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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세상에 가신 어머님께서 이루지못하신 것 파이란
cheon077 2003-06-25 오후 7:53:27 1972   [4]
가슴시리운 사랑의 연가
"파이란 (Failan)"
(출연: 최민식/ 장백지)

애절하고도 안타까운 사랑..
그리고 슬픈 연민(憐憫)....
한번도 제대로 상면조차 하지못했던, 두 남녀의 기막힌 사랑이야기.
오랫만에 느껴보는, 흡족했던 우리 한국영화 "파이란".
가슴메여지는 감동이 밀물처럼 밀려옵니다.
`최민식'의 열연도 대단히 좋았지만,
`장백지'의 이미지는 정말.. 말로서 표현하기 힘듭니다.
나이들어 본 영화중에, 이처럼 슬픔이 가슴속을 파고드는 영화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파이란".
이 영화는 적어도 저에게는 슬픈 사연이 있는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재작년 2001년, 11월27일.
제 어머님께서 심장마비로 이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향년73세...
어제까지만 해도 전화속의 맑은 목소리가 쟁쟁하셨는데, 이렇게 갑자기 허무하게 가버리시다니..
저세상에 가신지, 근 1년7개월이 다 되었건만, 아직까지도 어머님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은 쉽게 치유가 되질 않는군요.
어머님께서는....
지극히 감성적인 성격으로, 영화보시는게 유일한 취미이셨는데, 감동적이거나 슬픈 영화를 좋아하셨습니다.
지금도, 생전에 쓰시던 문갑장을 열어보면 보물단지처럼 애지중지하듯이 아끼며 소장하던 비디오 or DVD타이틀들이 곱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그 연세에도,이 아끼던 것들을 틈만나면 꺼내서 보시면서, 슬픈장면이나, 감동적인 장면에는, 어김없이 흐느끼시며 목이 메이시던 그모습이 선합니다.
"파이란".
이영화는 어머님께서 무척이나 보고싶어하시던 영화였습니다만, 연세가 많으시니 극장엔 가시지못하고 DVD타이틀로 나오면 구입해서 보실려던 참이었습니다.
불행히도,
비디오가 먼저나왔었지만, DVD로 만나려고 기다리다가,
결국은 애석하게 보시지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님이 돌아가신후.... 얼마나 지났을까요.
어느날밤.
DVD로 `파이란'을 감상하던중, 최민식이 죽은 장백지의 편지를 읽고는 통곡하는 장면에서,저는 가슴이 찢어질것 같았습니다.
뜨거운 눈물이 두뺨위를 주루룩... 쉬지않고 흘러내리면서, 어머님생각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나 보고싶어하셨던 영화인데.................
만약에 보셨으면, 얼마나 좋아하시며, 영화의 슬픈 내용에 얼마나 우셨을까..
정말 한스럽습니다.
그렇게나 기다리시던 "파이란"을 보시고 가셨으면, 이렇게 가슴이 아프진 않을겁니다.
"파이란".
못보신분은 지금이라도 비디오 or DVD.. 어느쪽으로든지 꼭 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가슴에서 저절로 우러나는 감동의 슬픈 사랑을 뼈속깊이 느껴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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