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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인간 말살!!28일 완성!!지금 구경하세요!! 28일후...
kharismania 2003-09-09 오전 2:36:58 1276   [3]
요즘 들어서 이 영화에 관한 광고나 입담들을 통하자면 꼭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두가지 결말..글쎄..그 두가지 결말이라는 게 대체 뭔데..

솔직히 그러한 이야기를 접하지 못했다해도..이영화에 흥미가 가는 건 영화의 감독이 대니 보일이라는 사실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보았던 비치에서의 충격이 아직도 뇌리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그의 이름을 통해서 다시 메아리처럼 울려오는 궁금증은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가 되어버렸다..

어찌되었건 그 궁금증을 눈으로 만나보았다..과연 28일후에 어떤 일이 있길래..

솔직히 대충 예고편이나 동영상을 대충 접했을 때 더스틴 호프만이 출현하는 아웃브레이크가 떠올랐다..원숭이로부터 감염되는 출혈열이 도시 전체에 퍼지고 결국 도시는 봉쇄되는 그런 일련의 과정이 떠올랐다..

대충 비슷한 모양새는 보인다..이영화에서의 감염의 숙주도 원숭이고..출혈을 동반하는 질병이라는 사실에서..그러나 문제는 얌전한 감염체가 아닌 난폭하고 흉악한 감염체로 돌변하여 적극적인 감염을 유발하고 다니는 것이다..

영국이라는 국가 하나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무시무시한 이 질병을 이겨내는 과정을 보여줄 듯한 이영화는 영화를 어느정도 보다보면 그게 아니네..라는 생각의 돌출로 영화를 접하는 시선을 갸우뚱하게 한다..

말그대로 생존게임이다..마치 좀비게임의 주인공처럼 다가오는 감염자들의 공격을 피해 그들을 제거하고 살아남아야 하는..다만 혼자가 아닌 비감염자 여럿이 팀을 이룰 수 있다는 어드밴티지를 얻을 수 있지만..물론..그 어드밴티지는 때론 강한 페널티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감염자들의 공격은 그들의 자의가 아닌 바이러스의 숙주가 됨으로써의 타의적 본능이다..혈액내에 떠도는 바이러스의 노예가 된 그들은 바이러스의 취향에 의해서 빨간 눈을 부릅뜬채 광폭한 몸놀림으로 타인을 자신과 동질화시켜 나가려고 한다..바이러스의 기본적인 번식적인 본능에 의해서 이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살아남은 자들의 모습이다..살아남은 건 좋다..그러나 무언가 내일의 희망을 보며 살아가는 것과 그저 죽지 못해서 살아가는 것과의 차이는 크다..

전자의 경우에는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불굴의 의지를 지니지만 후자의 경우는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이 괴로운 고통이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 처한 인간들의 모습은 하루하루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자신의 혼란스러운 현실앞에서 이성적인 가치보다는 본능적인 가치를 더욱 중시하게 된다..지속적으로 지켜나갈 수 있는 윤리나 도덕같은 지속적인 가치의식보다는 쾌락이나 욕망의 단절적인 가치의식을 더욱 중시하게 된다..

물론 나름대로 지속시킬 가치가 있는 세계내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라면 전자의 가치가 중시되겠지만..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엉망으로 변해버린 세계에서는 후자의 가치조차도 충족시키기 어려운 법이니까..

마치 비치에서의 행복하고 평온한 섬에서의 마음 훈훈해보이는 정착자들과의 생활이 식인상어의 출몰과 함께 그 내면에 감춰진 폭력성과 이기심의 발로로 나타나는 것처럼..

오히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이성적판단력이 멀쩡한 비감염자들이 자신들의 가식적인 호의를 이용하여 타인에게 굴욕적인 보답을 요구하는 28일후에서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사회적 굴레를 벗어난 인간의 혼란인가..사회적 굴레에 억지로 갇혀있던 인간의 만용인가..이 사회의 존재이유에 대한 물음이 이 영화에는 가득 차 있다..

정부의 규제나 법으로 인한 질서의 구현은 폐허가 된 도시안에서 발견할 수 없다..그러한 현실안에서 공포스러운 감염체들과의 투쟁이 두려워지는 건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이유없는 자신을 향한 폭력을 경계하며 살아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비문명사회의 원초적인 근원적 모습을 풍자한다..인간의 법도로써 재정비된 세계가 아닌 인간도 동물도 모든것이 나름대로의 자연법칙에 따르며 살아가던 그 세계의 모습..오늘날의 인간이 만물의 영장임을 자칭하며 이 지구상의 주인행세를 하지만..그러한 인간의 몰락의 과정을 단지 28일이라는 한달도 안되는 4주의 시간으로 설정해 놓음으로써 이 오만한 생명체들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놓는 것이다..

공룡이 지구상의 주인자리를 내놓고 순식간에 몰락했듯이..인간역시 그러한 꼴을 당하지 않을리가 없다..라는 무시무시한 묵시록적인 예언처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군인들의 보호를 받기 위해 스스로 찾아간 그곳에서 오히려 성적학대와 폭력을 더욱 노골적으로 강압당하는 그것은 오늘날의 사회안에 속박되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서로간에 합의된 억압을 풍자하는 듯 하다..

사회의 구조적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은 그 호의에 보답하기 위해서 많은 억압과 순종을 강요당한다..자신들이 몸소 지켜주는 고마운 은혜를 성상납으로나마 은혜갚기를 원하는 군인들의 모습은 오늘날 사회의 가식적인 호의너머에 있는 개개인에 대한 간섭과 개인성을 억압적인 행태에 일침을 가한다..

어찌되었건 영화는 극단으로 흘러가고..그 극단적인 영화의 결말은 두갈래 길로 나눠진다..

해피엔딩..그리고 언해피엔딩..이렇게 간단하게 나눠질지 모르는 두갈래길을 하나하나씩 쫓아들어간 후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우선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법한 첫번째 결말씬은..솔직히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다..지난 상황과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게 대조적으로 끝나는 결말이라는 점은 그렇다 치더라도..마치 콩볶아 먹듯이 무릎을 떼고 발목과 허벅지를 이어버린 것처럼 어색함을 감출 길이 없다..어떻게 그렇게 평화로운 내일을 꿈꿀 수 있었는가..하는 일련의 과정이 그냥 그렇게 어물쩡하게 넘어가버리는 듯한 인상은 지난 2시간 가까이 되가는 결말이전의 진행상황을 깡그리 무시해버리는 인상이다..

그리고 언해피엔딩이라 말할 수 있는 결말..차라리 난 이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비극적이라고는 하나..이야기의 진행상황과 맞추어 보건대 이쪽이 해피엔딩쪽보다 흐름이 매끄럽고 간결하다..그리고 비극적이라기 보다는 무언가 관객에게 이 영화가 진정으로 주고자 하는 의미를 강렬하게 남길 수 있는 요건은 이 비극적 결말의 여운이 그 몫을 톡톡히 해낼 것 같다..

대니보일 감독의 트레인스포팅을 보지 않았어도 이완맥그리거의 뜀박질 모습은 인상깊게 본적이 있을테다..무언가 선명하고 깔끔해보이기 보다는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는 영상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영상..28일후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이러한 화면적 특징은 혼란스러움과 긴장감을 가중시키는 또다른 공신이다..

공룡이 사라진 것처럼..인간도 사라질 수 있다..인간이란 동물로 분류되는 축에 끼는 본인 역시 알고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분명 언젠가 그러한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다만 그러한 순간을 앞서 부르는 건 인간이 스스로 착각하고 있는 우월함으로 포장된 오만함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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