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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미래 세계, 사이보그 인간의 정체성 공각기동대
nugu7942 2003-08-11 오전 10:57:24 1139   [5]
<공각기동대> 미래 세계, 사이보그 인간의 정체성
- 인간 존재의 수수께끼..'보이는 것은 실체의 허상일지니'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을 위한 영화축제가 있어 행사 마지막 날,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예술전용관을 찾았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영화는 <우주소년 아톰>으로 알려진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1995년 시로우 마사무네 원작 만화를 극장판으로 만든 <공각기동대>.

사전에 예약을 했던 터라 매표소에 걸린 '매진' 표시에 안도를 하며 상영관 안으로 들어섰다. 약 80여석 되는 자리를 메운 채 영화가 시작됐다. 지난 해 국내 개봉이 되었지만 영화관을 찾으려 할 때, 개봉관에서는 일찍 막이 내렸던 아쉬움으로 숨죽인 채 관람했다.

사이보그를 통한 인간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 이 영화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음악과 영상. 조금은 암울한 배경과 네트워크 범죄라는 다소 어두운 소재에 걸맞는 음악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다만, 영화나 애니메이션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봐야 할 <공각기동대>가 너무 어려운 철학적 메시지가 영상만으로는 풀리지 못할 심오한 수수께끼를 남기고 계속된 의체 결합과 지나친 파괴장면이 지루함으로 다가오는 건 왜일까. DVD로 한 번 더 본다면 원작작가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메시지를 더 잘 읽을 수 있을텐데, 필자의 능력으로 파악하기엔 아직 부족한 듯 느껴진다.

의체와 고스트가 결합된 사이보그 인간은 생명체?

영화 <공각기동대>는 서기 2029년 미래 도시에서 일어나는 사이버 테러와 이를 처리하는 특수 수사대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을 다뤘다. 공안6과 수사관 쿠사나기는 공안9과의 외교공작용 '프로젝트 2501'에서 태어난 인형사가 인간의 의식을 해킹해 의식과 기억을 조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외부로는 사이버 테러와, 내적으로는 자신의 정체성과 싸운다.

해킹 인터넷쇼핑몰 분양사기 등 사이버 범죄가 주를 이루는 2003년을 예상이라도 한 것일까. 감독은 범죄자가 사이보그나 인간의 뇌를 해킹해 조종하는 등 멀지 않는 미래 사이버 세계를 내다보고 있다.

감독은 의체만 바꾸면 새로 태어나는 사이보그, 고스트를 해킹당해 조종당하는 인간들 등 이런 모습 속에서 그의 영화를 볼 관람객들에게 지극히 자연스런 인간이란 생명체가 어느 순간, 사이보그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으며 인간 역시 정체성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인형사에게 뇌를 해킹당한 청소부와 공안 범죄를 저지르면서 쿠사나기에게 추격당하는 산 켄화는 자신의 기억이나 인식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범죄의 하수인이 된다.

인형사를 알게 되면서 쿠사나기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되고 바다 속에 잠수하거나 거울에 비췄을 때 자신의 모습을 보고 갈등한다. 인형사는 너무 발달한 나머지 자신 스스로 생명체라 여기고 쿠사나기와 결합을 시도하는데...

'거울은 본래 실체의 허상과 같지'
'보이는 것은 실체의 허상일지니'

바닷 속에서 수면에 떠오를 때와 까페 창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에 쿠사나기는 더 이상 사이보그가 아닌 인간이 자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모습과 같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내가 죽으면 무엇이 남는가'하는 실존적인 물음을 사이보그가 하고 있는 것이다. 인형사가 자신을 생명체로 여기고 공안6과에 망명을 청하는 것 또한 그러하다.

인형사가 탄생하는 과정과 쿠사나기가 끊임없이 자기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가질 때, 인간의 기억과 그 정체성을 나타낸 영화 <블레이드 런너>를 연상하게 한다. 그리고 쿠사나기가 건물에 침투하기 위해 옥상에서 떨어지는 장면에서 언뜻 떠오르는 <제5 원소>의 영상이라니. 그래서 뤽 베송은 인터뷰 때에 <공각기동대>에 감탄을 나타냈을까.

영화 중반에는 마치 끝없이 내리는 비와 쇼윈도우에 비친 간판과 네온사인으로 가득찬 도시의 야경과 중후한 전자음이 섞인 배경음악은 컴퓨터가 지배하는 미래의 암울한 느낌으로 와닿아 정체성에 의문을 품는 이들을 더욱 고독하게 한다. 아울러, 오래 전 오시이 마모루가 동양적 철학과 미래를 예측하는 상상력으로 2D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는 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이보그가 인간의 존재를 결정짓고 전자두뇌에 접속하면 새로운 개체를 번식하는 사이버 세계에서 인간은 더 이상 절대적 존재가 아니다. 인형사가 쿠사나기의 뇌에 결합해 새로 태어난 소녀는 자신의 모체인 두 사이보그 인간과 형사 바트의 말도 무시한 채 넓은 네트워크 세계로 사라져간다. 이 장면은 <공각기동대>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해답을 미룬 채 속편을 기대하게 한 것이라면 2편을 기다려볼까?

(총 1명 참여)
karamajov
아톰은 데즈카 오사무 작품인데요   
2008-10-16 03:0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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