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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휴업>[오!브라더스] 어른들의 세계에 떨어진 악동 오! 브라더스
emptywall 2003-08-31 오후 5:15:31 1151   [3]
 '블록 버스터'라는 말은 미국 여름철에 개봉하는 영화들로 인해 생겨났다. 다른 나라들보다 여름방학이 긴 미국에서 여름이라는 계절을 영화계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성수기임에 틀림없다. 거액의 돈을 투자해 엄청난 스케일의 영화를 만들어 개봉해 단기간에 치고 빠지면서 막대한 이윤을 남기는 이러한 영화들에 '블록 버스터'란 별명이 붙게 된 것이다. 왜 뜬금없이 이런 말을 했는가 하면,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방학기간보다 조금은 늦은 시기인 추석시즌을 대목으로 잡기 때문이다. 그래서 8월과 9월, 그리고 길게는 10월초까지 성수기로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많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데 전국 5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조폭 마누라> 속편이라든지, 코미디 히로인 김정은의 <불어람 봄바람>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유독 독특한 소재로 관심을 끄는 작품이 있다. 이정재와 이범수가 골난듯한 표정으로, 우스꽝스럽게 인상을 쓰고 있는 포스터를 내세운 <오! 브라더스>가 바로 그것이다.


 흥신소 직원으로 불륜 현장을 찍어 당사자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일을 하는 '오상우(이정재)' 에게 어느날 아버지의 부고가 들려 온다. 어릴 적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와 그 충격에 자살을 택한 어머니 때문에 집을 나와 혼자 살아가던 상우에게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보다는 아버지가 떠맡기고 간 빚이 더 걱정이다.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상우는 궁여지책으로 배다른 동생을 찾아 나선다. 동생을 찾으면 빚에 대한 부담이 반으로 줄게 되고, 그 어머니까지 찾게 된다면 빚을 모조리 떠넘길 생각을 한 것. 그런데 동생인 '오봉구(이범수)'는 '조로증' 환자로 나이는 초등학교 5학년 나이인 12살이지만 외모는 30대...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격이 된 상우는 봉구의 엽기적인 행동 때문에 상우는 항상 골치를 앓는다. 여기에 폭행을 일삼으며 상우에게 뒷돈을 요구하는 정반장으로 인해 상우는 봉구와 같이 채무자들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일을 하게 된다.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일을 잘해내는 봉구를 보며 상우는 흐뭇함을 느끼고, 봉구는 형을 도우며 같이 살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은데..


 <오!브라더스>는 이번 추석시즌에 개봉하는 영화 중에 가장 기대를 갖게 한다. 전작의 흥행돌풍을 이어가겠다는 <조폭마누라>에 비해서는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고, 김정은과 김승우를 내세운 <불어라 봄바람>에 비해서는 캐스팅의 진용이 밀리는 듯하다. 하지만 이 약점들을 모두 극복해내는 것이 영화의 고른 '호흡'이다. 배우들의 완벽하다 싶을 정도의 연기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의 면면을 보더라도 오봉구 역의 이범수는 꾸준히 자신의 입지와 연기력을 다져온 배우로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오아시스>에서 장애우 연기를 보여준 문소리처럼 '모 아니면 도'인 연기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정말 아이가 되어 버린 듯 주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연기를 보면 과연 이범수가 아니고 누가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정재는 이 작품을 통해서 꾸준한 연기를 보여준다. <젊은 남자>를 시작으로 코미디, 멜로, 액션등 다방면의 장르에서 입체적인 연기를 해온 그였기에 오상우를 무리없이 연기해낸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조연들의 감초 연기 퍼레이드다.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반장' 역의 이문식은 이범수와 버금가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선해 보이는 옆집 아저씨같은 인상으로 똑바로 쳐다보기 힘들 정도의 악랄한 눈빛을 쏘아대는 그를 보면 정반장의 캐릭터를 한순간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원종은 강해 보이지만 의외로 심약한 룸쌀롱 '홍사장' 연기를 능숙히 해낸다. 그 밖에도 흥신소 사장 역할을 한 박영규와 영화 처음에 등장하는 불륜 커플의 모습을 보여준 김형자와 공형진은 지금은 종영된 모 시트콤과도 연결이 되는 상황을 연출해내 반가움을 남긴다.


 이 영화는 내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를 보여준다. 철없는 봉구의 모습과 그가 뱉는 대사 한마디에 웃게 만들다가 과하다 싶을 때는 어느덧 가슴이 뭉클해지는 상황으로 감정을 조절한다. 이 때문에 러닝타임에 비해 실제로는 더 짦게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장점도 있지만 역시나 걸고 넘어가야 할 점들이 있다. 한가지는 기자 시사회때 공개됐던 필름과 일반 시사회때 상영된 필름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후자의 필름으로 영화를 보면 약간씩 이야기가 건너뛰는 느낌을 받는다. 가족애를 주제로 내건 영화의 특징상 사족이 될 수 있는 '정반장'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적지 않은 양을 편집한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것이 매끄러운 장면전환과 스토리 전개에 암초로 작용한다. 과거 <친구>가 그랬던 것처럼..(<친구>는 전국 800만을 동원한 히트작이지만 사실 곽경택 감독이 직접 쓴 소설을 보지 않으면 대립하는 '준석'과 '동수'의 속사정을 알기 힘들다...) 앞으로 개봉할 필름은 과연 어떤 것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리고 또하나 매번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충무로의 진부한 흥행공식이다. '웃기다가 울리는' 이 공식은 <오!브라더스>에서도 적용이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같은 공식을 따르는 경쟁작 <불어라 봄바람>과는 소재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생 김봉두>에서는 사제간의 사랑을, <불어라 봄바람>에서는 남녀간의 사랑을, <오!브라더스>에서는 형제간의 우애와 가족애를 보여준 마당에 이제 남은 소재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제는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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