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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즈]... 스물 아홉,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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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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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g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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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04 오전 2:2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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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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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영화 [싱글즈]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닙니다. 이렇게 잘라 말할 수 있는 것은 로맨틱 코미디치고는 그다지 로맨틱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오히려 잔인한 현실을 직시하는 본작은 진정성이 결여되지 않은 모처럼의, 젊은 수작 코미디이지요.
일단 영화는 경쾌합니다. 화려하지는 않을지언정 독신 남녀들이라는 인물 설정, 톡톡 튀는 에피소드들의 나열,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이래저래 관객은 즐겁지요.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은 주인공들의 삶을 발견할 수 있지요. 연인과의 사랑은 여전히 쉽지 않고, 직장에서는 상사로부터의 압박을 견뎌야 합니다. 그들에게 주어지는 선택에의 강요는 끝이 없지요. 영화는 그리 녹록치 않은 그들의 삶을 사실감 있게 다루면서 진정성을 확보해냅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두 축, 장진영과 엄정화는 제법 그럴싸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꼭 그 나이 대의 -혹은 조금 더 많은 나이의- 두 여배우는 충무로가 직면하고 있는 여배우의 부재에 대해 나름대로의 답안을 제출하지요. 이범수는 우정출연이라고 여기기 힘들만큼의 구수한 연기를 보여주고, 김주혁도 꼭 적역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근 8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권칠인 감독의 젊은 감각이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역시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의 자막처리 장면 같은 경우는 트렌드를 지나치게 의식한 사족에 불과하지요. 정준과 수헌의 비중이 상당하게 다뤄지면서도, 굳이 고집하고 있는 버디무비 형식은 다소 어색합니다. 영화 속 성 문화는 개인에 따라서 너무 급진적이라 여길 수도 있을듯 싶습니다.
나난과 동미는 -정준과 수헌도 그렇겠지만- 결국 꿈같은 현실에 다다르지 못합니다. 그건 엔딩 이후의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로또 1등 당첨은 결코 내게 일어날 일이 아닙니다. 그저 눈을 뜨면 또다시 일상이 반복될 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작에서 좌절이 아닌 희망을 엿볼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들 때문일 것입니다. 스물 아홉은 잔치를 끝내기에 너무 이른 나이가 아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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