까지 가춰 놨으니,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리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가 디디알 하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시라. 그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웃음을 자아낼 것이다.
 두 번째로는 히로스에 료코의 출연일 것이다. 이 배우를 모르는 사람 역시 일본이라는 나라를 죽기 살기로 싫어하지 않는 한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비밀>에서의 딸의 몸을 빌린 어미니 역을 기가 막힐 정도로 훌륭히 해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심금을 울린 그녀.. 이번 영화에서도 그런 청순미 가련한 여인의 모습을 기대했건만, 완전 180도 변한 10대 후반의 날나리 소녀를 또 기가 막히게 해냈다. 솔직히 뭐 기가 막힐 정도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녀의 이전 이미지를 생각해 본다면 의외이긴 의외였다. 그밖에 우스꽝스러운 악당들과 재담꾼 모모(미쉘 뮐러)등 조연들의 역할도 나름대로 잘 들어맞았고, 웃음을 유발한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관객들의 만족을 충분히 이끌어내는 영화일까?! 안타깝게도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영화적 재미와는 다르게 많은 부분에서 허점이 노출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왜 영화의 제목이 <와사비.....>일까 하는 것이다. 영화 내용 중에 위베르(장르노)가 그 맵디매운 와사비를 아주 맛나게 먹는 장면이 한 컷 나오긴 하지만, 도대체 왜 그 장면이 등장해야했고, 그것이 어떻게 해서 제목으로까지 승화되었는지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있다. 뭐, 앞으로도 계속 풀리진 않을 것 같다. 이유를 굳이 말하자면 별로 궁금하지 않아서.....쩝!!
 그리고 영화 초반에 한 여성이 나오면서 19년 전에 사라진 그녀를 잊으라고 말하고 사라진다. 그녀의 출연도 너무 벙쪄보인다. 꼭 영화의 여주인공인 냥 멋들어지게 등장하는데, 고작 그 한마디 남기고 엔딩 크레딧이 오를 때까지 모습한번 비치지 않는다. 물론 꼭 이유가 있어야 된다고는 생각안하지만, 영화에서의 그런 실수는 별로 좋은 효과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피했어야 했을 장면이었다.
 내용이 너무 싱겁다는 것도 문제가 아니 될 수 없다.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영화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데, 그것으로도 충분히 관객들의 감동을 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코믹한 장면들만 띄워버리고 잠(?)들어버린 감독 덕분에 뭔가가 남는 영화가 아닌 그저 웃기기만 한 영화로 전락해버렸다. 딸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2억달러의 거금을 노리는 악당들과 필사적으로 싸우며, 보디가드틱한 장면의 연출은 괜찮았지만, 총알이 남발되는 격투에서 티끌 같은 상처 하나 남지 않고, 혼자서 모두 해결해 버렸다. 그래도 뭔가 반전이 있겠지.. 있겠지 하고 기다렸건만, 끝내 반전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은 채 끝나버렸다. 목숨까지 잃을 필요는 없었을지 몰라도 큰 부상을 입고, 딸에게 아버지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좀더 극진한 부녀간의 사랑을 보여주며 끝을 맺었더라면 관객들에 대한 반응이 이렇게 냉랭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이 영화의 존재가치를 위해 영화를 둘러싼 사람들의 온 정성이 다해진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느 유명영화의 제목을 살짝 바꿔 얄팍한 상업성만을 노린 모습은 정말 달갑지 않다. 그렇다고 관객들이 꼴깍 속아 넘어가느냐?! 그것도 절대 아니다. 오히려 영화에 대한 부작용만 더 커졌을 뿐이다. 물론 <레옹>이라는 영화와 주연배우도 같았고, 약간씩 비슷한 장면들도 더러 있었지만, 차라리 그냥 <와사비>라는 영화 제목 그대로 홍보를 시작했더라면 뤽 베송과 장 르노 그리고 히로스에 료코.. 이 세 사람의 이름값만으로도 얼마든지 본전을 뽑았을 것 같은 영화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더 이상 할 말은 없지만, 다시는 이런 불성실한 자세를 관객들에게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린다.

<도망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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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 : 레옹 파트 2(2001, Wasabi)
제작사 : TBS, Le Studio Canal+, Leeloo Productions, TF1 Films Productions, Europa Corp., K2, Samitose Productions / 배급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공식홈페이지 : http://www.leon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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