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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영화생각] 오! 브라더스 & 불어라 봄바람.. 오! 브라더스
ryukh80 2003-09-04 오후 12:49:33 1715   [7]

우리가 어렸을 적에 자주 당하는 일 중에..
내가 가장 기분 나뻤던 일은 부모님이 날 누구랑 비교하는 것이다..
누구네집 애는 어떻더라란 말..
이 말은 나이가 든 지금도 나를 화나게 하는 1순위다..
나는 커서 저러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를 어쩔까나.. 비슷한 영화 두개가 또 다시 나타난걸..
지난번 '데드캠프 & 엑스텐션'에 이어 '오! 브라더스 & 불어라 봄바람'이다..
원래 하나하나 따로 쓰고 싶지만.. 내용적으로 비슷하기도 하고..
하나만 쓰려고 하면 상대편 영화가 생각나서 언급하지 않고는 설명하기가 힘들기에..
정말 어렸을 적 부모 마음이 이럴 때 이해가 될지는 몰랐다..ㅡ.ㅡa..



혹시 만화를 좋아하는가? 난 만화광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도 꽤 만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만화를 읽다 보면 크게 두가지로 분류가 되는거 같다..

1. 나름대로 하나의 치밀한 스토리를 가지고 매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경우와..
2. 매회 에피소드가 하나하나 나열되며 스토리 자체보다 에피소드의 웃김에 주목하는 경우이다..

물론 1의 경우가 매회 터지는 웃음의 강도는 약하지만..
나중에 가면 그 치밀한 계산 때문에 더 많이 웃고 뒷이야기가 점점 더 궁금하게 되며..
결론을 보면 뭔가 후련한 느낌이 든다..
반면에 2의 경우는 순간적인 재치는 1보다 좋을지 모르나..
뒷이야기가 어떻게 될지는 대부분 뻔하며.. 거기에 맞춰가는 억지가 점점 불쾌해진다..

자.. 당신은 어떤 방식의 만화를 좋아하는가?
난 1번 방식의 만화가 훨씬 좋다..
그래서 요새는 만화가 완결될 때까지 꾹 참고 안 보려고 한다..
완결된 후에야 이야기 전개가 어떻게 되는지 보고 그때야 볼지 안볼지를 결정한다..
아무리 어설퍼도 나름대로의 계산에 의해 전개되는 이야기가 더 좋기에..


서론이 길었다..^-^
두 영화를 비교하라면 왠지 위의 비교와 비슷할거라고 생각한다..
'오! 브라더스'는 1번 방식의 영화이고..
'불어라 봄바람'은 2번 방식의 영화이다..
순간적인 장면에서의 재치는 '불어라 봄바람'이 나을지 모르지만..
(동물의 왕국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결혼식 장면.. 어떻게 그런 생각을..ㅎㅎ)
치밀한 구성은 '오! 브라더스'가 낫다..
물론 순간적인 장면에서 나오는 웃음은 실소에 불과하지만..
치밀하게 짜여진 장면에서 나오는 웃음은 박장대소에 가깝다..

그리고 결말까지 갔을 때의 감동도..
'불어라 봄바람'은 뻔하고.. 갑자기 전개되기에 황당한 면이 있지만..
'오! 브라더스'는 자연스럽게 한걸음씩 다가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음.. 그렇다면 비슷한 점은 무엇인가..
1. 상영시간이 비슷하다.. (시간에 맞추려 한 것처럼 보인다..)
2, 만화같은 설정을 가지고 있다..
3. 동성애를 웃음의 요소로 쓰고 있다.. (요새 코메디 영화의 공통된 특징인듯..)

이것들보다 더 두드러지는 공통점이 결말에 다가가는 방식이다..
두 영화 모두 결말에 가까워질수록..
벌려놓았던 주변 이야기를 가지치기하듯.. 하나씩 쳐내기 시작한다..

'불어라 봄바람'의 경우는..
친구의 결혼식이 어떻게 되었는지, 노작가와 홈마담의 사랑이 어찌되었는지..
'오! 브라더스'의 경우는..
정반장이 어떻게 되었는지..

이 얘기들이 큰줄거리를 결말로 끌고가기 위해서 빠져있다..
근데 '불어라 봄바람'과 달리 '오! 브라더스'의 경우 약간 문제가 있다..
'불어라 봄바람'은
그들의 얘기가 이야기의 핵심도 아니고 보는 사람의 상상에 맡길 수도 있었지만..
'오! 브라더스'는 정반장의 이야기가 내용의 큰축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뚜렷한 마무리없이 끝내기에는 왜지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그.러.나. 과연 다른건 치밀했던 감독이 이 부분만 치밀하지 않았겠는가..
기자 시사회와 초반 시사회를 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이 부분이 편집됐다고 한다..
왜 편집됐는지 잘 이해가 안가지만.. 편집된 부분을 알려주겠다..
(물론 이 부분 이후부터는 영화를 본 뒤에 읽는게 나을거다..^-^;;)

1. 초반 길거리에서 봉구가 속옷을 구경하다가 상우한테 맞아서 화가 난다..
   이때 봉구는 상우에게 욕으로 수화를 한다..
   --> 이 부분이 나와야 뒤에서 어떻게 상우가 봉구가 한 수화를 기억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솔직히 봉구가 하는 수화를 두번은 봐야지.. 한번 보면 잘 기억 못하지 않는가..

2. 은하가 상우의 침대에서 잔 날 아침..
   상우가 일어나보니 봉구는 은하의 뒤에 꼭 붙어서 자고 있다.. 상우가 또 때리자..
   봉구는 왜 형은 은하랑 같이 잤으면서 자기는 같이 자면 안되냐구 따진다..
   --> 물론 빠져도 되지만 알면 더 재미있었을듯..

3. 상우가 봉구를 봉구 어머니의 집으로 데려갔을 때..
   상우는 봉구 어머니와 앉아서 얘기를 한다.. 그리고 그녀가 다리를 떠는걸 본다..
   (봉구가 전에 얘기한 적이 있다.. 은하씨도 다리를 떤다구..)
   봉구 어머니는 봉구 아버지가 좋은 사람을 만나 다시 결혼하라구 했다면서..
   자기들은 봉구랑 살면 좋지만.. 봉구가 자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한다..
   상우는 그런 봉구 어머니를 바라보며 봉구는 어머니를 싫어하는게 아니라고 알려준다..
   --> 상우와 아버지의 관계처럼 봉구와 어머니의 관계도 사랑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부분도 꽤 따뜻함이 느껴지는 장면인듯..

4. 상우는 차를 타고 가면서 봉구가 이제 필요없을거 같다는 녹음기 내용을 듣는다..
   녹음기에는 처음에 "예수 이름으로.. 예수 이름으로.."란 내용이 나와서 상우가 웃는다..
   하지만 그 뒤의 사진을 가져오라는 협박 내용을 듣고 상우의 얼굴은 심각해진다..
   그리고 어느 가게에서 상우는 그의 부하들과 함께 온 서장을 만나고..
   녹음기의 내용을 들려준다.. 그리고 문밖에 나가려다가 정반장을 지나친다..
   정반장이 너가 여기 왠일이냐구 하자 상우가 막 욕을 한다..
   정반장이 미쳤냐구 하자 상우가 주먹을 날린다..
   정반장이 상우를 때리려고 하자 서장 부하들이 연행하고.. 상우는 가게를 빠져 나간다..
   --> 결국 정반장은 봉구의 녹음으로 크게 당하게 된다는..
       다른 부분보다 이 부분은 안 빠졌으면 영화가 훨씬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자.. 이상이다..
나는 '오! 브라더스'가 개인적으로 더 좋았지만.. 그거야 개인 취향이니..
위의 비교를 잘 생각하고 가신다면..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적어도 아무것도 모르고 1권부터 보다가 결말에 가서 허무해지기 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는지는 대충 알면 본인이 원하는 만화책을 볼 수 있는테니 말이다..


ps. '불어라 봄바람'에 나오는 "윤종신"씨의 '바캉스 매니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노래다..^^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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