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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싱글즈] 경쾌한 싱글들의 일상 싱글즈
mvgirl 2003-07-09 오후 6:22:22 1053   [1]
스물 아홉이라는 나이에도 결혼을 하지 않은 선남선녀라면 그들에겐 나이가 일종의 두려움으로 다가올 지도 모른다. 결혼을 해서 안정을 해야 한다는 주변의 압박 때문에, 아직까지 직장에서 확실한 기반을 갖지 못함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함으로, 꽉 찬 나이임에도 인생의 배필을 만나지도 스스로의 일에도 확실한 성공을 못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스트레스로, 거기에 나이 때문에 쉽게 받을 수 있는 오해와 주변의 선입견 때문에 소위 노총각, 노처녀라 불리는 독신남녀들은 사회 속에서, 가정 속에서 피곤함을 느껴야 했고 여러모로 오해를 받아와야 했다.
그러나 최근 그런 독신자들을 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물론 노처녀, 총각이라 불리는 독신자들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기는 하지만 세상이 급변하고 사회가 발전하고 인식이 개방되어감에 따라 독신자들을 보는 세상의 눈빛이 독신자가 사회에서 보여주는 태도가 달라져가고 있다.
변화되는 사회의 분위기 속에 결혼보다는 일을 선택, 그 분야에 자신의 캐리어를 쌓아가며 전문가로 거듭나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 위치를 단단히 해가는 싱글들의 모습은 일에서나 개인 스스로에게 멋진 모습으로 다가와 많은 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현대를 사는 젊은이들은 가정의 안락함이나 포근함 보다는 조금은 덜 안정되고 덜 행복하더라도 일에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과 혼자이기에 느낄 수 있는 자유, 편안함 거기에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통한 삶의 윤택을 추구하는 쿨한 싱글라이프를 한번쯤 꿈꾸고 동경해가고 있는 것같다.

영화 <싱글즈(Singles)>는 그런 젊은이들의 일, 사랑 그리고 우정에 대한 발랄하고도 개방된 사고를 대변한다. 상대를 구속하지도 스스로를 구속하지도 않는 쿨한 연애를 할 줄 아는, 남녀가 있는, 성별에 상관없이 친구로서 진심 어린 우정을 줄 수도 받아들일 수도 멋진 친구가 있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불평을 하기보단 묵묵히 받아들이고 때론 불의에 참지 않는 솔직하고 대담한 젊고 씩씩한 싱글들의 모습이 있는 영화 <싱글즈>는 한마디로 경쾌하다. 이상적이다 싶은 친구관계나 이성관계가 존재하고 조금은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는 현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는 하지만 영화가 주는 경쾌함은 잔재미는 그 모든 것을 상쇄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그들의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일상이 유쾌하기만 하다.

솔직, 발랄, 경쾌한 싱글들의 이야기 <싱글즈>
영화 <싱글즈>는 깜찍 발랄한 스물 아홉 청춘(?) 남녀의 솔직하고 담백한 개개의 캐릭터가, 즐거움과 힘겨움이 함께 공존하는 스물아홉 여성의 진솔한 일상이, 그런 일상을 경쾌하고 발랄하고 또한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연출과 편집의 묘미가 잘 살아있는 꽤 괜찮은 청춘(?) 멜로 영화다. (스물 아홉의 발랄한 그들, 누가 이들을 청춘이라 부르기를 주저하겠는가 ?)

1. 캐릭터
영화는 늦은 나이에도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결혼에 대한 압박이 남성에 비해 심한, 나이나 성적 차별 때문이라도 남성에 비해 직장생활이 더욱 힘겨울 여성들에게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니까 영화의 두 주인공 동미와 나난이 이 영화를 주도하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스물 아홉답지 않게 깜찍, 발랄함을 유지하고 있는 나난.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그녀, 하지만 일에선 상사에게 치이고 사랑에선 믿었던 연인에게 차이는 여성의 불리함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불쌍한 여성이다. 하지만 그녀는 꿋꿋한 하다. 사랑하던 남자가 떠나면 딴사람을 사귀면 되고 일에서 좌천되면 좌천된 직장에서 재미를 발견할 줄 아는 한없이 낙천적이고 희망적인 성격이다. 좀 비관적인 말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힘들고 험난(?)한 독신여성(Single female)의 길을 지속하고 적응해 나가려면 그녀처럼 낙천적인 성격이 필수가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씁쓸한 생각도 든다.
나난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모든 것이 나난과 정반대인 동미. 일에 자신감 넘치고 남자에 당당한 그녀, 자유연애를 주장하고 언제나 누구에게나 당당한 그녀이지만 여자이기에 받는 사회적 편견으로 희생당하는 조금은 불우한 커리어 우먼이다. 하지만 그녀 역시 쿨하다. 직장에서 그런 대접을 받았다고 해서 의기소침해 한다거나 힘들어하지 않는다. 상황은 그녀를 거듭나게 하고 어떠한 일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자신의 일을 스스로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똑똑하게만 보이는 동미가 순간적인 분함을 억제 못하고 단지 상사에게 챙피감을 느끼게 할뿐인 스패셜 액션플랜으로 회사에서 퇴사를 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참고 살아야 할 여성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조금 더 멋진 방법으로 상사를 한방 먹였으면 조금 더 멋진 방법으로 그녀의 진가를 확실히 보여주었으면 하는 점이 못내 안타깝다. 더욱이 회사를 퇴사한 후 창업에 이르는 과정에서 나난과 동미 그리고 정준의 관계의 부각으로 앞으로 그녀가 사회 속에서 해야 할 활동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가 없이 극이 흘러가는 것같아 아쉽다.
동미나 나난에 비해 상대적으로 캐릭터에 대한 비중이 떨어지지만 나름의 신선함으로 관객에게 다가오는 두 캐릭터로 정준과 수헌.
동미와 나난의 소꿉친구이자 동미의 동거파트너 정준. 아무리 친구라 하더라도 여성인 동미와의 동거가 그다지 달갑지 않을 법도 한데 그녀와의 생활에 불편하다거나 거리끼는 어색함이 전혀 없는 진짜 동성 같은 남자친구 정준. 평범한 듯 그러나 세상엔 존재하지 않을 혁신적일 정도로 개방적인 쿨한 사고의 그. 남자로 받아들이기에 조금은 소심하고 여리다는 단점이 존재하긴 하지만 정말이지 괜찮은 친구다. 모르지 남자로 만나게 되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도, 여하튼 짱인 친구다. (어디 이런 남자친구 없나? 괜히 동미가 부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동미나 나난에 비해 그의 일상이 그의 캐릭터가 두드러지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특히 동미에 대한 정준의 생각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게 답답하다. 그도 동미에게 무슨 감정이 있을 법도 한데, 찐한 친구의 우정이나 간절한 사랑의 감정 둘 중 하나 말이다.
그 어떤 거라도 확실하기만 함 좋았을 것을 동미와 정준의 관계가 너무 뜨뜨 미지근하다.
여유만만 작업맨 수헌, 그는 나난과 같은 빌딩의 증권회사에서 근무하는 멀쩡한 남자. 나난에게 매력을 느끼고 곧장 작업에 들어갈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고 봉변을 당하는 그녀를 단방에 구해주는 기사도까지 갖춘 꽤 멋진 남자다. 그런데 수헌의 캐릭터는 다른 배역에 비해 극과 결합하지 못하고 겉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난이 절실히 사랑하는 연인이라는 느낌도 동미나 정준처럼 나난과 끈끈한 관계가 아닌 유지하지도 못하는 그는 나난, 동미, 정준이 이루는 삼각 사이클을 도는 위성처럼 함께하되 결합하지 못해 겉도는 그래서 극중에서 그의 진가가 발휘되지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다. 더욱이 나난에게 프로포즈한 이후의 행동은 극중에서는 멋진 남성으로 보여질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현실감은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한다.

2. 싱글들의 발랄한 에피소드
영화는 다른 영화들처럼 기승전결의 탄탄한 구조를 갖고 있는 드라마는 아니다. 동거를 하는 젊은 남녀와 그들의 소꿉친구 나난을 중심으로 솔직 담백한 싱글들의 삶을 특별한 줄거리 없이 에피소드를 위주로 그들의 생활을 고스란히 보여준 일종의 가상 다큐드라마다. 영화는 줄거리보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에서 보여지는 중심 인물들의 발랄하고 솔직한 대화나 행동에 더 집중하고 더 재미를 느끼게 되고 솔직한 그들의 대화를 통해 더 감탄을 하게된다. 그들이 펼쳐놓는 지나치게 솔직 담백한 대화는 극에 재미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현재의 나와 그다지 멀지 않은 소소하고 익숙한 소재로 보는 많은 이들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러나 영화는 각각의 일상에서 전해주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에서 오는 남녀간에 벌어지는 친구간에 벌어지는 잔잔한 재미에만 집중한 나머지 싱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단점이나 비애를 보여주는 데에는 상당히 인색하다. 충분히 능력이 있음에도 일방적으로 좌천을 당하고 참아야하는 나난의 처지, 요식업체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되면서 겪게되는 직장생활에서의 비애, 자신의 일엔 프로의식이 있는 멋진 여성이지만 여성이기에 팀장에게 능력이상의 대접을 받지 못하는 동미의 비애, 증권맨이라는 타이틀은 있지만 지나치게 연애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는 수헌, 친구나 인간적으로는 더할 수 없이 멋진 모습의 정준이지만 경제력이나 남자다움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인간적으로만 이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지나치게 제한된 밝은 모습의 에피소드만을 늘어놓는 그래서 그렇게 사는 싱글들의 모습이 마냥 좋고 행복하게만 보이는 영화의 내용은 사실적이기는 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분명 그들의 나쁜 점이나 불합리한 점들을 조금씩 조금씩 영화 속에 보여주고 펼쳐놓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는 그 장면장면들을 수습하지 못하고 단지 관객들이 추론하게 하거나 얼렁뚱땅 넘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는 영화의 흥행을 위해 싱글들의 장점만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그들의 자유와 즐거움, 긍정적인 사고를 보여주는 데만 급급해 그들이 가질 법한 힘겨움이나 비애, 삶의 고충은 외면한 체 절반의 공감밖에는 이끌어내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의 중간중간 나난과 동미가 나누는 대화 속에서 나난, 동미, 정준이 푸념스럽게 늘어놓는 이야기 속에서 스물 아홉의 그들의 처지나 결혼에 관한 그들의 생각은 29 싱글을 먼저 통과한 선배의 입장으로 충분히 공감이 가고 현실감 있는 대화로 느껴졌다. 조금은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그래도 그런 그들을 서로 이해하고 위로하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3. 발랄한 싱글처럼 통통튀는 연출의 묘미
영화는 줄거리자체가 가지는 발랄함이나 배우들이 보여주는 상큼함만큼 화면에서 전해지는 분위기 또한 젊고 경쾌하다.
남성, 여성을 가리키는 생물학적 기호로 표현된 재미있는 오픈 크래딧, 빠른 화면 편집과 다양한 앵글로 표현된 나난의 사직서 제출씬, 얄미운 상사나 길거리 여자를 마음껏 때려준다거나 수헌과의 로맨틱한 한때를 연출한 나난의 상상씬, 세 사람의 끈끈함과 거리낌 없음을 신랄하게 보여주는 초반의 삼각분할화면 등 영화가 보여주는 발랄함이 묻어나는 신선한 연출과 편집은 영화를 더욱 신선하게 한다. 장면 장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발랄한 젊음의 이미지 사소하지만 진솔한 그들의 대화는 영화 전체의 힘을 이루며 관객의 시선을 꽉 붙들어 놓는 구실을 한다.

영화 <싱글즈>는 깔끔하고 산뜻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와 그런 경쾌한 삶을 살아가는 즐거운 느낌의 영화를 기다려온 관객의 취향에 잘 부합하는 영화인 것처럼 보인다. 서른을 목전에 둔 나이의 사람이라면, 29 싱글의 불안함을 한번쯤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그들이 나누는 리얼한 대사와 이야기에 공감을 할 수 있는 사실적이면서도 다분히 이상적인 꽤 매력적인 느낌의 영화 영화다.
물론 실제 스물아홉을 살아가는 싱글의 일상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밝은 면과는 반대로 답답하다거나, 외롭다거나, 칙칙한 부분이 다분히 존재 할 수도, 스물 아홉에 직면할 수 있는 일이나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해 고충을 받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일부 싱글들은 이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있는 싱들들은 이 영화가 한편으로 재미없고 짜증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인생은 개척하기 나름 아닌가, 영화 속 주인공들이 비현실 적이다라고 생각하기보단 그들처럼 현실에 굴하지 않고 낙천적이고 희망적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바로 잡는다면 좀더 활기찬 인생을 위해 자기자신에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고 모든 것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좀더 바쁘게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갖고 실천해 간다면 우리네 싱글들의 인생은 충분히 살만한 멋진 삶이 될 것이다라는 희망적 생각을 하게한다.
세상은 솔로들이 생활하기에, 삶을 즐겁게 영위하고 즐기기에 다시없이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눅이 들어 있다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고 기분을 전환하고 자신감을 갖자.
세상은 살만한 곳이고 즐겁게만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니까.


(총 0명 참여)
ㅋㅋ어디서본듯한글..ㅋㅋ   
2003-07-25 18:48
1


싱글즈(2003, Sing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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