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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홍련 이해안가시는분들.. 한번 읽어보세여.. 장화, 홍련
dona777 2003-06-27 오후 11:51:59 2697   [8]


죽은 엄마(장롱 귀신)는 왜 수미를 괴롭히는가

두 딸과 부모가 살아가는 가정은 외적으로 보기에는 매우 평화로워 보입니다.
그러나 의사인 아버지는 아픈 어머니를 두고 젊고 예쁜 간호사와 바람이 납니다.
그리고 아픈 어머니를 오랫동안 대신해 온 듯한 큰딸은 아버지와 이미 <미묘한 관계>에 있는 듯 합니다.


작은 딸은 죽은 엄마를 발견한 슬픔과 시체에 깔리는 쇼크, 그리고 장롱의 무게로 인한 고통 속에서 처참하게 죽어갑니다. 그리고 일명 혼령이 되어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언니 앞에 언니가 외롭지 않도록, 그리고 언니가 영원히 새엄마를 미워할 수 있도록(!) 늘 귀엽고 예쁜, 연약한 예전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자신과 친엄마를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들 앞에는 무언가에 깔려죽은, 처참하고 섬뜩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싱크대 밑의 웅크린 소녀귀신.)


반면 죽은 엄마는 자꾸 큰 딸의 꿈과 현실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자신을 돌아보던 엄마, 어린 수미가 손을 대는 순간 엄마 몸에서 흘러나오던 피, 수미는 자꾸 그런 꿈을 꾸고 목을 메 죽은 (생각만 해도 소름끼지치는!) 바로 그 귀신을 보게 됩니다.


한국의 정서상 죽은 부모형제가 혈족의 앞에 그런 처참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예는 거의 없습니다.
자신이 고난하고 힘들 때, 죽은 부모가 측은한 눈빛으로 말없이 바라보다 사라지는 꿈이 우리네가 일반적으로 꾸는 조상꿈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모습으로 나타나는 수연이에 비해 엄마는 자꾸 험한 모습으로만 나타납니다.


이 부분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엄마를 죽게한 원인은 다문 새엄마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단순하고 뭉뚱그려진 표현과 압축된 내용 속에 보여지지만 한 침대에 드는 아버지와 딸이라든가 (본인은 새엄마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수미였죠?!), 동생과 휘파람을 부는 장면에서 '그나마 나쁜 아빠도 안돼잖아요'라고 말하는 부분이라든가, 처음 새 엄마를 집에 데리고 오던 날 그네를 타는 어린 딸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시선 역시 의미심장합니다. 이 영화는 분명 근친상간의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즉, 수미는 새엄마가 오기 훨씬 전부터 아픈 엄마를 대신해 주부의 역할을 해왔고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내의 역할>도 해왔음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큰 딸에게 아내의 역할을 빼앗겼던 엄마는 다시 새로운 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겨야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고 어린 (둘째)딸, 자신이 이 집안에서 온전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의 방에서 위로받듯 자살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죽게 한 두 여자, 큰 딸과 새 여자 앞에 소름돋는 귀신의 모습으로 돌아와 큰 딸에게는 평생을 지고살아야 할 정신병으로, 새 여자에게는 죽음으로 복수합니다.



수미는 왜 자신이 새엄마라고 착각하는가

정신분열 상태의 수미가 자꾸 새엄마와 자신을 동일시 하는 것은, 수연이의 죽음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 때문입니다. 새 엄마가 장롱 밑에 깔려있는 수연이를 보고도 냉혹하게 돌아서 버린 것이 자신 때문이었다는, 즉 수연이를 죽게한 것은 새엄마이자 곧 자기 자신이라는 자책감으로 '너나 나나 똑같다'라는 의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단순하고 유약한 이유입니다. 완전히 정신이 돌아서 자신과 상대방을 전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미치기에는 너무 단순하고 유약한 이유입니다.


정신분열 상태의 수미가 자신과 새엄마를 완벽하게 동일시 하는 것은 동생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이외에도 아버지를 독차지한 그녀, 새엄마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 때문입니다.


아버지이자 이미 오래 전부터 자연스럽게 자신의 남자였던, 친엄마 마저 밀어내고 얻어낸 사랑을 빼앗겼다는 여자 對 여자로서의 지독한 미움과 질투심, 그리고 한없이 부럽고 한없이 미운 사람, 동생과 엄마의 죽음에 대한 <공범>인 새 엄마를 수미는 자신과 동일시 하기에 이릅니다.


수미는 장롱귀신이 자신의 친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여동생은 (이미 죽어버린 후에도) 친엄마를 배신한 자신이 마지막으로 속죄할 수 있는 대상이며 보호해야 할 마지막 존재라고 믿습니다.
그러면서도 커갈수록 친엄마를 닮아가는 동생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수미는 죽은 동생의 혼령을 불러내어 때로는 어루만지고 때로는 호되게 매질을 합니다.
때로는 언니가 되어 안타깝게 부여안고 때로는 새 엄마가 되어 모질게 감금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피범먹의 자루를 끌고 다니며 때로는 수연이를 부르고 때로는 죽어라 팹니다.
때로는 지친 수연이로 죽고 싶고 때로는 악독한 새 엄마로 죽이고 싶습니다.



즉 영화 <장화,홍련>은 한 가장의 무분별한 애정행각으로 인해 빚어진
비극적이고 엽기적인 가족사를 통해
실제로 죽은 동생과 친엄마의 귀신이 사는 집에서
아버지의 딸이자 정부(情婦)인, 정신분열증에 걸린 큰 딸이
부러움의 대상이자 질투의 대상인 새 엄마와 함께 -그러나 실제로는 혼자
이미 죽은 친엄마에게 사죄하고 또 반항하며 그 귀신과 맞닥드리고 하루하루 더욱 더 미쳐가는 이야기라 하겠습니다.




^ㅁ^;;;

(총 0명 참여)
제가볼땐 죄채감을 악랄한 새엄마를 상상하면서 뒤집어씌우려던것ㅡ 같은데여..   
2003-08-21 16:04
글구 엄마랑 동생이 어이없이 순간에 세상을 떠버렸고, 아빠는 배신때리고, 게다가 사춘기의 예민하고 불안한 정서까지 미쳐돌아버릴만 하죠.   
2003-06-28 23:45
그 근친상간 의견은 딴지일보에서 몰매 맞은 주장인데.. 시나리오를 직접쓴 감독인터뷰에서도 그런의도는 없었다고.   
2003-06-28 23:41
이거 여기 '한주먹' 님 글이네요^^; 같은 사이트에서 같은글이 돌아댕기네;   
2003-06-28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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