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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거울속으로]소재의 표현만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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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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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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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09 오전 11:1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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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으로” - 일상적인 물질의 하나를 영화 속 테마로 이끄는 기술, 그 성과와 노력에 고개를 숙인다. 다만 장르 표현의 미숙만이 옥의 티.
영화에서 보이는 소재의 한계성은 어디까지일까? “거울”이라는 너무나도 흔하고 평범한 사물을 가지고, 독특하고 기발한 영화 테마로의 변신을 보면서 또 한번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일상적으로 매일 누구나 한번쯤은 보게되는 거울. 이런 특성 때문에 거울이 공포 영화의 주요 소재가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는 충분했다. 도대체 거울이 어떻게 공포의 축으로 작용할지 의구심을 갖는 것 또한 당연하게 느껴진다.
유지태의 행보 역시 참 많은 관심거리이다. 2년 전 ‘봄날은 간다’이후 한동안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그이기에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됨은 당연하다. 유지태는 현재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과의 조우를 기다리고 있다. 그 중 ‘거울속으로’란 영화가 가장 처음으로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처음의 만남이란 하나의 사건 또한 많은 영화 외적인 관심 요소이다.
영화는 백화점이란 배경으로 시작을 하고 역시 같은 배경으로 끝을 맺는다. 화재 사고로 폐점을 했던 백화점의 재 개장 준비 속에 나타나는 의문의 살인사건. 또한 계속되는 거울 앞에서의 의문의 살인사건들이 주인공들을 한자리로 이끌게 된다. 우영민은 백화점의 보안 실장(세큐존), 그리고 담당 형사로서 하연수, 그리고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지닌 이지현. 이와 같은 모습으로 한자리로 어우른다. 영화는 공포적인 분위기에서 시작을 해서 3명이 모여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의 스릴러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또한 마지막에선 공포와 스릴러의 공존을 시도하는 조금은 복잡한 구조를 이룬다. 과정의 시도에서나 긴장감의 강약 분포의 적절성으로 영화에서 한순간의 놓침도 허락하지 않는다.
‘거울속으로’라는 영화는 우선 한 여자의 ‘한’을 공포의 축으로 선정을 했다. 그리고 또한 그 한 여자의 죽음을 영화 스토리 전개의 축으로 이용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공포의 축과 스토리의 축을 적절한 조화로 영화를 이끌어 간다. 영화는 공포를 거울을 통해서 보여주고, 또한 스토리 전개에서도 거울은 실마리 제공이라는 큰 역할을 수행한다. 어떤 영화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기발한 방법으로 이용되는 거울이 놀라울 뿐이다. 거울의 역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각 인물의 설정 부여에 있어서도 거울이란 소재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기에 인물의 특징에도 주목을 해야 한다. 1년 전 사건 현장에서 실수로 동료를 죽음으로 몰고 간 우영민(유지태). 그 원인이 거울이기에 거울에 대한 공표와 두려움으로 가득한 인물이다. 그리고 이지현(김혜나)에 있어 거울은 1년 전 죽은 쌍둥이 언니 이지영(김혜나)과 교류를 하는 하나의 매개체이고, 또한 이지현에 있어 거울은 편안함과 안심의 도구이다. 1년 전 우영민이 실수를 한 현장에서 같이 있었던 하현수(김명민), 자신만을 믿기에 거울 속에 보이는 세상을 믿지 않는 냉철한 인물로 설정이 된다. 이와 같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인물에 대한 특징을 거울이란 것을 통해 다 형성을 하고 이끌어준다.
그러나 공포와 스릴러의 조화는 역시 한계를 조금 느끼게 한다. 분위기의 변화를 이끌어 감에 많은 실수를 범했다. 공포로서 영화의 시작을 했고, 점차적으로 공포와 스릴러의 조화를 모색했다. 그렇지만 스릴러적인 요소가 너무나도 강해져 가는 탓에 점점 공포의 맛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결국 이지영의 마지막 복수는 공포의 극대화 속에 형성되길 바라지만, 중첩된 스릴러적인 요소에 혼합되어 묻히고 마는 결과를 양산해버렸다.
또한 사건을 해결하기에 어려웠을까? 해결하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눈에 드러나는 수를 썼다. 마지막 살인 사건을 보여줄 때에, ‘범인은 우영민이다’라고 세큐존(보안회사)의 복장을 스쳐지나감이 아닌 확연하게 보여준다. 감독은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여기까지만 생각하세요’라는 요구를 하고 싶었을까? 대부분의 관객이라면 세큐존(보안회사)의 복장을 보았을 때, 당연히 우영민을 범인으로 몰고 가기 위한 음모란 생각과 동시에 누가 진범이란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그리고 앞서 보여주었던 거울의 공포와 전혀 무관하게 사건을 보여줌으로 일관성을 잃어버린 점 또한 묵과하기 힘들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건 하나로 영화의 핵심 또한 동떨어진 곳으로 흐르게 한다. 영화에서 앞서 보여줬던 살인의 범인은 1년 전 죽은 이지영의 한(거울속에서 보이는 공포이자 귀신이라 칭해보자.)이 원인이란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마지막도 이지영이 복수를 하게 되는 설정으로 확신까지 시켜주게 된다. 그래서 점차적으로 이런 공포와 사건 해결의 스릴러를 잘 조화를 시키다가 마지막 사건을 공포가 아닌 스릴러만으로 표현하게 되고 또한 강조를 함으로써, 이는 앞에 보여줬던 공포를 묻혀버리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이와 같은 내용의 흐름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화의 중점을 어디에 둬야 할까 하는 혼란만 가중시킨 꼴이 되어버렸다.
영화를 보고 한가지 의문점이 있다. 필자는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그 의문을 해결할 여지가 없다. 영화의 사건이 다 해결이 되고 우영민이 병원에서 사인을 거꾸로 하고 나오면서 엔딩을 장식하게 된다. 그런데 엔딩의 의미부여가 무엇일까? 무엇을 주고 싶었을까? 우영민이 밖으로 나왔을 때, 우영민 눈에 보이는 것은 거울 속에서 보는 방향과 일치된다. ‘보이는 것이 다는 아냐’라는 우영민의 영화 속 대사를 생각해 봤을 때, 영화 전체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지금까지 모두 거울 속 세상 이야기를 보여줬다는 의미를 두고 모두 속았지 하는 의미일까? 빠르게 지나가는 이 부분은 영화를 보고 영화 전체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보통으로 생각하기에 거울은 현실의 물건을 그대로 비춰준다. 그렇게 알고 있고, 그에 대해 다른 생각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허락하기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진실처럼 여겨왔던 거울에 대한 이런 생각들을 이 영화에선 정면으로 거부를 한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는 거울에 비치는 모습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보여준다. 그런 모습이 섬뜩함과 더불어 새로움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실로 영화의 핵심으로 거울의 선택은 높이 평가해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다만 영화를 풀어가는 기술에 있어 보이는 실수들이 너무 큰 나머지 영화에서 보이는 거울의 가치마저 잃어버릴 상황에 가슴을 어루만지며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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