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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me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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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7 오후 10:26:40 |
1999 |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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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절름발이 시대
시골마을 대표바보인 광호가 내리친 강목 때문에 다리에 못자국이 찍혀버린 워커발 형사 조용구. 그 못 때문에 결국 뢰하의 다리는 절단되어 버리고 만다. 영화 <살인의 추억>은 뢰하의 잘려나간 다리처럼 80년대의 한 시절에 깊게 박혀버려 급기야는 다리를 잘라내버려야 했던 뢰하처럼 절름발이가 되어간 시대의 아픔을 실화를 통해 대변하는 영화다.
1986년, 배수관에서 알몸실체로 발견된 처녀. 시골형사인 박두만과 서울 시경에서 자원해 온 형사 서태윤은 서로 대립되는 수사방식을 취하면서 다른 식으로 사건을 접근해간다. 그러나, 그 둘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동화되어 가며 약간씩 닮아가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나름대로의 개성을 잃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미해결로 남아버리고…
1980년대, 그 시절에는 많은 사건들이 일어났다. 1980년 광주사태를 비롯, 곳곳에서 최루탄을 난사하는 데모가 일어났으며, 데모를 진압하려는 정경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지금은 최루탄의 매캐한 연기를 맡기 힘들지만,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최루탄은 일반 동네에서도 눈물을 자아내게 했다. 그러니,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일어났던 이 실화사건이 미제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을 것 같다.
특이할 만한 것은 <살인의 추억>은 상처투성이의 영화라는 점이다. 우선, 주인공 박두만과 서태윤이 결국 붙잡지 못한 범인들 때문에 괴로워하며 그들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살인의 추억>을 심어주었으며, 이론 인해 송재호, 변희봉 등의 수뇌부들도 그들의 경력에 치명적인 결함을 감내해야 했으며 또한 잡히지 않는 범인의 드러나지 않는 윤곽 때문에 박노식, 류태호, 박해일 등 주요용의자들 역시 상처를 입는다.
<살인의 추억>은 그러나, 이들을 영화 '속에서' 상처입혀 놓지는 않는다. 이미, 상처난 것들을 모호한 이미지로 배치함으로서 영화를 '추억' 속에 가두어 놓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유머러스하다. 사람이 웃을 수 있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받은 상처 속에 마냥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입은 상처를 통해 세상을 다시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살인의 추억>은 비록, 미궁의 사건을 통해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었지만 그것은 80년대를 꿰뚫는 날카로운 비판이 은연 중에 깔려 있는 것이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버젓이 살아서 활개를 치고 있을지 그 범인은 80년대를 거쳐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과 맞물려 있다. 비록, 세상이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어디에선가 '완전범죄'를 꿈꾸며 시대를 '강간'하고자 하는 이들이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을지도 모른다. <살인의 추억>은 그래서 깊이가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무겁지만 그 무게를 가볍게 만들어 주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빛을 발한다.
<추억>은 소중한 것이다. 그것이 비록 <살인의 추억>이라 하더라도. 과거를 조명하지 않고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고 이 영화가 말없이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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