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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gs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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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05 오후 7:2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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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조선남녀삼각애정행각보고서
사랑은 악마이며 불이며 천국이며 지옥이다. 쾌락과 고통, 슬픔과 후회가 거기에 함께 살고 있다. - 반필드
무릇 남자와 여자가 만나면 은근히 통하는 그 무엇이 발생하는고, 그것이 좋은 결말이던지 나쁜 결말이던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영원한 화두는 바로 사랑일지니...
18세기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18세기 조선시대판으로 리메이크한 [스캔들]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발몽','위험한 관계','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등으로 만들어져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어디선가 한번 본것 같은 익숙한 내용의 영화입니다.
영화의 주된 축은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조원(배용준)과 조씨부인(이미숙)이 정절녀 숙부인(전도연)의 함락에 내기를 하고 밀고당기는 내용이이지요.
그리고 그들의 삼각관계에 휘말린 두 남녀 권인호(조현재)와 이소옥(이소연) 이 더해진 얽히고 설킨 남녀의 애정행각을 다룬 영화입니다.
호기롭게 사촌누이의 사랑을 얻고자 시작한 내기가 진정한 사랑임을 뒤늦게 깨달은 조원과 9년간 지켰던 정절이 단 한순간의 사랑으로 무너져내린 숙부인, 그리고 그 두사람의 사랑을 질투의 화신이 되어 처절하게 응징(?)하는 조씨부인의 사랑은 그동안 너무나 흔하게 봐왔던 삼각관계의 전형적인 모습이기에 그다지 흥미로울것은 없었지만, 그동안 쭉 감성적인 멜로드라마의 남자주인공 역으로 인기를 얻었던 배용준의 파격적인 연기변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더군요.
능숙한 베드씬 연기에 호색한적인 눈빛과 말투까지.. 다소 쇼킹하기까지한 연기변신에 그가 왜 이 작품을 보자마자 선택했다고 했는지 알수 있을 정도로 배용준은 완벽히 18세기 조원으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이를 가늠할수 없을 정도로 언제나 늘 아름다운 모습에 절도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조씨부인 이미숙의 연기도 정말 좋았구요.
그에 비해 정절녀로 나온 숙부인 전도연과 조현재의 연기는 기대보다 좀 미흡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고, 특히나 원작과는 달리 많은 부분이 편집당한듯 보인 조현재와 신인임에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이소연의 비중이 좀 아쉽더군요. (두사람의 비중이 줄어들었음에도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상당히 깁니다. -_-;;) 이처럼 익히 알려진 줄거리이기에 감독은 스토리상의 이야기에 중점에 중점을 두면서도, 고급스럽게 치장된 비주얼과 각종 소품들, 맛갈스러운 구어체의 말투등으로 색다른 한국판 [위험한 관계]를 만드는데 치중을 한듯 보입니다.
한국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정구호를 앞세워 만든 18세기 조선시대 최고 상류계급의 고급스러운 문화와 의상, 아름다운 배경은 TV 드라마에서 보던 옛모습과는 상당히 차이를 둔, 정말 쉽게는 볼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으니까요. 특히나 화면가득히 주인공마다 선명한 색의 조화와 대비는 시종일간 깨끗하고 강렬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요새 붐이 일고 있는 옛 구어체의 말투는 정통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불쑥 불쑥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시대극 특유의 딱딱함을 억누르는데 큰 일조를 하며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더군요.
그러나, 다소 긴 듯한 영화의 흐름과 러닝타임으로 인해 초반 탄력받은 영화의 힘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고 마지막 부분에 클라이막스다운 클라이막스 없이 끝맺음한듯 한 점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이러저러하다해도 영화 [스캔들]은 이재용 감독다운 영화라고 할수밖에 없을것 같습 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다고 해도, 이 영화는 배우의 영화라기보다는 감독의 영화라고 하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알게모르게 [정사], [순애보]를 잇는 이재용 감독의 독특한 마력이 느껴지는 영화니까요.... (2003/10/4)
추신 : 1. 남녀 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란 고려 가요 중 남녀간의 애정을 노골적으로 그린 노래를 조선조 한학자들이 업신여겨 일컫던 말이라고 하네요..
2. 다소 감성적인 느낌의 음악에서 [장화,홍련]에서부터 독특한 음악을 선보인 이병우의 음악..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happy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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