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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빌]<도망자>추악한 인간의 모습에 혀를 내두르다. 도그빌
tillus 2003-07-22 오전 12:30:29 3611   [15]
(스포일러가 될 수도...)

 <도그빌>이라는 제목을 언뜻 봐서 도그는 개, 빌은 빌리지의 약자를 쓴 듯 보여 ‘개 마을’이라는 단어가 연상되는 <도그빌>은 정말 뜻밖의 영화라 할만하다. 니콜 키드먼이 엎드려 있는 듯한 채 위를 쳐다보며 약간 매서운 듯한 얼굴이 포스터 전체를 도배하고 있는 것과 “<디 아더스>의 니콜 키드먼 그녀에게 비밀이 있다.”라는 메인카피는 영화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지 않고, 짐작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러닝타임을 살펴보면 178분, 대략 3시간이고, 감독이 <킹덤>, <어둠 속의 댄서>를 만든 라스 폰 트리에라는 것을 아는 순간 절대 평범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과연 3시간동안 졸지 않고 영화를 모두 다 관람할 수 있을지 내 자신에게 의심스러웠지만, 영화가 시작하고, 영화 속으로 점점 몰입하게 되면서 졸음은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 완전 사라져버렸고, 영화 속 사건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어느 한 남자의 나래이션과 카메라 앵글이 위에서부터 서서히 내려오며 도그빌이라는 마을이 소개되면서 영화 속 배경이 아닌, 어느 연극 무대가 펼쳐진다. 카메라가 다 내려왔을 즈음, 이제 정말 영화 속 마을모습이 펼쳐지며, 시작되겠지 생각했지만, 여전히 연극무대만 보여 질 뿐이었다.
 록키산맥에 위치한 작디작은 마을 도그빌은 참으로 평화로워 보인다. 사람들의 모습은 밝고 행복해 보이고, 순수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밑자락에서 몇 번의 총성이 울리고 아름다운 한 여자가 이 마을로 피신해 온다. 그녀의 이름은 그레이스(니콜 키드먼), 갱들의 위협을 피해 여기까지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녀를 처음 본 톰(폴 베타니)은 운명적인 만남이라 생각하고, 그녀에게 정을 베풀어준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동의 끝에 그녀는 도그빌에 숨어 살아도 될 자격이 있는지 2주간의 기간이 주어진다.

 <도그빌>은 정말 놀랍도록 훌륭한 영화다. 178분의 기나긴 러닝타임동안 영화는 도그빌이라는 마을 안에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마을 밖으로는 단 한발자국도 내딛지 않고, 실제 세트를 지은 영화 속 배경이 아닌, 집과 길과 숲을 선과 글씨로만 표현을 한 연극 무대 안에서 모두 펼쳐나간다. 조금 무리한 도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지만, 놀랍게 잘 짜여진 플롯과 내러티브들 덕분에 거의 지루한줄 모르고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영화에 대한 애정이 보통 사람들보다는 약간 유별나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아니, 연극을 즐겨보는(또는 볼 줄 아는) 사람들에게 더 흥미가 끌릴만한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인간의 추악한 본능을 여지없이 들춰낸다. 처음에 그녀를 마을에 숨겨줄 때의 인간적이고, 착한 마음씨의 마을 사람들은 그 여자의 대가로 찾는 이로부터 현상금이 내걸리고, 그것의 가치가 점점 상승하면서 사람들의 악한 본성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며, 마을 사람들은 하나 둘씩 그녀로부터 변심하기 시작한다.
 돈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힘이 돈을 이겨내지 못해 돈의 노예가 되면서 끝없이 돌출되는 인간의 추악한 행위들을 영화는 그레이스라는 여성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그레이스가 그 마을에 출현하기 전에는 즉, 돈이라는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때에는(존재하더라고 그 가치가 미미했을 때에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처럼 황폐화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전제를 영화 초반에 걸쳐 보여주며, 어느 순간부터 그녀를 마을에 숨겨주는 대신 자신의 대가가 요구되기 시작하고, 그것이 표면화되면서 대가(돈)이라는 것이 그 욕심을 완전히 채워주지 못하자 추악스러운 본성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듯,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하루를 기나긴 노동력으로 착취하고, 그녀를 찾으려는 자들이 점점 마을 사람들의 목을 조여 오자 끝내 그녀의 성적 매력까지 착취하기 시작한다. 참다못해 마을로부터 도망을 치려하다 실패로 돌아간 그레이스에게 마을 사람들은 냉혹하게도 그녀에게 개목걸이 까지 해 놓으며 그녀를 마을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영화는 서서히 그녀의 마지막 복수를 예감케 한다.
 사실 영화 초반에 톰이 갱들의 두목으로부터 그녀를 보면 연락을 달라며 명함을 건네준 후부터 결말을 이미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다. 그 결말은 사람들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폭발하면서 철저히 힘의 논리에 의해 나타나고 움직이는 행동이며, 현재 어느 강대국의 오만한 행위와 피를 부르는 잔인한 전쟁을 상징하는 듯 보인다. 그때는 아무 죄도 없는(순수함으로 상징되는) 어린아이들도 예외가 없다.

 각각의 인물들 하나하나에서 모든 인간 군상을 만나 본 듯한 캐릭터들의 모습은 모 자르지 않는 연기력과 함께 최상의 영화를 만들어 내는데 크게 한몫을 했고, 니콜 키드먼이라는 배우가 가진 파급력과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관객들로 하여금 최고의 찬사를 받아 마땅한 영화로 탈바꿈 했다.


 이런 영화가 좋다. 올해 부천국제 영화제도 가보지 못한 나에게 이렇게 영화다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상업성만 득실 되는 요즘의 영화판에서 작품성 뛰어난 영화를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가끔씩이나마 이런 영화를 접할 때, 영화라는 것에 더더욱 애정이 깊어진다.
 인간의 오랜 역사를 단 3시간에 모든 걸 함축시켜버린 <도그빌>, 그 안에서 현재 내 자신의 모습도 찾아 볼 수 있었고, 나와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도그빌>이라는 제목이 그런 연유에서 나온 것 같다. 개 같은 본성을 가진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하나의 도그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그래선 안되겠지만.....

<도망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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