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겨우 시사회보고 글 올리는군요. 오세암, 봤습니다. 큭..간신히 그래도 개봉전에 보게 되었습니다.
원작 자체가 괜찮아서인지 스토리가 탄탄하더라구요. 슬픈 이야기인데도 그것을 즐겁고 감동적으로 잘 승화시켰습니다. 특히 주인공 길손이의 성우가 너무 표현을 잘했더군요. 보는 내내 관객들이 탄성을 지르며 웃어댔을 정도였습니다. 아이적인 느낌도 잘 나타냈고 심성도 너무 잘 표현했고... 한번 명대사집을 만들어보고 싶은 기분이더라구요. 특히 작은 암자로 갔을때 눈위에서 썰매타는 장면. 이야. 압권입니다. 다들 데굴데굴 굴렀어요.
한국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데굴데굴 구르며 웃는다는거, 참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오세암으로 인해서 가능해졌네요.
물론 감동적인 부분도 그렇습니다. 설정자체가 굉장히 신파인지라 내내 찌뿌둥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웃음 뒤에 느껴지는 슬픔, 그리고 마지막 부분. 무조건적으로 슬프게 눈물만 짜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수긍하게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래도 슬픈, 그런 감정을 잘 자아내게 했더군요.
그리고 애니메이션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히 칭찬할 게 많더군요. 일단 색채가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한국의 가을풍경과 겨울풍경의 그 고운 색채를 상당히 잘 표현했습니다. 유치한 빛바랜 색에서 벗어나서 풍요롭고 따뜻한 색을 잘 보여줘서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동작, 놀랍더군요. 셀의 수를 많이 늘렸는지 움직임 역시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이전처럼 로보트가 공간이동하는 듯한 움직임이 전혀 아닙니다.
오세암은, 정말 어느 하나 빠지는 면이 없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는 내내 길손이의 엉뚱한 행동으로 내내 웃었습니다.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즐겁고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한차원 끌어올린, 그런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