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영화를 보기 전.. 청풍명월에 관심이 간건 두 주연배우 때문이다.. 감독, 시나리오보다 조재현과 최민수가 나온단 사실.. 하지만 두 배우에 대한 나의 인식은 정 반대였다..
"최민수"씨는 눈에 힘만 들어간 배우.. "조재현"씨는 기본기부터 잘 다져져있는 연기파 배우.. 나에게 극과극으로 인식되는 배우들이 같이 나온다는데 궁금하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시사회에서 그 뚜껑을 열어보았다.. (원더풀 데이즈를 보고 바로 가느라 좀 늦어서 맨 첫째줄에서 봤다..^^a..)
이미 많은 분들이 말씀해놓으셨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 따지는건 그다지 하고 싶지 않다..
일단 내 생각에..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 정말 말도 안되고, 내가 써도 그것보다 낫겠다고 할 정도로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었다.. 그럴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정상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특히 마지막 부분 장면들은.. 그래야만 했는가? 그리고 그렇게 보여주려면 보다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이 영화는 아쉽기만 한 내용이었나? 설득력이 약한 대신 감독이 택한 것은? 어떤 분들은 잔인한 액션 장면이라고도 하고.. 어설픈 지환과 시영의 사랑이라고도 한다.. 물론 두가지 모두 맞는 얘기인 거 같다.. 단지 난 거기다가 하나를 더 덧붙이고 싶다..
바로 그 당시의 시대상황이다.. 내가 감독의 시선중 가장 재미있게 본 것은 바로 무인에 대한 문인들의 자세이다.. TV에서 하는 대하드라마를 보면.. 온통 무인들은 싸우는 장면에.. 문관은 책략을 내고.. 그래서 정복하고.. 하지만 이것보다 더 현실적이면서 재미있는건.. 전쟁이 약한 시대에 나라안에서 대립되는 바로 그 두 직책의 관계가 아닐까? 문관은 무관들을 항상 싸움꾼.. 혹은 주인을 지키는 개로만 인식하고.. 그런 자들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쳐야하는데 회의를 느끼는 장수들.. 이런 생각들로 인해 나라가 부실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들이 보기 좋았다..
그러나 이런저런 곁가지들로 인해.. 큰 중심으로 잡아두었던 지환과 규엽의 우정에 대한 설득력은 오히려 부실해진게 사실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큰 줄거리를 위해 제일 비중이 없던 지환과 시영의 사랑 장면을 빼고.. 그 부분을 그들의 우정으로 매꾸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최민수"씨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단지 눈에 힘만 들어가있는 배우가 아니라.. 적당히 영화의 흐름을 탈 줄 아는.. 정말 카리스마가 넘치는 배우였다.. 그의 카리스마는 아직 죽지 않았다.. 물론 "조재현"씨도 대단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둘의 결투 장면에서 "최민수"씨가 진검을 사용해서 그런지.. 둘의 결투 장면은 화려하기보다는 절제되어 있고 동작동작 하나에 힘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동작 하나하나가 딱딱 떨어지고 연습한거 같이 보이기도 했다..)
마무리하자면.. 이 영화는 참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한 영화이다.. 그러다보니 중심축이 되는 우정이 약해지고 다른 것들이 많이 부각되어 있는 영화다.. 조금만 더 중심축의 설득력이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름다운 화면, 노력이 들어간 세트 장면을 보고 싶으신 분은 추천.. 내용적으로 따지면서 보시려는 분들에겐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ps1. 마지막 부분에 나왔던 지환의 대사가 생각난다.. 물속에서 오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그가 했던 말.. "자네가 내 옆에 있어주었기에 그렇게 오래 있을 수 있었다는.." 그러기에 목숨도 맡길 수 있었다는 그 말이 자꾸 내 기억 속에 맴돈다..
ps2. 배경은 멋있었다.. 며칠전에 갔다온 담양 대나무밭이 나오는 장면도 이뻤고.. 장면장면마다 나오는 배경은 정말 찾아가보고 싶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