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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비극의 역사 속에 선 두 무사의 선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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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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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비극의 역사 속에 선 두 무사의 선택 -"내가 물 속에서 오래 버텼던 건 자네가 내 곁에 있어서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영화 속에서 친구간의 우정을 소재로 사랑과 우정, 그리고 배반과 같은 갈등은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영화 <청풍명월>(화이트리엔터테인먼트, 김의석)은 혼란스런 근대사를 사는 두 무사의 이야기이다. 영화 제목만을 떠올린다면 매우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으로 생각되나 영화는 이를 뒤집는 데서 시작된다.
액션 블록버스터 <튜브>에서 영화 초반부에 격렬한 격투신이 등장했듯 <청풍명월>에서도 검과 검이 부딪히는 무협 액션으로 긴장감을 갖는다. 강렬한 눈빛연기로 TV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대중들을 사로잡은 조재현과 카리스마의 대명사로 불리는 최민수의 캐스팅에서 볼 수 있듯 영화는 웅장하고 무게있게 진행된다.
영화는 '청풍명월'이라는 부대의 두 친구가 당쟁으로 혼란스런 조선 근대사에 서서 의를 택하는 친구 지환(최민수)과 실리를 쫓는 친구 규엽(조재현)간의 갈등을 그렸다. 두 무사의 사부는 반정 때 제거가 되고 반정군에 의해 죽을 고비를 맞는 지환을 그의 딸 시영(김보경)이 살리면서 둘은 원한의 칼날을 세우게 되고..
80억 여원이라는 대규모 제작비에 비해 영화의 스펙터클이 부족한 듯하다. 두 주인공의 격투신은 영화 <매트릭스>와 <영웅>의 대결 장면을 연상시키듯 2003년 한국 무협 서사극만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한다. 하지만, 영화가 후반부로 갈 수록 두 무사의 갈등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세상은 짙은 어둠에 깔리고..로 시작되는 나래이션은 영화의 무게를 짐작하게 하고 장면마다 웅장한 클래식이 흘러 긴장감이 계속되지만 지나치게 짓눌러진 현재의 서사와 이를 완화시켜주는 과거 씬에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속에 주인공 지환이 깎아 규엽에게 준 목각 장신구 외에 과거 장면과 연결되는 소도구 없이 갑작스레 과거 장면이 등장하는가 하면 조연배우로 나선 이종수, 김보경, 기주봉 역시 두 주인공 간의 갈등이나 사건을 전개시키는 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올해는 여름 이후 <청풍명월>을 시작으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황산벌>, <천년호>, <낭만자객> 등 사극 장르 영화가 잇따라 개봉한다. 영화 <청풍명월>은 사극만이 가지는 엄청난 제작비와 함께 영화 장르로서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2003년 처녀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울러, 앞으로 나오는 사극 영화에서는 좀 더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스펙터클을 기대해본다.
다만, 영화 후반부 멋있는 대사는 명카피로 추천할 만하다.
지환 : 물 속에서 말야.. 매번 내가 왜 자네보다 오래 견디는 줄 아나?
규엽 : 허허 이사람 참.. 그건 일부러 져준 거래도 그러네
지환 : 내가 자네보다 오래 버틸 수 있었던 건 자네가 내 곁에 있었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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