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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파 프롬 헤븐] 모든 것과의 결별 파 프롬 헤븐
helpmeoo 2003-05-11 오후 8:07:25 2153   [9]
[파 프롬 헤븐] 모든 것과의 결별


세상을 살다보면 때로는 익숙한 것과의 이별을 맞이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정말, 힘든 것은 그런 것들을 잊어야 한다는 그 자체가 아니라 세월이 아주 오랜 지나, 이별을 해야만 했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떠올려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익숙해져버린 삶처럼, 지나온 추억을 다시 떠올리는 것은 괴롭지만 아름답게 간직해야만 지금의 내가 조금 더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그리고, 잊기 위해 몸부림치던 지난 날을 떠올리면서 지금의 내가 좀더 강해져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녀의 미소를 위해>

[파 프롬 헤븐]의 캐시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고, 아들과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다. 그러나, 남편의 숨겨둔 비밀을 알게 되고 그런 남편을 위해 정신과 치료를 권장하게 된다. 캐시에게 있어서 가정생활은 더없이 행복한 생활이었으며, 남편의 비밀이 그녀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남편은 조금씩 자신의 자아를 찾아간다. 영화에서 심도있게 드러나진 않지만, 언뜻 스쳐가는 듯한 남편의 마음 속에는 캐시와의 행복한 결혼생활보다는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는 또다른 자아와의 끝없는 투쟁 끝에 심기일전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모든 것은 부질없는 짓. '그녀(캐시)의 미소를 위해' 남편은 노력해 보았지만, 결국은 캐시에게서 점점 더 멀어져만 갈 뿐이다.


<찢어진 상처를 안고서>

남편이 안긴 캐시의 상처는 그녀에게서 웃음을 앗아간다. 영화의 전반부 시종일관 웃음으로만 일관했던 캐시는 남편이 안긴 상처 이후, 웃음을 거의 잃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흑인남자 레이몬드와의 교류는 그를 또다른 마음의 세계로 인도하게 되고, 그로 인해 레이몬드의 딸까지도 상처를 입는다. 그리고, 캐시나 레이몬드의 딸 모두 '이마'를 상처입음으로서 은연 중에 그들(캐시와 레이몬드)을 동지애로 묶어놓기까지 한다. 그러나,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입었듯 캐시는 레이몬드와의 관계에서도 역시 상처를 입고 만다.


<모든 것과의 결별>

결국, 캐시 곁에 있던 소중한 이들은 자의적으로 그녀의 곁을 떠나게 되고, 캐시는 혼자 남는다. 그녀는 침대에 흐느껴 오래도록 운다. 세상과의 결별은 캐시를 평범한 가정주부의 삶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또 그것은 평범한 일상이 주는 것들에 대한 거부감으로까지 읽히기도 한다. 거기에 꼭 페미니즘을 갔다가 붙인다거나 인종차별주의적인 경고의 메시지까지 들이대서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는 없다. 캐시도 레이몬드도 또 그녀의 남편 프랭크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결별이 필요했을 뿐이니까. 그들이 추구한 것은 단지 '인간'으로서의 철학적 고뇌요, 살아야 할 이유에 대한 물음인 것이다.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 위험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고, 또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어떤 일을 하게 되기를 원하는 것이 대부분의 삶이라면 캐시의 삶은 너무나 완벽하게 행복한 생활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캐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었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 삶이지만,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에서는 언제 어디서 위험한 관계가 덥석 우리를 물어버릴지도 모른다. <파 프롬 헤븐>에서 느낄 수 있는 일상적인 삶의 파장은 그런 '위험'을 잔잔하게 경고한다. 캐시는 이제 보다 더 강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누렸던 완벽한 '결혼생활'보다 더욱 더 행복한 삶을 누릴 것이라고, 레이몬드가 깨우쳐 주고 있지 않은가.

"이건 어리석은 짓이에요" - 캐시
"뭐가 어리석죠? 한 순간만이라도 나를 보여주는게?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 갖는 게?" - 레이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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