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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던진 혼란이라는 승부수를 감당할 각오가 되있다면.. 장화, 홍련
dogma 2003-06-07 오후 1:25:17 2907   [10]
- 대중적 코드보다는 감독자신의 만족성 위한 실험성이 엿보이는 귀신영화가 아닌 귀신영화! , 아름다운 미장센과 어울리지 않는 사운드의 남발은 공포감을 오히려 반감시키는 요소가 아니었을까!-


가족, 이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일까!
아무래도 한국사회같이 한민족이라는 깊은 혈연관계의 밑바탕에서 유교적 문화권의 관습으로 성장한 사회에서는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가족이라는 집합체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으며 또 한 개인이 사회인으로서 활동하기 위한 모든 인격적 토대의 형성을 담당하는 인큐베이터와 같은 것이기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공자의 말씀과 함께 그 중요성은 크지만 갈수록 해체되어가고 있는 가족의 문제는 자못 심각하게도 느껴진다.
김지운 감독은 이번에도 코믹 잔혹극이었던 "조용한 가족"에 이어 "장화,홍련"을 내놓으면서 가족이라는 코드를 통해 비록 코믹함이라곤 전혀 없는 진지한 혼란의 일색이지만 새롭게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특히 가족이 전부 모여서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장소인 부엌과 식탁을 통해 전해주는 공포적인 장면들은 해체되고 있는 가정의 위기를 감독 나름대로의 표현방법으로 전달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미장센, 남발하는 불필요한 사운드가 공포감을 반감시킨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 장화,홍련에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은 촬영감독 이모개라는 걸출한 촬영감독의 재능이다. 공포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미장센을 표현해낼 수 있는 재능을 가진 감독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김지운 감독이 한 단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가 관심을 가졌던 세편 모두의 촬영을 담당했던 촬영감독 이모개, 어쩌면 수채화 같이 선명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화면의 연출이 공포영화라는 장르가 보여주어야 할 공포감을 반감시키는 요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큼 조명의 적절한 조화가 뒷받침된 환상적인 화면은 마치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영화를 연출한 김지운 감독 보다도 촬영감독이 누구냐라는 호기심을 깃 들게 만들기에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아름다운 미장센 과는 어울리지 않게 불필요한 사운드의 남발은 화면과의 부조화를 일으키며 공포감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거슬리기만 하는데 목조건물이 주는 기괴한 소리의 파열음이 애초에 감독이 의도한 공포감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는 괜찮았다고 공감한다 하더라도 또 공포감의 전달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도 목조건물이 주는 삐걱거리는 파열음이 소재자체로서 괜찮다고도 느꼈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사운드의 과도한 남발은 공포감보다는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짜증을 불러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안할 수 없는데 공포영화라는 장르는 그 작품성과 완성도 모두를 떠나서 무서워야 일단 흥행을 점쳐볼 수 있고 공포영화가 무섭지 않으면 흥행은 생각할수 없다는 점에서 장화, 홍련의 흥행은 어렵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나의 관점에서 바라본 장화, 홍련이다.

-메멘토냐 식스센스냐, 헤깔리는 영화의 반전이 만족감을 낳는다-

메멘토가 기억의 왜곡된 역순 구조로 관객을 혼란에 빠뜨렸다면 장화, 홍련은 환상이냐 현실이냐라는 시청각의 혼란을 통해 관객을 카오스의 구덩이로 몰아간다.
더군다나 '식스센스'와 같은 영화의 전개상황과 분위기는 갈수록 긴장감의 고조를 불러오기도 하는데 감독이 의도한 대로 영화가 진행되면서 증가하는 혼란은 무엇이 사실인지 환각인지 관객의 이해를 바라기 보다는 그저 혼란에 빠진 관객의 상태를 즐거워 하는 감독의 짖꿎음 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짜임새를 찾아가는 영화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감독이 의도한 혼란 그 자체가 별로 혼란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반전의 반전을 노린 영화의 결말구도는 "메멘토"나 "식스센스" 류의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짜임새 있는 반전이었기에 어느 정도의 만족감은 관객으로 하여금 느끼게 하여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된다.

-엘렉트라 콤플렉스, 동생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환상이냐 상처입은 영혼의 울부짖음
모든 것이 똑같은 옷들로 가득 차 있는 옷장을 통해 보이는 계모의 편집광적 결벽성이나 서로 아버지의 속옷을 챙기려는 수미와 계모사이의 신경전, 그리고 잠든 아버지의 머리를 쓰다듬는 수미에게 아버지를 깨우려고 그러느냐 신경질적인 대사를 건네던 계모의 모습 등의 장면은 아버지를 증오하면서도 새엄마의 자리를 자신이 차지하고 싶은 무의식적 행동표현으로서 수미가 가지고 있는 엘렉트라 콤플렉스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수미가 꿈꾸는 악몽에서 보여지는 꿈의 장면들, 그리고 나중에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새엄마와 동일시된 자신의 의식세계가 결국은 동생의 죽음을 몰아넣은 원인 제공자가 자신이었기에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존재인 새엄마와 자신을 동일시한 것임을 생각해볼 때 살아있다는 현실 상황 속에도 지켜주지 못한 동생에 대한 마음의 상처는 수미가 현실로 돌아가기를 거부하게 만든다.
  "진짜 무서운 것이 뭔줄 알아!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하고 지워지지 않는 거야!"
이 대사는 새엄마가 수미를 향해 던진 분노의 대사이지만 실제로는 죄의시과 분노 증오로 점철된 수미 자신이 주변에 던지는 상처 입은 영혼의 울부짖음이기도 하다.
이런 모든 갈등의 상황에서도 방관자의 입장에서 어쩌면 무책임하게 까지도 느껴지는 그저 무관심한 두눈으로 수미를 응시하는 아버지, 객관적으로 보아도 도저히 이해가 안되어지는 무기력한 아버지의 모습이지만 가족코드의 영화를 통해 접근하는 아버지 역시 비록 공포장르의 영화일지라도 현대사회에서 소외되어 가는 가장의 뒷모습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당한 대상이 아니었을까!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면 나만의 욕심일까! 김지운 당신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도 식지 않고 있습니다-
김지운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영화는 단연코 "반칙왕"이다. 반칙왕이 상영되어진지 오래된 지금에 와서도 변치 않는 생각이 있다면 그 인간적인 매력을 한껏 발휘한 송강호라는 걸출한 배우가 있었기에 물론 성공할 수 있었겠지만 인간미 묻어나는 휴먼 코미디를 대중적 코드에 맞게 만들어내기에는 김지운이라는 타고난 재능의 감독이 없었으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솔직히 나는 김지운 감독이 '조용한 가족'을 만들었을 때부터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려는 감독으로서의 욕심과 재능이 만들어낸 조금은 독특한 영화를 만들어내기는 하겠지만 또 한번 반칙왕 이상의 쇼크를 줄만한 영화를 만들지는 못 할거라 생각했으며 실제로도 조용한 가족에 대한 나에 느낌 또한 가능성은 보이지만 '반칙왕' 같은 매력을 불러올만한 재능을 느낄 수는 없었다.
이번 영화 장화,홍련 역시 기본적으로 수준이상은 되는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관점에서 영화를 보아준다고 하여도 장화, 홍련을 만든 감독의 기대가 어떠했든 내가 느끼는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대중적인 흥미를 이끌어낼 코드는 미약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나 혼자만의 주제 넘은 추측일지도 모르지만 작년 부천 영화제에서 일본의 천재감독 미이케 다케시와의 만남은 김지운 감독에게 새로운 영역에 대한 욕심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그 영화 열정이 불 타 올랐을 거라 짐작된다. 그렇기에 자신을 미이케와 같은 클래스에 놓으려는 어쩌면 천재감독으로 불려지길 바라는 감독의 자기 만족적 실험성이 만들어낸 욕심이 장화, 홍련을 통해서도 여지없이 느껴지는데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아! 하는 감탄성이 터지는 비상한 천재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일본 공포 영화들 [링]이나 [주온] [검은 물 밑에서] [오디션] 등등 마치 일본 공포영화 종합선물 세트 같은 오마쥬 차용은 공포영화라는 장르의 영역을 어느 정도 선점하고 있는 일본영화를 알기에 이해는 가지만 항상 독창적으로 느껴졌던 김지운이라는 감독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네임을 통한 기대감을 반감시켜버리는 실망 감을 불러올 뿐 이랄까!
감독이 기자회견장에서 밝혔듯이 혼란이라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 감독 자신이 의도했던 바를 영화에서는 모두 표현했다고 보여지지만 과연 그 혼란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관객들이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영화 개봉이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미지수로 여겨질 뿐이다.
그 동안의 영화기자 생활에도 불구하고 짧은 연륜 탓인지 아니면 비사교적인 내성적 성격 탓이거나 내가 술을 잘못하고 술자리를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알고 지내는 감독님이나 영화계 인사들은 그리 많지 않다.
김지운 감독 역시 멀리서 몇 번 바라만 보았을 뿐 가까이 대면할 기회는 없었던 감독이지만 그가 만들어온 작품세계는 말로는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 독특한 것이 있다.
재능 있는 감독으로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감독의 욕심과 노력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영화 속에 엿보이는 관객보다는 자신의 만족성을 위한 실험적 연출에 도전한 부분들은 웬지 그 동안의 흥행성공으로 인한 자만심으로 똘똘 뭉친 감독의 마음 한 부분을 엿보는 것 같다.
유독 일본에서 인기가 좋은 감독의 작품들이 이번에도 일본이나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원하지만 대중적인 측면에서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나혼자만의 우려가 아니길 바라며 내 어리석은 사견으로는 김지운 감독이 가장 잘표현해내고 잘 만들어낼수 있는 장르는 아무래도 반칙왕과 같은 휴먼 코미디의 장르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한마디 남긴다면 감독이 생각하기에 나의 이런 생각이 건방진 한 관객의 평가로 무시당할지라도 그저 내가 바라는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뒤돌아볼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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