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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04 오전 2:54: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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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처음 보았던 때가 언제였을까..?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어린시절..이불을 뒤집어 쓰고서도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보았던 영화.. 이 영화의 공포가 아직 남아있는 지금....다시금 보게되었다. 지금에 와서 보더라도 도저히 1973년에 만들어졌다고는 생각지도 못할 이 영화가 4반세기동안 베일속에 숨겨놨던 11분을 추가하여..다시 우리에게 다가왔다. 예전에 이 영화를 보고 내 기억속에 남는 대표적인 장면들은 추워진 방에서 입김을 내뿜던 아이의 창백한 얼굴, 그리고 180도로 돌아가는 머리 등 공포스런 장면을 연출한 장면들 뿐으로 이제 기억속에는 영화의 전부가 아닌 단지 몇몇 부분만이 남아있을 뿐이였다. 그래서인지...지금에 와서 다시금 본 이 영화는 영화의 처음 도입부부터 웬지 설레이고 새로움 뿐이였다. 영화를 보는내내...'이런 내용도 있었던가...?'라는 의문을 하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되찾아가면서..영화를 보았다.
물론, 이 영화 간결하지만은 않다. 131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보여지는 장면 모두가 긴장감을 주고, 공포감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공포라는 장르를 잠시 있고 드라마인가...라는 생각까지 들게할 정도로 인물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보여주어서...모든 공포영화의 교과서로 칭송받는 공포영화를 보러온 이들의 마음을 풀어줘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지루한 일상들도 이내 영화전반에 깔리는 음산한 음악으로 인해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금 긴장을 하게끔 한다.
[엑소시스트:디렉터컷]의 개봉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은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 벌써 4반세기나 지났을 정도로 오래된 영화라는 것이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공포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 영화에 대한 4반세기 이전이 아닌 2001년의 관객들은 이 영화의 공포를 그대로 보아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이 영화가 어떻게 전개 될 것인지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리건의 이상증세로 인해 병원에서 뇌, 척추 검사등 모든 검사를 하면서 의사들이 이런저런 병명을 갖다 붙일때도...우리들은 리건이 신체적으로 병을 앓는 것이 아니라 악령이 몸에 깃들여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의사들의 그런 진단에 콧웃음을 치게 된다. 88명의 의사들을 거치다가 최후의 치료수단으로 엑소시즘을 선택하게 될 때는 이제서야 그런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대해 화가 나기도 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반응이다. 우리는 이 영화에 대해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어린시절에 멋모르고 보아오던 시절부터 엑소시스트 시리즈를 특집으로 엮어서 보여주는 것도 보았던 학창시절도 있기에...이 영화에서 기대하는 것이라고는 새로이 추가된 바로 그 11분에 있었다. 그 11분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크기에 실망감도 클 수 있었기에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를 보고나서 지금까지 나름대로 간직하고 있던 [엑소시스트]에 대한 환상이 깨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앞섰다.
물론, 2001년의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이전에 느꼈던...원인모를 공포감에 사로잡히지는 않았다. 누군가가 그랬다.. 이 영화는 예전에 보았을 때의 관점으로 보아야 된다고.. 2001년의 관점에서 본다면...이 영화를 통해 공포감은 느낄수 없다고.. 하지만, 난...도저히 예전의 관점을 살려서 이 영화를 볼 수 없었기에 예전에 느꼈던 공포들을 다시금 맛 볼 수는 없었다. 다만, 영화의 장면장면들을 보면서...1973년에 어떻게 이런 장면들을 촬영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새로이 추가된 주요 장면들 중 '스파이더 워크'도 그러했고, 목이 180도 돌아가는 장면도..다시 보면서 그런..생각을 한 것이다. 자위라기 보다는 자해에 가까운 십자가로 자신을 해하는 장면을 보면서도 섬찟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 영화보기 전 생각했던...단지 새로 추가된 11분에만 큰 기대를 걸었던 나였지만... 영화를 보고난 후 멋진 영화 한편을 보았다는 만족감을 얻었다. 과거에 이미 보았던 영화임에도....너무나 옛적에 만들어져서 조금은 유치하게 다가올 수도 있었음에도.... 최근에 본 어느 공포영화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영화를 본 것이다.
이 영화를 최고의 공포영화로 부르면서 아직까지도 관객들이 이 영화에 만족하는 이유는 1971년에 공개되어 무려 55주 동안이나 베스트셀러리스트에 올라왔던 소설을 멋지게 영화로 옮겨준 '윌리엄 프레드킨' 감독의 역할이 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무엇보다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럽기만 한 12세의 소녀의 모습에서 악령에 의해 지배당한 모습을 너무나도 완벽하게 연기해 낸 '린다 블레어'의 연기력을 가장 인정하고 싶다. 그 밖에 영화 초반과 종반에 짧은 시간동안 나오면서도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 메린 신부 역의 '막스 폰 시도우'의 연기 역시...다시 봐도 대단하기만 하였다.
영화를 보기 전...과거에 보았던 [엑소시스트]는 잠시 머릿속에서 지워버렸으면 한다. 지금 눈 앞에 보여질...그리고 귀에 들려질 이 영화는... 과거의 것과는 분명 다르다. 이전 것과의 차이를 굳이 발견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솔직히 난....어린 시절 이 영화를 보았기 때문인지 이번에 보면서도 어느 것이 새로이 추가된 장면이고, 어느 것이 예전에도 있던 장면인지를 완전히 구분해 내지 못했다. 다만, 영화를 보면서 순간순간 놀라고...이 영화의 대단함을 인정하게 되는 장면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그 장면들에만 시선을 보인 것이 아니라...난 [엑소시스트]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영화를 본 것이다. 지금 앞에 보여질 [엑소시스트]는 과거의 그 영화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더욱 섬찟한 공포로 다가올....그런 영화였다...
하지만....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 영화...2001년에 영화를 보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다. 1973년에 숨겨졌던 장면들만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1970년대에...혹은 [엑소시스트]를 처음 보았을 때의 그때 감정으로 영화를 보게 된다면...분명 다시금 놀라운 공포를 맛 볼수 있을 것이다. ....그때의 감정으로 영화를 볼 수 없다면...그저 과거에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한 감탄 정도가 고작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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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스트: 디렉터스컷(1973, The Exorcist: The Version You've Never Seen)
제작사 : Warner Bros.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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