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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청풍명월]미완의 걸작이란 말밖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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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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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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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15 오후 11:4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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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인 정서(배경이나 시대적인 상황...) 속에 자리잡고 있고 다양한 루트 속에서 감독의 개성과 배우의 특성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보여지는 무협 서사극, 사극영화. 이런 특징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무협 영화들 중에서는 그다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이 없다는 것이 참 특이한 일이다. 지금의 청풍명월 또한 이러한 우리나라 영화 시장의 특징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을 할 것이다. 많은 제작비와 엑스트라, 오랜 시간 시나리오 작업과 제작 기간, 이 모든 것에 대한 심판을 기다리는 심정이란 이루 말로 표현하긴 힘들 것 같다. 물론 너무나도 아쉽지만 이런 작품을 미완의 걸작이라는 작은 위로의 말과 함께 세상 속에서 무한한 영광을 보기란 힘들거란 말을 감히 해 본다.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원천의 부족이 이 영화에 가장 큰 오점이 아닐까 싶다. 이 점이 청풍명월이란 영화를 미완의 걸작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인 듯 싶다. 청풍명월은 조재현과 최민수의 영화이다. 두 인물의 카리스마적 요소나 연기력 그 외의 어떤 조건에 맞추어도 손색이 없는 배우들이다. 역시 이번 영화에서도 그들의 훌륭한 자질과 역할 소화를 해 주었다. 그렇지만 조재현과 최민수 두 주인공으로 스토리를 이끌기엔 힘이 부족해 보인다. 뚜렷한 대립구조의 상실, 또한 애정관계의 어설픈 설정, 마지막으로 우정의 깊이 표현의 실패, 이렇게 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큰 축의 핵심들에 있어 미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인조반정 성공 후 5년 후의 규엽(조재현)의 시점에서 영화는 시작이 된다. 그리고 자객 지환(최민수)의 등장으로 영화의 스토리는 전개가 된다. 영화는 규엽이 자객을 지환으로 생각하고, 지환이라고 알게 됨으로써 자신의 입을 통해 지환의 모든 것을 알려주려고 한다. 그래서 과거의 기억 회상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보여주게 된다. 자신과 지환의 청풍명월에서의 쌓아왔던 우정, 지환과 김보경의 애정도 잠시나마 설정을 했다. 이렇게 해서 지환은 자신이 아닌 규엽의 생각을 통해 성격이나 행동의 방향을 보여준다. 여기서 선택의 기로에 참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면서 모든 것을 보여주려 한 선택과, 처음부터(인조반정이 일어나는 당시)를 시점으로 순차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하고 말이다. 어떤 것이 옳은, 바른 선택이었는지는 물론 알 수는 없지만, 이와 같은 영화의 선택으로는 너무 아쉽다는 생각뿐이다.
지향점에 대한 무리수. 영화를 보고 지환이나 김보경의 지향 목표에 대한 욕심이 영화가 더 어려워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가 제대로 살지 못하고 오히려 눈엣가시처럼 되어버린 형태이다. 하나의 대립구조의 축이 지환과 김보경 인데 반해 그 대립구조의 축으로 작용하기에는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환은 청풍명월간의 무참한 살생의 원인에 대한 복수, 김보경의 아버지의 원수에 대한 복수를 위해 영화에등장을 하며 영화속에서 하나의 대립된 세력으로서 보여지지만, 뚜렷하게 말해주거나 보여주는 것이 없다. 결국 지환과 김보경 조차 끝을 향해갈수록 알 수 없는 지향점에 대한 토로를 보여주는 오점으로 역시 무리수였다 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게 되었다.
지환과 규엽의 우정을 보여주기 위해 설정했던 많은 부분들은 크게 무리가 없었으나, 꼭 마지막을 그렇게 표현을 해야만 했을까하는 의구심이다. 중간 중간에 드러났던 우정의 확인만으로도 어느 정도 충분했다고 생각이 된다. 그 우정을 보여주기 위해 청풍명월의 등장이나 가벼운 에피소드는 아주 적절했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마지막에 지환과 규엽의 우정을 보여주려고 했던 노력은 아무래도 조금 무리였던 것 같다. 우정의 확인이 아닌 대립 구도에 대한 인물 설정 마저 부인해 버리는 것이 되어버린 듯 싶다.
이 영화는 기존의 한국 무협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기존에 따라하기 식에 무협영화들과도 많이 다를 뿐만 아니라, 흥미위주의 눈요기를 보여 주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절제된 화려함과 장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다는 점이 보인다. ‘와호장룡’이란 영화와 비교를 해도, 전혀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분위기와 영상, 액션을 갖추었다. 다만 이런 뛰어남을 이끌어 주는 스토리 라인의 부족이 영화를 밋밋하게 이끌어 갔으며, 미완의 걸작으로 이 영화를 묶어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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