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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라더스]<월향>기억속의 우리네 아버지.. 오! 브라더스
egoist2718 2003-08-24 오전 2:32:03 935   [7]
오랫만에 만나는 괜찮은 영화였다.
언제나 글의 결론을 먼저 쓰는 습관 때문에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너무 마음에 쏙 드는 영화인데 칭찬만 해주면 눈치 보이고 이래저래 고민 많이 했다.

영화는 아놀드 슈왈츠제너거가 나왔던 <트윈스>와 어느 정도는 비슷하다.
물론 트윈스에서는 아놀드와 대니 드비토가 쌍둥이로 나오지만 대니 드비토가 열성인자는 다 몰아서 받은 쌍둥이 못난 동생으로 나온다.
이미지를 따온 듯한 영화<오! 브라더스>는 거기서 좀 더 다른 방식의 틀린 형제 얘기를 하고 있다.
형이 잘난 것에 반해 동생은 못난 것도 부족해서 조로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이 영화는 뻔하다. 그래서 스토리는 관객의 상상을 뛰어 넘지 못하고 있었다
두 형제의 캐릭터가 상이한 것에 대한 재미 빼고는 다른 사고와 웃음을 표출하지는 못하지만 예상될 수 있는 스토리 안에서 예상된 웃음을 씬마다 정확하게 꼽은 감독과 배우의 능력은 대단했다.

형역으로 나온 이정재(오상우)와 배 다른 동생 이범수(오봉구)의 캐릭터의 안배가 가장 눈에 띄었다. 눈가 보아도 호남형인 이정재가 근육의 긴장을 다 풀고 코미디와 부정을 느끼는 연기 장면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이범수의 연기에 감탄을 할 것이다.
물론 그의 성숙한 12살 연기는 웃음과 눈물을 쏙 빼게 할 수 있는 연기였지만 개인적으로 이정재의 튀는 캐릭터를 받쳐주는 자연스러운 연기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언제나 왜?라는 질문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자연스러운 코미디 영화는 하나의 질문을 던져 주었다.
조로증이라는 특이한 병이라는 소재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소재를 선택한 감독의 의도가 궁금했고, 잘못 표현 했다가는 많은 편견과 그 병을 앓고 있는 환자나 가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다분히 위험한 소재이다.
물론 어느 병명을 소재로 쓴다고 해도 그럴 것이다.
상우의 캐릭터의 성격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상우는 아버지를 원망하고 과거를 아프게 기억하는 인물이다.
그에게 시간을 뛰어 넘는 조로증 환자 동생은 나이차를 극복하고 같이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외관상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진다.
같이 있어도 상우가 형제를 떠나서 자신과의 연배차가 느껴지지 않게 하는 봉구의 외모는, 봉구가 자신을 괴롭혔던 그 과거의 산물이라는 것이 크게 다가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형을 좋아해서 자신의 병을 이용하더라도 참고 있는 봉구.
그가 전해주는 아버지에 대한 단상은 시간을 다시 과거로 돌려 놓기도 하고 아픔을 치료해주기도 한다.
그것은 봉구라는 캐릭터가 앓고 있는 병 조로증이 시간을 잊은 병이기 때문이다.
무시하고 잊고 싶어도 과거는 엄연히 언제나 존재하며, 또한 그것을 극복하는 미래도 오기 때문이다. 그는 상우의 과거이고 또한 미래이다.
봉구의 조로증이 시간을 거스르는 병이기에 우리 또한 그를 통해서 과거의 상처를 치료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100% 활용한 <오!브라더스>는 웃음 뒤에 오는 가족애가 큰 공감을 주었다.
너무나 다른 두 형제가 험난한 세상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하는 스토리는 물론 작위적인 사건으로 감동을 끌어내고 있지만 활용도의 능력에서는 뛰어난 이범수의 연기력으로 무난히 넘어가고 있다.
거기다 안면 근육의 힘을 완전 뺀 이정재의 눈물씬은 영화가 가지는 미덕인 감동을 바로 업그레이드 시키기에 충분한 사양을 지니고 있다.

모든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디지털 시대에 가족애는 아날로그라는 영화적 소재 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재가 끊임없이 이용되고 만들어지는 이유는 한 개인이 사회에 존재하게 하는 밑거름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스토리와 장점 그리고 단점을 많이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영화를 보면서 내내 느꼈던 개인적인 기억때문이다.

가난한 어린 시절 아버지는 언제나 일이 끝나면 동료들과 막걸리를 드시고 집으로 퇴근하셨다. 나는 9시 뉴스가 시작하기 전에 어린이는 그만 잠자리에 들 시간이라는 광고를 무시하고 아버지를 기다렸다.
술이 얼근히 취한 아버지의 손에는 봉투가 있었고 그 안에는 과일이나 과자가 들어 있었다.
과일이라 해봤자 귤이나 사과였고 과자라야 해봐야 새우깡, 웨하스라는 지금보면 상당히 허접한 것들 뿐이었다.
그러나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그것라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나로써는 상당한 호강이었고 매일 밤마다 오늘은 아버지가 무엇을 사올까? 궁금해 했었다.
아버지는 언제나 짝수로 먹을 것을 사오셨다. 귤 4개, 웨하스 2개 이런식으로 말이다.
두 자매인 언니와 내가 사이좋게 안 싸우고 나누어 먹을 수 있게 배려해준 것이다.
영화<오!브라더스>의 마지막에 돈 4만원씩 양쪽의 호주머니에 담아 두었던 상우와 봉구의 아버지의 마음이 우리네 아버지의 마음과 크게 다를 것이 없기에 이런 글보다는 눈으로 마음으로 확인해보는 시간을 극장에서 가졌으면 한다.

코미디가 주가 되는 영화는 이제 물렸다. 그런 소재 안에서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를 기다렸다.
<오! 브라더스>는 시간을 기분좋게 추억하게 해주는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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