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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잔인함의 미학.. 엑스텐션
kharismania 2003-09-11 오후 12:10:01 1849   [3]
만약 당신의 눈앞에서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의 목에 시퍼런 칼날을 들이대고 쫙 그어버린다면..그리고 그 갈라진 피부안에서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피를 보게 된다면..

그 눈앞에 펼쳐지는 그 상황을 감당해낼 자신이 있는가?

마치 담력테스트를 하는 듯한 영화들..이유없이 잔인하고 끔찍한 학살이 난무하는 영화..13일의 금요일같은 영화의 부류에 동참할 법도 하는 이영화에는 왠지 그것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하드고어(HardGore)류의 영화..어찌보면 우리에게 낯이 익지 않은 영화일지도 모르지만..아까도 언급했던 13일의 금요일과 같은 류의 영화도 이쪽에 속한다..

왠만한 공포영화도 칼로 쑤시는 장면은 음향적인 효과로 눈가림하는 편이다..하지만 이쪽 영화들은 짖궂게도 아주 눈으로 당당하게 확인을 시켜주는 영화다..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영화를 보다가 화장실로 달려가도 될 정도의 영화들도 많다..

이영화도 상당히 보는 사람을 부담스럽게 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머리가 곱게(?) 잘려져 나가는 것도 아닌..축구공처럼 강하게 튕겨져 날아가는..그리고 머리가 사라진 목에서 피가 수도꼭지 물 틀듯이 뿜어져 나오는..혹은 전기톱으로 사람의 몸을 긁어대는..이런 장면에서 어떤 사람이 유쾌함을 느낄 수 있을까..느낀다면 상당히 의심해볼만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이러한 장르의 영화를 폄하할 수 있는가..어찌보면 정말 솔직한 표현방법이 아닐까 싶다..은유적인 표현이 때론 아름답지만..직설적인 표현이 때론 통쾌하기도 하듯이..이 영화의 이런 잔인무도한 장면들은 어찌보면 그 잔인함의 미학을 여실히 살려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오히려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게 상상하는 것보다 편하지 않을까?말 그대로 몸으로 느끼는 공포다..

예를 들자면 사각지대에서 귀신이 불쑥 튀어나오는 장면을 보면 사람들은 가슴속으로 전율을 느끼지만..살인마가 누군가의 팔목을 도끼로 썰어버리는 장면을 보면 그 아픔이 자신에게 전이되는 끔찍함을 느낀다..말 그대로 살떨리는 공포다..

어찌되었건..이 영화에는 요즘 사라져가는 공포영화들의 코드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꼭 쓸때없이 위험을 자초하는 주인공들의 플레이..잘 숨어있다가 괜히 위험하게 어슬렁거린다거나..쓸때없이 밤에 나돌아다닌다거나..그런 식의..그리고 이유없이 사람죽이는데 재미붙인 악마같은 범인의 등장..

그러나 이영화는 그런 고전적인 코드를 그냥 곧이 곧대로 써먹는 것만은 아니다..나름대로 이런 비쥬얼적인 공포에 힘을 실어주는 건 심리적인 쓰릴러적 요소다..어찌보면..이런 영화 뻔하지..라고 말하는 녀석의 뒷통수에 도끼를 심는 영화랄까?

영화가 후반부에 들어서면 나름대로 충격적인 반전이 터진다..뭐..광고에서 말하듯이..'식스센스'보다 새롭고 '디 아더스'보다 충격적인지는 모르겠지만..나름대로 충격적인 반전이다..

동성연애..이중인격의 요소가 어우러진 싸이코 쓰릴러적 코드가 보여주는 반전은 잔인무도한 영상만큼..충격적이다..

보이는 것과 느껴지는 공포가 어우러진다고나 할까..다만 시각적인 공포에 짓눌리다보니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공포가 다소 빛이 바래지는 형상이기도 하지만..그리고 이 영화의 반전은 유주얼 서스펙트나 프라이멀 피어의 전반전 엎어메치기 식의 반전류보다는 식스센스나 디 아더스의 전반전 때려잡기 식의 반전류에 가깝다..한방에 이전의 모든 상황을 뒤엎어버리기 보다는..이전의 상황들에서 깔아놓았던 의구심들이 자잘한 복선의 연속이었음을 번쩍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메리가 전화기를 찾아서 안방으로 오지만 살인마의 인기척을 느끼고 벽장에 숨어서 알렉스의 어머니가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후..살인마가 떠나고 벽장에서 나와서 전화기를 집어드려는 순간..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알렉스의 어머니는 메리에게..왜?..라고 묻고는 숨을 거둔다..

왜 저런 말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지만..(물론 그 상황에서 정말 놀라게 하는 장면이 나와서 그런 의문들을 순간 싹 가시게 만들어버릴 법 했지만..)그 왜..라는 한마디는 후반부의 반전을 위한 복선이었음을 후반부를 거치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말그대로 후반부의 반전이 전반부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변화시킨다..

하지만 이런 류의 영화는 위험하다..스포일러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만일 그 영화의 반전이 이렇다..라는 사실만 알아버리면..그 영화가 지니는 미덕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린다..다만 이영화에서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눈요기(?)감이 많으니 조금은 다행(?)스러울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잠재된 흉악함은 이런 식으로도 표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영화는 상당히 잔인하게 보여주고 있다..아니..어찌보면 인간의 잠재된 흉악함이라고 말해버리기엔 조심스럽다..인간의 잠재된 흉악함이라기 보다는 이렇게 사악해지는 경우도 있다..라는 식의 표현이 걸맞을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상당히 여러모로 신경을 쓴 영화가 아닌가 싶다..묻지마살인식의 막가파적인 영화로 잠시 착각하게 만드는 중반이후의 충격적인 결말은 이 영화가 왜 이리 잔인해야 했는지 그 타당성을 입증해준다..어찌보면 의도적으로 혼란을 주기 위해 잔인함에 무게를 실은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관객에게 시각적인 충격을 주어 두뇌의 흐름에 공황상태를 유도하고..그러한 공황상태에서 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충격의 증폭효과를 노린듯 하다..다만..그 결말로 가는 도중 환각을 일으키는 몇몇 장면은 관객에게 의도된 신기루를 보이게 하여 혼란을 주지만..

이런 영화는 한번 보는 걸로 족하다..매니아가 아닌 이상은..권하고 싶은 마음은 안든다..

물론 오래가는 공포는 아니다..이런 류의 영화는 차라리 귀신이 나오는 영화보다 실감이 나질 않는다..오히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데도 말이다..그런만큼 볼때는 정말 눈을 감았으면 하는 마음이 절실하지만..보고 나서는 금방 잊을 수 있는 공포가 아닐까싶다..(이 영화가 그다지 별루 무섭지 않아..하는 표현이 아니다..)

사람들은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을 피하고 싶어하면서도 그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는 면이 있다..마치 영화속에서 쓸때없이 위험한 곳을 찾아가는 주인공처럼..한번쯤 그런 끔찍함을 목격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다만 권하지는 않겠다..이겨낼 자신이 있는 자만이 목격하길 바란다..처음부터 끝까지 잔인한 이영화를 감당해낼 자신이 있다면..그렇지 못하다면 영화를 만든 제작자로써는 당신이 영화를 보고 무심코 내뱉을지 모르는 한마디가 거북할지도 모른다..

사족>영화에서 메리가 알렉스에게 넌 역시 예뻐..하는 대사가 나온다..
사실 알렉스가 예쁘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하지 못했다..그런 대사를 넣기위한 캐스팅에 좀 더 신경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을...ㆀㅡ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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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여운이 많이 남더군여..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답니다;;;   
2003-09-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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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텐션(2003, Haute Tension)
제작사 : Europa Corp., Alexandre Films / 배급사 : (유)영화사 화수분
수입사 : (주)시네마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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