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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남북녀] 뻐꾸기를 날려라..!! 남남북녀
ysee 2003-08-14 오후 3:44:39 2575   [11]
감독: 정 초신 주연: 조 인성, 김 사랑, 허 영란, 공 형진

<호>[남남북녀] 뻐꾸기를 날려라..!!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종합 선물세트를 선사하겠다는 일념하나로 제작되었던 "휘파람 공주"란 영화를 기억하는 영화 팬들이 있을 것이다. 촛불 시위며 반미 분위기..그리고 한국을 비하했다는 이유만으로 철퇴를 맞은 007시리즈 물인 "007어나더데이" 등은 남북 화합.. 남한의 락밴드의 리더인 남성과 북한 지도자의 막내딸이 만나 사랑을 꽃피운다는 이야기를 담아낸 "휘파람 공주"는 너무 많은 것을 담고자 했던 감독의 욕심과 상업논리에 편승하는 배급력에 밀려 관객의 사랑을 충분하게 받지 못했던 작품이었다.

필자가 서두에 "휘파람 공주"를 언급하는 것은 이번에 관람한 영화 "남남북녀"의 처음 느낌이 "휘파람 공주"와 흡사했기 때문이다. 남한의 남성과 북한의 여성이 만나 사랑을 꽃피운다는 설정은 두 영화가 기본적으로 공통된 맥락이다. 단지 풀어내는 이야기는 서로가 다를 뿐이란 것이다.

"남남북녀"를 연출한 [정초신] 감독은 지난해 "몽정기"란 영화로 나름대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감독이다. 대체로 충무로에 입성하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들은 자신의 영화가 한 편 제작되고 나면 1년에서 3년정도 터울이 있은 후에 또 다른 작품을 가지고 영화 팬들 앞에 돌아오는 게 대체적인데 반해 [정초신] 감독은 1년도 되지 않아 또 다른 코미디를 담은 영화를 가지고 돌아왔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감독은 제작발표회를 가진 다음 '남남북녀"가 처음 오픈 하는 언론시사회에 걸리기까지 딱 100일 걸렸다고 변을 하였다. 100일이라.. 상당히 빠른 시일 안에 영화를 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김기덕] 감독은 한달 안에도 영화를 제작하는 감독이긴 하나, 일단 [김기덕] 감독의 스타일은 접어두고, [정초신] 감독의 스타일. 음...스타일은 모르겠지만 영화의 규모를 보아서는 100일이란 기간은 아무리 생각해도 빨리도 찍었고, 후반 작업도 스피디하게 작업한 것이다.

빨리 찍고 빨리 오픈하였기에 행여나 어설프게 나온 영화는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든 것은 사실이다. 빨리 먹는 밥이 체한다고 했던가.. 빨리 먹을 때 적어도 국 한숟가락정도 아니면 물이라도 함께 마시면서 먹는다면 그나마 덜 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가 아무래도 "남남북녀"가 아닌가 싶다.

영화의 이야기를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그저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 영화를 평가하는데 훨씬 수월하다. 어차피 스피디하게 제작된 영화.. 그것도 웃음을 주겠다는 코미디 영화에 작품성을 기대한다는 것은 욕심이 아닌가 싶다. 필자는 이 영화의 전체적인 평가를 내리는데 있어서, 등장하는 각 캐릭터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특이나 북한 여성으로 나오는 "오영희"역의 [김사랑]과 "혜영"역의 [허영란]이란 배우에게 소리 높여 칭찬을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닐평"역의 [공형진]이란 배우는 워낙 능청스러운 연기를 자주 선보였기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 애드리브를 워낙 잘하는 배우라 신선하지 않았기에 그저 보이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는 배우이기에 칭찬을 하지 않는 것이다.

[김사랑]과 [허영란]은 북한 표준말[평양에서 자랐고, 공부하는 인물이다. 평양은 북한의 수도이기에 표준말에 해당된다..]을 맛깔스럽게 표현해주어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두 여배우가 내뱉는 북한 말들은 우리가 느끼는 우리네 말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기에 뜻과 깊이는 가늠하기 힘들다. 그래서 "언어"가 이처럼 재밌게 들리기엔 실로 오랜만이란 것이다.

가령 [김사랑]이 남한의 작업맨 [김철수:조인성]에게 "삽질"이란 표현을 했을 때 [철수]는 "삽질"이란 뜻을 우리네가 느끼는 "병신 삽질하네.."로 받아들여 상당히 흥분하는 것을 발견 할 수 있고, 우리네가 여성을 꼬실 때 쓰는 은어로 "뻐꾸기 날린다"란 표현을 하는데, [철수]가 [영희]에게 "뻐꾸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여기 뻐꾸기가 어딨냐.."면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모습은 남과 북의 언어적[같은 국어를 사용하는데도 말이다..]으로 현저히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장면 중에 [철수]가 [영희]에게 "신데렐라"의 동화를 들려주는 장면은 북한의 교육 현실이 어떠한지를 알려주기에 씁쓸함으로 다가온다. 우리네가 아무런 생각 없이 내뱉고 표현하는 모든 언어적인 것들이 우리에게는 재미와 즐거움을 주지만, 같은 국어를 쓰고 있는 북한 이들에게는 낯선 언어.. 뜻을 설명하기 힘든 언어로 다가간다. 반대로 북한 언어를 들으면 우리에게는 상당한 재미를 유발시킨다는 데에 역시나 씁쓸함을 제공한다.

우리네는 영어.. 북한 러시아[노어]어를 배우기에 이 또한 넘어야 할 벽 중에 하나인 셈이다. 필자는 이 영화가 좋으며 재밌는 영화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후반부에 [철수]가 총을 발사하면서 우리 그냥 사랑하게 놔달라게 하면서 외치는 시퀀스는 한숨이 나올 정도로 형편없이 느껴졌다. 버려야할 것을 버리지 않고 영화 속에 그대로 차용한 것에 대한 의도를 묻고 싶을 정도이다. 코미디 영화는 재밌으면 된다. 그 재미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상황에 의해서 벌어지는 코믹이 아닌 뜬금없이 난무하는 말장난이 고작 이 영화가 전해주는 웃음이었다. 거기다가 시종일관 계속된 웃음을 주고, 헤어지는 아픔.. 분단의 아픔을 전하고자 보여주려는 아픔의 심정은 계산적으로 삽입했으나 녹아들지 않기에 아니 한만 못하게 된 씁쓸함을 제공하였다.

역시나 급하게 먹는 밥이 체 한다고 한 옛 어른들의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은 꼴이 된 "남남북녀".. 우리네가 처음 초등학교[예전엔 국민학교]에 들어가 국어 책을 펼쳤을 때 처음에 접한 인물이 바로 "철수"와 "영희"이다. 성도 없이 딸랑 이름만 들었던 "철수"와 "영희"가 남한의 [철수], 북한의 [영희]로 돌아오긴 했으나, 두 사람이 펼치는 언어구사[북한 표준어와 우리네 은어] 능력만이 들릴 뿐이고, "김사랑"과 "허영란"만이 그나마 아쉽게 건진 수확이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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