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pksuk75
|
2003-05-09 오후 3:08:59 |
3072 |
[16] |
|
|
예전에 본 선생 김봉두의 감상평을 쓸려구요.
우선 영화 자체만 놓고 본다면 폭발적인 웃음은 아니지만, 잔잔한 웃음과 흥겨운 미소가 영화 전반에 걸쳐 흐르고 있고, 김봉두의 뉘우침과 깨달음이 드러날 때는 뜨거운 눈물이 흐르곤 했었습니다. 부패한 교사가 강원도 산골마을로 전출가서 벌어지는 웃지못할 에피소드.... 김봉두(차승원)는 산골마을 어느 작은 분교에 선생님으로 부임, 학생숫자는 고작 5명, 약간의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섞어 놓아서 지루하지 않고 즐겨 볼수 있는 영화 입니다. 선생님의 이름을 다시 한번 생각할수 있게 도와준 좋은 영화이기도 하구요.
시골 사람들의 순수어린 마음을 대변해주듯 강원도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가 정겹게 들려오고, 오염에 찌들지 않은 자연의 맑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구요. 물론 영화는 현재 시점이지만, 어렸을 적 시골에 살던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해봤음직한 놀이들과 냇가에서의 돌 던지기, 물장난 등이 잊혀져가던 그때 그 시절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며, 기억 저편에 자리 잡고 있던 작은 추억의 앨범을 꺼내 볼수 있었던 좋은시간이 되었습니다.
산골오지와 도시의 비교를 통한 잊혀진 우리네 과거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선사하려는 점에서 2002년의 초히트작 '집으로'와 상당부분 비교가 되었습니다. '집으로' 만큼 감동쪽에 더 치중을 했었으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코미디 영화라는 이미지가 굳은 이상은 중후반부의 김봉두의 과거나 아버지의 죽음 약간 연결성의 부족이랄까 갑자기 김봉두가 이른바 '개과천선'하게되는 동기와 과정이 억지스러운 면이 다분히 있었고, 후반부의 도시 아이의 전학등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폐교조치가 좀더 빠르게 진행되었어야 한다고 보는데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재미를 반감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촌지라는 것,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계에 눈에 가시 같은 존재로 거론되는 그것이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화가 나더라구요.. 그런 물질적인 것이 오고감에 있어 사람의 인격이 달라지고, 성품이 달라지는 일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당혹스러웠구요. 그런 것들이 절대 옳지 않음과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란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데,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는 걸 보면 미래가 걱정 되기도 합니다.
당연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한 행위들에 비해서나 대한민국 전체 교사에 비해서는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런 사소한 양심에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사람들이 한 나라의 교육을 짊어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물질 만능주의가 낳은 한국 경제가 그토록 미워질 수가 없습니다.
확실한건 이 모든 것을 교사들의 책임으로만 떠밀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 교육이 아무리 성실하게 이뤄지고, 올바르게 행해진다 하여도 각 가정에서의 부모가 올바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은 소용이 없어진다는 거지요. 요즘 시대에 많이 낳아봐야 두명이 고작인 자식들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르지만, 그로 인해 자식들의 못된 버릇이 부모의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가는 것을 보면 할말이 없어집니다.
그 자식이 나중에 훌륭한 인물로 성장한다면야 이런 말을 할 가치도 없겠지만, 상처받을 아이의 장래가 불 보듯 뻔히 보이는데, 고쳐주지 않는 부모들은 결혼이란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식을 갖기 위해 성기를 놀릴 자격조차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아직 철없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이 그런 잘못을 저지르면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꾸짖어 주는 일이 부모의 일인데, 바로 그런 것을 요즘 부모들은 등한시 여긴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유로는 애 기죽이지 않기 위해서라고합니다. 겨우 애 기 죽이지 않기 위해서 자식들의 잘못됨을 인정해준다니...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우쳤으면 합니다.
촌지라는 것도 자세히 보면 결국 부모의 잘못입니다. 애초에 주는 사람이 없었으면 받는 사람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기 자식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부모가 파리, 모기 날리듯 생겨나 버렸으니, 받는 교육자들이 뒤따라 생겨나 버린 것이 아닐까요? 그런 식으로 자신의 잘못을 무마시키고 정당화시키려 하는 것이 얼마나 크나큰 중죄인가를 깨달아야 하고,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직 미혼이고 자식을 길러본 일이 없는 자니 그런말을 한다고 하는 님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옛선인들의 말씀에 자기 자식들의 장래를 정말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면 매를 들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 자신의 가슴이 찢어질 때까지 자식들을 때리는 그것이 바로 부모 자식간의 진정한 사랑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시대의 많은 교육자들이 <선생 김봉두>를 보고 깨닫는 바가 생겨나길 바랍니다.
|
|
|
1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