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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 여성들의 우정과 의리, 사랑, 일, 결혼에 관한 멋진 싱글즈 싱글즈
kdong8799 2003-07-27 오전 12:00:30 1770   [6]
 메가박스 8관 드넓은 곳에서 6명이 앉아 너무나도 진부하고 한심한 신밧드 7대양의 전설을 단 80분 동안 지루하게 보고 나와 1관 더 넓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재미있고 유쾌하게 싱글즈를 보았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상영되어졌던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20대나 30대의 사람들이 보기에 너무 좋은 영화였습니다. 웃음과 슬픔, 문제의식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영화를 마지막까지 웃고 즐기면서 한편으로는 지난 일들을 떠올리면서 정말 재미있고 기분좋게 관람했습니다.

 항상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이 왜 여성들간의 우정과 의리나 이성간의 우정과 의리를 그리는 작품이 없는지 였습니다. 남녀간의 왜곡된 관계나 운명적인 사랑, 삼각관계가 주된 소재였지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여성들간의 진정한 우정이나 의리, 이성간의 우정과 의리를 제대로 그린 작품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많은 작품들이 남녀간의 사랑에만 촛점을 맞출지 알았지 성장과정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고민과 삶을 잘 묘사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싱글즈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29살에 누구나 고민하고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을 유쾌한 웃음을 섞어가면서 잔잔하게 잘 그렸습니다. 특히 동미와 나난간의 우정과 의리가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서로의 솔직한 고민과 기쁨, 아픔을 같이하면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남자들의 세계에만 우정과 의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간에 더 진하고 가슴아린 우정과 의리가 있음을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에도 묘사되듯이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여성을 대상화하고, 상품화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여기는 안 좋은 풍토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여성들 서로가 자신의 일과 사랑을 당당히 선택해나갈 수 있도록 큰 힘이 될 수 있기를 참 바랍니다.

 결혼에 대한 나난과 동미의 선택이 참 필요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이혼율이 세계2위이고(곧1위가 된다고 하죠), 40대 이전에 이혼하는 사람들이 압도적 다수입니다. 갈수록 결혼한지 1년도 안되어 이혼하는 신혼부부가 매우 늘어나고 있습니다. 10쌍중에 4,5쌍이 이혼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 대학동기들 중에도 몇몇은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이혼을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부모님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상황에 떠밀려, 나이가 됐으니까, 사회생활이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자라면서 결혼은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식을 낳아 기르고 싶어서 등등등. 좀더 주체적이고 신중한 사랑과 결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도 남들보다 뒤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다보니 결혼에 대한 부담을 참 크게 갖고 있었습니다. 또 3년 넘게 사귀던 사람이 있었기에 더욱 그랬지요. 남들은 다 연인사이라고 생각했을 지 몰라도, 두사람 사이에는 어려운 환경과 조건속에서 남자와 여자로서 참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사회생활을 2년이나 먼저 했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서로에게 낯선 부분도 많이 생겼죠. 사회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남들처럼 당연히 결혼에 대해 부담을 갖을 수 밖에 없었고, 서로 오랜기간 쌓였던 문제가 많았던 둘은 결국은 헤어졌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강남에 있는 한 나이트에서 저보다 13살 어린 대학생을 만나 지금까지 3년 넘게 만나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 둘은 서로의 관계에 대해 헷갈려 합니다. 둘다 특별히 사귀는 사람은 없고, 좋아하는 것은 확실한데, 사랑에 대해서는 서로 자신없어 합니다. 20대 중반에 사귀었던 후배와는 우정과 의리가 있는 선후배관계가 더 맞았던 것 같은데, 상황과 환경에 의해 연인이라는 형식을 갖추었던게 서로에게 많은 상처와 아픔(좋은 추억과 그리움도 많이 남아있음)을 주었던 것 같고, 지금 만나는 친구와는 내용적으로 완변한 연인인데, 서로 형식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관계가 서로에게 더 솔직한 것 같아 참 좋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동미나 나난처럼 결혼과 사랑에 대해 자신의 마음에 솔직한 것이 많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을 더 했습니다. 결혼을 해서 안정된 가정속에서 인생을 꾸려나가는 것이 더 편한 분들은 그렇게 하고,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사랑에 대한 확신이 서는 이성을 만나서 결혼을 하시고 싶은 분들은 너무 조급해하시지 말고 여유를 갖고 기다리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아니면 동거를 하다 결혼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영화처럼 싱글로 오랜기간 버텨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어쨋든 결혼과 사랑은 각자 편한대로, 단 진실되고 신중하게.

 영화가 또 괜찮고 유쾌한 것은 첫사랑사수궐기대회처럼 억지 웃음이나 감정이입이 전혀 안되는 억지 슬픔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웃음과 잔잔한 갈등이 또 매력입니다. 특히 장진영의 표정연기가 너무 괜찮고, 엄정화는 우리가 그동안 영화와 방송에서 보았던 통통튀는 그 이미지가 그대로 녹아나 좋았습니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아픔도 너무 심각하지 않게 잘 그렸고, 나난의 삶과 선택을 존중하면서 미래에 대한 결혼과 사랑을 약속하는 김주혁의 캐릭터도 우리 사회 남성들에게 정말 많이 필요한 모습입니다. 커다란 갈등이나 반전, 슬픔은 없지만 29살에 누구나 겪게되는 경험이나 고민을 아주 잘 그린 정말 괜찮은 한국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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