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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내츄럴 시티
kharismania 2003-09-21 오전 2:26:46 1106   [16]
아마 내가 고등학생이었던 시절..다른 영화를 원하던 친구들을 강하게 설득해서 개인적으로 보고싶던 유령을 봤던 기억이 난다..그리고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가고 친구들의 엄청난 질타를 얻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한국최초의 드라이 포 웨트(Dry for wet) 기법을 사용한 잠수함 영화니 크림슨타이드와 똑같느니 이런건 알바아니지만 국내에서 그런 심해를 떠도는 잠수함의 질적인 재현에 멋지게 성공했고 어떤 국내 현실에 대한 고찰의 이념적 대립을 다룬 스토리 또한 마음에 들어서였다..

어찌되었건 영화는 기대에 비해서 만족할만한 돈벌이가 되지 못했고 나름대로 정우성과 최민수라는 두명의 걸출한 배우를 내세우던 마케팅은 무색해졌다..그리고 나름대로 영상적 잠재력을 지녀보이던 민병천감독의 이름 석자로 뇌리에서 점점 잊혀져 가기 시작했다..

몇달전부터 유지태에 관한 이야기가 들려왔다..간만에 영화를 다시 시작한다는데..공포물을 비롯해서 SF영화의 주인공으로써 등장한다는 소식이었다..그리고 내츄럴씨티라는 제목의 그 영화에서 민병천이라는 이름이 감독으로 버젓이 자리하고 있었으니..
지난 유령의 기억이 되살아나지 않을 수 없었고 무언가 색다른 영상적 기대감이 고조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더불어 지금까지 국내에서 어떤 블록버스터의 형태를 띤 미래지향적 SF영화가 쪽박차고 가볍게 K.O판정을 받았던 전례로 인해 알수없는 불안심리 역시 고조되는 건 막을 길이 없었다..

어찌되었건 맛을 보려면 뚜껑을 따야하는 법..오늘 내츄럴씨티로 가는 지하철을 잡아타고 두시간 코스로 관광길에 올랐다..

몇달전 원더풀데이즈가 기억나는지 모르겠다..원더풀데이즈의 발목을 사정없이 잡다못해 꺽어버린 내용은 배제하고 그 영상적인 기술력만을 말해보자면 국내 애니메이션의 현실적인 열등감을 뛰어넘어 미래적인 가능성을 품게 할 수 있었던 성과가 아닌가 싶다..

오늘 이 내츄럴씨티에서 그러한 느낌을 얻었다면 어떨까..지난날 어딘가 어색하고 미더운 국내 SF영화들의 데자뷰에 대한 금기를 부수고 신기루만 같았던 국내 SF영화에 대한 가능성의 포문을 여는 듯 했다..

물론 이 영화가 창조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나 스필버그의 A.I..혹은 매트릭스같은 미래적인 SF영화에서 보아왔던 외형적인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 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모티브라는 건 중요하다..이미 외국에서는 그러한 미래지향적 SF물은 고증될대로 고증되었고 새롭다기 보다는 누가 더욱 더 탄탄한 세계를 구축하느냐가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아가는 단계에 이르렀다..외형적인 새로움보다는 이젠 세부적이고 정당한 내형을 완성해나가는 시기인 것이다..

그런 시점에서 굳히 지난날의 몇몇 대작에서 보여준 외형과 비슷한 무언가로 꼬투리를 잡혀야 한다면 그것은 어떤 영화의 앞날까지 딴지를 걸고자 하는 심술이 되지는 않을까..난 적어도 그런 미래사회를 노랑머리에 파란눈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서양이 아닌 검은 머리에 갈색눈을 가진채 한국어를 사용하는 우리나라가 배경이 되었다는 점 자체가 새롭다고 여겨지는데..

영화의 배경은 대한민국 서울이다..2002년 여름 광화문에 몇만대군의 붉은 악마들이 운집하여 대한민국을 외치던 광화문은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고 모 인터넷 회사의 광고로 메가패스 장군으로도 알려진 이순신 장군의 동상만이 여전한 2080년의 서울..

우리나라에서 나온 영화라는 사실이 중요하다..지금까지 국내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탁월한 영상위에 한글로 대화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생각한다..이는 국내 SF영화에 대한 오래된 고정관념을 쳐부수고 국내 영화에 대한 장르에 대한 기대심리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그만큼 즐거운 일이다..

이 영화의 미덕은 단지 영상뿐만이 아니다..나름대로 탄탄한 스토리역시 이 영화가 선사하는 또 하나의 기쁨이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이야기의 중심은 R이 리아에게 주고자 하는 사랑이다..다만 인간과 사이보그의 관계에서 보여주는 현실적 괴리감이 어떤 적극적인 애정행각을 배제시킬 뿐 그들의 사랑이 어떤 멜로영화만큼 끈끈하지 못할 뿐 안타깝고 애절한 건 마찬가지다..

어떤 심오하고 철학적인 인간의 미래에 대한 성찰이자 구현이 아닌 사적인 사랑이야기가 중심에 자리잡음으로써 원조격의 다른 영화와 다른 독창적인 힘을 얻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또한 그러함으로써 단순해질지 모르는 스토리의 위험성을 극복할 수 있게 또다른 이야기 구조를 나무의 가지가 뻗어나가듯이 잘 연결될 수 있었던 탄탄한 구조도 이 영화의 미덕이라고 여겨진다..

인간에 저항하는 사이보그와 그에 맞서는 MP와의 전투나..R의 사랑에 얽혀지는 여러가지 음모에 대한 이야기 설정도 과장되거나 허무해지는 부분없이 나름대로 잘 풀려나가는 기분이다..

배우들의 연기역시 훌륭하다..그저 서글서글한 동네청년의 이미지에 탈피하여 천의 얼굴을 선보이기 시작한 유지태의 절제된 연기는 이영화에 정확히 어울렸다..그와 함께 이미 탕녀역할에는 제격임을 인정받은 이재은이나 새로운 얼굴 서린,윤찬..그밖의 많은 조연배우들의 연기도 어색함을 느낄 수 없다..특히 무술감독의 직분에서 액션배우로 나날히 발전해가는 정두홍의 연기는 내츄럴씨티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으면 한다..다만 지난 유령이 물귀신처럼 나타나 발목을 잡아버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도 있지만 적어도 그런 망령보다 영화를 보고난 이들의 입소문이 더욱 빠르게 다른이들에게 주문을 걸어버릴 듯 한 기분이다..

내츄럴 씨티..폐허가 된 서울위에서 둘에서 혼자가 된 여신상이 바라보고 있는 그곳에는 제목처럼 내츄럴씨티는 없다..알량한 돈 몇푼에 의지해서 망각의 세계로 들어가지 않는한 말이다..내츄럴 씨티는 그렇게 점점 문명에 의해 배신당해 가면서도 문명에 매달려가는 인간들의 영원한 이상향일 뿐일지도 모르겠다..사이보그를 사랑하면서 사이보그를 죽여야하는 R처럼..그렇게 이루어질 수 없는 꿈같은 미래가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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