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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란-눈물없는 가슴 아픈 슬픔이 너무 완벽합니다. 파이란
kyajin 2001-04-27 오후 4:56:06 1110   [4]
여주인공 파이란.
남주인공 강재.

나는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았을 땐 둘이 만들어가는 애절한 사랑과 가슴아픈 대단한 편지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혀 예상밖의 내용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사랑을 만들어 가지도 않았을 뿐더러 여주인공은 짧은 한국어 지식으로 꾸미지 않은 어린아이 수준의 짧은 편지를 남기고 죽었을 뿐이었다.

감동이라기 보다는 슬픔....
이 슬픔은 영화속에서 중반 이후에 형태가 없이 등장하고,
영화를 보면서 한줄기 잔잔한 눈물이 눈가에 맺히게 되는데, 이 영화는 그 동안 보아왔던 수많은 눈물 영화와는 달랐다.
눈물 영화는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지만 빨간코를 훌쩍이며 돌아서면 "아~정말 슬펐다" 라는 말을 남기고 잊혀지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맺힌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돌아서 나오면서 조금씩 얼굴에 줄을 긋고, 그 슬픔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었던 것이다.
나는 어제 이 영화를 보고 그 슬픔이 지속되었고, 오늘 다시 그 영화를 생각하며 팜플렛을 찬찬히 읽고 있는 순간 슬픔이 복받쳐 왔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까지도 가슴이 애절하다..

그 동안 한국영화가 발전해 오면서 리얼리티를 살린 한국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양아치 영화가 많이 등장을 했다.
조직세계, 그리고 그들의 욕뿐인 대사...
지금 기억나는 "초록 물고기" 가 대표적인 영화인데, 슬픈 삼류 인생,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그러나 어느정도 현실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우연의 연속...
주인공이 우연히 깡패두목의 눈에 띄고, 힘든 인생을 마감한 후에 우연히 들른 식당이 죽은 주인공 가족들이 사는곳...
이 초록 물고기도 우리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고, 주연배우와 조연배우들의 연기도 "역시 잘한다"는 감탄을 금치는 않았다.

그러나 같은 삼류 인생의 양아치 영화 이지만 파이란의 강재는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찌린내가 물씬 날것같은 오락실에서의 건달 이미지...
양아치 사이에서도 벌레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마음여린 양아치..그러나 그이름 양아치라 성질은 더러워서 기분나쁜건 못참는 모습.
씽크대에 오줌을 갈기고, 후배가 꽁쳐논 돈 몰래 쓰고, 고등학생들에게 포르노를 빌려줘도 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은 없다.
꿈도 없고 인생 목표도 없고 돈도 없고...그야 말로 삼류 양아치가 바로 최민식 그 자체 였다.
영화 시나리오의 80% 이상이 욕으로 도배된 영화...그러나 배우들의 욕설뿐인 대화가 너무나 자연스럽고, 최민식의 그런 자연스런 양아치 연기는 파이란의 죽음으로 한층 더 빛을 발한다.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중국여자. 인생이란 없는 양아치 이기에 돈 때문에 호적엔 아내로 올라있지만,
그다지 신경을 쓰지도 않고 그냥 잊혀져 버린 호적상의 아내..
<파이란>의 죽음으로 받아보게된 편지 한통.
별 내용은 없다.
그러나 양아치들 사이에서도 인간쓰레기 취급을 받던 그에게 "결혼해 주셨기에 당신이 제일 친절합니다" 그 한 구절..
그것으로 인해 여린 그의 가슴은 동요를 하게 된다.
어린나이에 고아가 되어 타향에서 고생을 하고 죽게된 파이란의 죽음을 측은해 하게 되고,난생처음 그녀의 편지로 듣게 된 친절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양아치 삶에 비친 한줄기 희망과도 같은 빛이었고, 슬픔이었다.
최민식은 그런 감정들을 그냥 보통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정말 삼류 양아치로서 그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파이란을 화장하고 나서 뼛가루 옆구리에 끼고 바닷가에 앉아 착잡한 심정으로 담배를 빼어 물다 꾹꾹 눌러참은 오열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말로는 표현할수 없는 그 감정을 어찌도 저리 얼굴표정 하나로 완벽하게 소화해 냈을까하는 감탄을, 슬픔을 나는 글로 표현 못한다.

고향에 내려갈 결심을 하고, 우연히 발견한 파이란의 비디오 테잎..
아마도 화면상에 그 테잎이 처음부터 나왔다면 그 슬픔이 이리 오래 지속돼진 않았을듯 싶다.
테잎을 보는 강제의 표정이 화면상에서 변화를 보였고, 그 비디오 내용을 상상해내면서 강제와 같은 감정으로 동화되어갔다.
강제가 테잎을 보는 동안엔 안타까움만 있었을뿐 슬픔은 없었지만, 목이 졸리면서 가물가물 멀어지는 화면이 등장하면서 비디오 테잎속의 파이란이 등장한다. 그 순수한 모습, 순수한 그녀의 목소리...한순간에 슬픔은 최고조가 되어 버린다.

영화는 막이 내리고 까만화면에 하얗고 깨알같은 글씨들이 올라오면서도 계속해서 울려퍼지는 음악.....음악이 멈추지 않는 동안 계속해서 가슴을 쥐어파는 슬픔... 난 한동안 말을 못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최민식 아니면 안되었을 것 같고, 장백지 아니면 안되었을 것 같기만한 영화였다.
영화 중반부 이상을 최민식만 나와서 장백지는 뭘 할까 싶었는데, 몇마디 없는 한국어 대사였지만, 화장기 하나 없는 멍청한 표정의 연기가 너무가 순수하고 완벽해 보였다.

그 사랑을 진즉에 만들어 갈수만 있어다면.....하는 안타까움과 애절함이 남는 영화였다.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3
전 o.s.t 만으로도 좋던데.. 꼭 봐야징 아직 못봤듬..   
2001-04-29 20:4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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