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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부스]<도망자>감독의 독특한 시선과 어이없는 불찰 폰부스
tillus 2003-06-05 오후 11:41:18 865   [0]
 핸드폰 사용자의 급증으로 인해 이젠 길거리에서 공중전화박스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졌다. 가끔 핸드폰을 놓고 나오거나 밧데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공중전화박스를 이용해야 될 때, 지하철역이나 사람이 정말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 아니면 (동전을 사용해야 하는)공중전화박스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어 애먹은 적이 가끔 있다.
 그런 공중전화박스를 무대로 전형적인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매우 독특한 시각으로 기발하게 포착해낸 <폰 부스>는 결코 길다고 할 순 없지만 81분의 러닝타임동안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대단한 흡입력을 선보인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가볍게 여기는 부분에서는 따가운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고 여긴다.

 
 미디어 에이전트 사업으로 무던히도 바쁜 스투 세퍼드(콜린 파렐)는 아내 몰래 바람피울 생각까지 하는 약간은 파렴치한 인물로 그려진다. 계속해서 번갈아 받고 있는 두 대의 핸드폰은 자신이 바쁘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충분히 인식시키고, 앞으로 무대가 될 공중전화박스 안의 전화기를 머릿속에 그리게 만든다.
 영화 속으로 처음 도입하는 이 부분은 솔직히 말해서 정말 지루하다. 주인공의 성격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예견케 한다지만, 영화랑은 결코 상관없는 쓸데없는 주절거림으로 인해 약간의 혼란을 가져온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도심 속의 회색건물들과 하얀 하늘 배경이 자막과 계속해서 겹침으로써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한탄과 함께 짜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것은 전체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스투 세퍼드가 문제의 공중전화박스에 들어가고 본격적으로 영화의 본론으로 들어갈 때부터는 묘한 긴장감과 더불어 놀랍도록.. 정말 놀랍도록 강인한 흡입력을 선보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의 마이크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그리고 스투 세퍼트와 범인간의 보이지는 않지만, 숨 막히는 대결을 보여준다.
 여기서부터 <폰 부스>의 놀라운 성과는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1시간 20분 동안 영화는 공중전화박스 단 하나만으로 스릴러 장르의 영화가 갖춰야 할 모든 요소들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 남자가 왜 공중전화 박스에 갇혔고, 걸려온 한 통화의 전화 때문에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지 매우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역시 콜린파렐의 연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영화의 스토리상 100%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는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쳐 보였다. 최근에 <리크루트>라는 영화에서도 그의 연기 실력이 한번 입증된 바 있지만, 그때는 알 파치노라는 대배우가 곁에 있었고, <폰 부스>에서는 나 홀로 주연을 맡아 끝 모를 건방진 역할에서부터 두려움에 겁먹어 한없이 떨고 있는 모습까지 공중전화박스 안에서 실제로 당하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훌륭했다. 물론 이것이 영화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한 요소 중에 하나였던 것은 당연한 사실이고, 그의 이름을 머릿속에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게 되었다.

 그런데 <폰 부스>라는 이 영화 아쉽게도 두 가지의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세상살이에 전혀 이득이 없을 것 같은 인물 스투 세퍼트를 다시금 정신 차리게 혼쭐을 내놓는 것은 상관없지만, 그 스투 세퍼트라는 인물이 얼마나 대단했기에 두 명의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기까지 하면서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만 했을까 하는 것이다. 살해당한 그 두 명의 사람 역시 별로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무고하게 꼭 죽여야만 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이것은 현실의 생명경시풍조 사회상을 여실히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죽이는 것인지 파리 한 마리를 죽이는 것인지 전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정체모를 악당의 내면은 생명을 갖지 않은 좀비처럼 무차별하다. 그렇다고 영화자체가 잔인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피 조차도 거의 보이지 않고 깨끗하게 죽는다.) 어두운 현실의 또 다른 단면을 상징했기에 씁쓸하기만 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꼴사납게 보이는 스투 세퍼드의 모습보다 물기 하나 없이 메마른 목소리의 악당에게 호감이 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면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악당에게 거부감이 들어버리고, 다시금 스투 세퍼드에 손을 들어주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실수는 결말 부분으로 치 닫을수록 억지로 감동의 여운을 남기게끔 시도한다는 것이다. 스투 세퍼드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부인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지만, 그 장면에 관객들의 눈물까지 꼭 포함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너무나도 작위적인 감동에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부인과의 재회가 감동적일 수는 있다고 하지만, 유유한 극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어 버린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역시 씁쓸하기만 하다.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 아무리 정당방위라 하여도 사람목숨이 오고갔다면 양심에 조금의 거리낌은 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마지막 반전에서(그 반전을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놀아났다는 사실에 은근히 열이 받았다.
 <폰 부스>는 독특한 시각효과와 더불어 영화적 자체의 완성도에는 할말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고 여기지만, 뒷맛 개운하지 않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도망자>로부터..

www.onreview.co.krㅡ온리뷰
http://cinema.chosun.com/cafeㅡ시네마 조선 평론가 클럽

(총 0명 참여)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했던 것 아닐까요. 스튜라는 인간을 회개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2003-06-15 13:08
어이없는 불찰은 아닌듯.. 이 영화에서 감동을 강요한 적은 없다고 보는데요.. 영화를 다시 보셔야할듯.. 생명경시풍조 운운하시는 것도 잘못 본 것입니다..   
2003-06-0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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