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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멜로 영화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나비]와 [별]이 그다지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기에 [화성으로 가는 사나이]가 관객들에게 주는 기대감과 걱정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신하균과 김희선이라는 영화계에서 가장 잘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두 배우와 [동감]으로 이른바 대박감독 대열에 합류한 김정권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은 [화성으로 간 사나이]란 제목 만큼이나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게끔 한다.무엇보다 신하균과 김희선의 멜로연기는 애초부터 영화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부분이기도 하다.[동감]으로 신세대적이고 독특한 로맨스를 선보였던 김정권 감독과 많은 영화에서 독특한 연출력과 시나리오로 개성있는 실력을 발휘한 장진 감독의 시나리오는 [화성으로 간 사나이] 또한 독특하고 신선한 로맨스를 기대하게 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승재와 소희는 어떤 친남매보다 절친하고 아껴주는 사이다.승재에게 있어 소희는 모든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었고,소희에게 있어 승재는 화성으로 간 아버지의 빈 자리를 든든하게 채워주던 그런 오빠였다.승재는 화성으로 갔다는 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소희를 위해 항상 밤새가며 편지를 써준다.그리고 몇십년 후 다시 만난 승재와 소희,변함없는 승재와는 달리 소희는 너무도 변해 버렸다.하지만 그런 모습마저도 승재에겐 어린 시절 소희처럼 사랑스러울 뿐이다.[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멜로영화라고 하기엔 조금은 어색한,그래서 한 남자의 순정영화라고 하기에 더 잘 어울리는 영화이다.제목이 말해 주듯이 한 여자를 위해 모든걸 그녀에게 준 한 남자의 순정영화인 것이다.돌아가신 아버지를 화성으로 갔다고 굳게 믿는 소희에게 슬픔을 주기 싫어 아버지의 답장을 거짓으로 써 보내고,어른이 되어서도 소희를 위한 변함없는 마음으로 거짓편지를 써보낸다.그것이 승재가 소희를 위해 해줄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고,그보다 더 큰 사랑이 없었던 것이다.[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사실 신선하고 독특한 느낌의 영화는 아니다.[동감]의 개성있고 풋풋한 느낌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밖에 없다.그렇지만 "화성"이란 행성을 주인공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매개로 삼은 엉뚱함과 진부한 듯 하지만 잔잔하고 조용한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은은하게 다가온다.그리고 승재를 짝사랑 하는 선미와 승재의 문제아 동생 호걸,소희 할머니등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작은 이야기들도 영화를 따뜻하게 비쵸지게끔 해준다.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화성으로 간 사나이]에서는 눈물이 날 정도의 가슴 찡한 로맨스도,그렇다고 샘이 날 만큼 닭살 돋는 로맨스도 등장하지 않는다.그런데도 [화성으로 간 사나이]가 사랑영화로서 가슴에 남는 것은 한 남자의 안타깝고,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영화내내 가슴을 적셔주기 때문일 것이다.그런 점에서 영화의 초반에 등장하는 승재와 소희의 아역연기는 영화의 그런 느낌을 확실히 전달해 준다.천진난만한 웃음과 어릴적 순수함으로 서로를 아껴주던 소희와 승재의 미소 때문에 마지막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주인공 승재를 연기한 신하균이 단연 돋보인다.지금까지 여러 영화에서 자신만의 캐릭터와 연기로 호평을 받았고, 얼마전 [지구를 지켜라]를 통해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신하균은 이번 [화성으로 간 사나이]에서도 다시 한번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바보스러울 만큼 순수하고 따뜻하며,사랑많은 남자 승재를 특유의 천진난만한 미소와 어눌한 말투로써 자연스럽게 표현해내고 있는 것이다.물론 몇몇 영화들에서와 별반 다를바 없는 연기가 아쉽다고 느껴질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화성으로 간 사나이] 속 승재는 그런 신하균의 매력이 100% 녹아든 캐릭터 이고,그래서 관객들에게 영화를 더욱 애잔하고, 안타깝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제목 그대로 신하균은 영화 속에서 멋지게 화성으로 간 사나이가 되어 준다.그리고 승재가 모든 순정을 바친 여자 소희를 연기한 김희선 또한 관심을 모았고, 지금까지의 작품들의 썩 좋지 않은 흥행과 연기에 대한 평가로 이번 영화에 기대를 거는 관객들도 있을 것이다.그래서일까 [화성으로 간 사나이]에서 비쳐지는 김희선은 적은 비중만큼이나 그다지 빛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부자연스러운 표정연기와 대사처리는 영화 속 소희라는 캐릭터의 성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기도 하다.내심 기대를 했던 영화이고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비춘 김희선이기에 그 아쉬움이 더 컸던 것이다.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두 주인공 못지 않게 주변의 개성있는 조연들의 연기를 통한 솔솔한 웃음을 주기도 한다.승재를 짝사랑하는 약국집 딸 선미를 푼수끼 넘치게 연기한 박소현과 승재의 문제아 동생을 코믹하게 연기한 김인권의 연기는 영화를 보는 색다른 재미를 줄것이다.
사실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기억에 남을 만큼 멋진 영화나 통쾌한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니다.어쩌면 진부하고 평범한 스토리에 지루함과 실망스러움도 느끼게 될지 모른다.하지만 [화성으로 간 사나이]가 관객들로 하여금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는 이유는 신하균을 통해 보여지는 승재라는 한 남자의 순수하고 무한한 순정 때문일 것이다.그리고 영화를 보는내내 은은하게 흐르는 이재진의 음악과 깔끔하고 조용한 풍경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순수하고 따스했던 어릴적 사랑을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 어딘가에서 느끼도록 해주는 영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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