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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올마이티] 짐 캐리 리로디드 브루스 올마이티
jyjung71 2003-07-12 오후 6:42:42 1126   [6]
어느새 40대의 나이가 되어버린 짐 캐리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

"브루스 올마이티"는 코미디 영화배우로서 짐 캐리의 이력에 화려한 신호탄이
되어 주었던 영화 "에이스 벤츄라"(1994)의 감독 톰 새디악과 함께 한 세번째 영화다.
이 두 사람은 "라이어 라이어"(1997)에서도 멋진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짐 캐리와
톰 새디악은 한마디로 '함께 일하면 성공작이 나오는' 그런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이번 "브루스 올마이티"는 짐 캐리가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참여한 첫번째 장편 영화가 된다.

짐 캐리가 직접 각본 작업에도 참여해서 만들어진 "에이스 벤츄라"는 짐 캐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오버 연기와 캐릭터가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졌던 덕에 그 성과는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고 짐 캐리
에게는 같은해 메이저리그로의 출전 기회까지 안겨준 작품이 되었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날리고 있는 모델 출신 배우 카메론 디아즈의 데뷔작이기도 한 "마스크"
(1994)는 당시로서는 최고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동원되어 만들어진 영화
이기도 했지만 짐 캐리가 아니면 아무도 해낼 수 없는 '짐 캐리의 영화'이기도 했다.
역시 같은 해에 만들어진 "덤 앤 더머"(1994)의 연이은 성공과 함께 "배트맨 포에버"
(1995)에까지 초청(?)받은 짐 캐리는 명실공히 헐리웃 최고 스타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화장실 유머의 극을 달리며 비평적으로는 완전히 망가졌던 "에이스 벤츄라 2"(1995)
와 벤 스틸러의 블랙코미디 "케이블 가이"(1995)의 침체기를 지나 짐 캐리의 재기작
역할을 해주었던 것이 바로 톰 새디악과의 두번째 영화 "라이어 라이어"(1997)였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며 살던 변호사가 아들의 작은 소원에 의해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떠벌리게 된다는 내용의 "라이어 라이어"는 그 이전까지 짐 캐리가 울트라
오버 연기로 보여줘왔던 일종의 또라이 캐릭터가 아닌, 보다 차분하고 일상적인
인물을 연기한 첫번째 영화로 관객들의 폭넓은 호평을 받았다. "라이어 라이어"는
힘찬 상승 후 직하강 곡선을 그리던 짐 캐리의 출연작 리스트에서 일종의 분기점이
되어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다음에 나온 영화가 바로 피터 위어 감독의 "트루먼쇼"(1998)였다. 애들이나
좋아할 만한 요절복통 코미디 전문 배우가 나름대로 진지한 연기 변신에 성공하면서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는 사건이 일어났다. 톰 행크스와 같이 코미디언
으로 시작해서 연기파 배우로 변신한 성공 사례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짐 캐리는
"트루먼쇼"라는 영화 자체가 워낙 좋았던 덕도 있었던 데다가 그 자신이 코미디언
으로서의 재능을 완전히 버리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시점에 이르러서는 진지한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비디오로만 출시된 "맨 온 더 문" 역시 짐 캐리의 이력에 있어서는 매우 의미
있는 작품이다. 밀로스 포먼이라는 거장과의 작업이었다는 점 외에도 70년대를 풍미한,
그리고 래리 플린트와 마찬가지로 대중들의 통념을 뒤집어 놓은 천재 코미디언 앤디
카우프먼의 일대기를 재연함으로써 짐 캐리에게는 두번째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 되었다.

짐 캐리의 최악은 단연 르네 젤위거와의 밀월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2000)이 아니었나 싶다. 이 영화에서 짐 캐리는 더이상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배우로서의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크리스마스 아동용 영화였던 "그린치"(2000)의 흥행을 지나 "쇼생크탈출"과 "그린
마일"의 프랭크 다라폰트 감독과 함께 했던 "마제스틱"(2001)으로 "트루먼쇼"에서와
같은 좀 더 의미 있는 재기을 시도했던 짐 캐리는 그러나 한번 망가진 수렁으로부터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었다.

그랬던 짐 캐리가 2년의 공백기를 거쳐 선택한 영화가 톰 새디악과의 "브루스
올마이티"다. 물론 이전의 출연작들과 비교할 때 "브루스 올마이티"는 최고작 수준
이라고까지는 할 수가 없다. 대단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블럭버스터도 아니고 "트루먼쇼"
나 "맨 온 더 문"과 같이 배우로서의 자부심과 명성을 안겨줄 수 있는 수준도 못된다.
굳이 찾는다면 역시 톰 새디악과 함께 했던 "라이어 라이어"와 유사하다. 상상 속
에서나 가능한 초현실적인 경험을 통해 한 남자가 개과천선하게 된다는 줄거리도
유사하거니와 관객들에게 '기적은 바로 당신 자신'이라는 삶의 지혜도 반복해서
심어주는, 나름대로 착한 영화가 "브루스 올마이티"다. 그리고 이 영화는 미국에서만
2억 달러가 넘는 흥행 성적을 올리며 대환영을 받았다.

하느님의 능력을 부여받은 주인공치고는 활약상의 스케일이 별로 크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브루스 올마이티"는 배우들의 아기자기한 코믹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불혹의 나이를 속일 수는 없는 탓인지 짐 캐리의
얼굴 근육이 처져 보이는 가운데 스티븐 카렐(앵커 자리를 놓고 브루스와 경쟁하는
에반 박스터 役)의 '자신은 절대 웃지않는' 코믹 연기는 이 영화의 백미다. "프렌즈"의
제니퍼 애니스톤은 다른 여배우가 했더라도 영화 자체로는 큰 차이가 없었을 배역을
맡아 했지만 영화 흥행의 한 요소로서는 충분히 긍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흑인 대통령 역할에 이어 드디어 흑인 하느님 역까지 맡아 등장하신 모건 프리먼의
기품있고 우아하기만 한 코믹 연기도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짐 캐리의 차기작은?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이라는 찰리
카우프먼 각본의 영화가 촬영을 마치고 개봉 일자만 기다리고 있다. 상대역으로
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했고 커스틴 던스트와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 일라이자
우드도 함께 나온다. 그리고 "개미"와 "신밧드의 모험"을 감독했던 팀 존슨의 새
애니메이션 "Over the Hedge"에 목소리 출연을 하는 모양이다. 이외에도 내년과
내후년 개봉을 목표로 하는 3편의 영화가 imdb에 올라와 있다. 이쯤되면 바야흐로
'짐 캐리 리로디드'라고 해도 좋을 듯 싶다.

나는 짐 캐리가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로서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다함께 좋아할 수
있는 영화를 많이 만들고 그런 와중에 때로는 좀 더 의미 있는 멋진 작품도 선보일
수 있는 배우로서 다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가 이제
까지 보여준 이력 자체가 전지전능한 능력을 갑자기 부여받는 기적과 행운에 의했던
것이 아니라 좋은 상승 기류가 찾아왔을 때 이것을 놓치지 않는 성실함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짐 캐리 자신이 다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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