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인사하러 온 정초신 감독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영화 보고나서 씨네21이나 무비스트같은 사이트에 제발 이상한 내용으로 글 올리지 말아달라구... 그때는 그냥 웃고 넘겼는데, 영화를 보고나니까 그게 감독 자기가 봐도 영화에 그만큼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한 얘기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일 먼저 영화의 내용은 차치하고, 영화를 만드는데 얼마나 성의를 기울였는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극중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한없이 어색하고 오버로 치장되어 있는건 그렇다치고, 철수(조인성)가 연변에 가서 공형진과 만나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분명히 조인성이 대사를 버벅거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말이 꼬이는 부분 말이죠... 그런걸 그냥 내비두다니... 대사를 꼭 물 흐르듯이 좔좔좔 하는건 영화를 좀 작위적으로 만들기는 할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그 버벅거리는 부분은 영화를 성의없어 보이게 하고, 집중력을 확 깨게 만드는 역할을 하더군요. 영화를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면, 최소한의 직업정신 쯤은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