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관계'를 옛날 TV에서 보여줬었다. 한참을 보다 보니 내용이 너무 부적절한(?) 내용이었다.(그 땐 참 나이가 어려서 순진했었다 ^^) 영화를 보면서 권선징악에 젖어있는 나는 이제나 저 가증스런 글렌 클로즈가 (이미숙씨역할이랍니다 ^^) 벌을 받나 저제나 벌을 받나 하면서 매우 흥미롭게 봤는데.. 영화 끝부분에 글렌 클로즈의 파멸에도 불구하고 참 찝찝하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건 아마도 내가 원하는 해피엔딩 (존 말코비치와 미셸 파이퍼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의 동화류의 엔딩)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던거 같다.
그러구선 몇 년 후에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이란 영화를 비디오 가게에서 발견했고, 그저 꽃미남(꽃미남 이뽀하는게 죈가요?? ^^)을 보겠단 일념 하나로 같은 내용을 또 봤다. 기본 라인은 같으나 더 자극적인 청춘물로 날변한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이었고 여전히 결말은 맘에 안들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는 영화였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또 건진건 OST였는데 그 중 Bitter Sweet Symphony-the Verve의 노래를 젤로 좋아하여 한동안 달구 살던 노래이기도 하다. (원래 몽환적인 노래들을 좋아하는 편인지라..^^ 여러분도 한 번 들어보시길~)
그리고.. 2003년 '스캔들'-조선 남녀 상열지사 내가 이 영화를 보구 나와서 같이 본 친구에게 건넨 첫마디는 '야 이거 외국에 수출하믄 좋겠다'였다. 영화의 화면들이 너무 한국적이게 예쁜 까닭이다. 영화의 풍경적인 배경 뿐 아니라 울나라 한복의 아름다움이나 그밖의 소품하나 하나가 너무 예쁘고 단아하다. 거기다가 클래식이 교묘하게 사용되어 음악도 돋보이는 영화였다. (울나라 사극에 클래식이 그렇게 잘 어울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기본 스토리야 워낙에 유명한 원작을 바탕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도-막말로 얘기 해서-그야말로 충분히 먹어 줄것 같은 생각이 든다. 머 가장 한국스런게 세계적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 (그런데 그 맛깔스런 대사의 번역은 어케 한다지??)
스캔들의 가장 큰 장점이 영상미라면 또 하나의 장점은 맛깔스런 대사였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사들이긴 하지만 극중에서 다시 들으면 새롭소이다 ^^) 그리고 마지막 장점은 배우들의 호연이었는데 특히 이미숙의 카리스마 넘치는 요부 '조씨부인'의 연기였는데 이미숙이 아니라면 저 역을 누가 과연 소화 해 낼 수 있나 싶다. 물론 배용준도 뺀질함으로 봤을 때, 성공적으로 신고식을 치뤘다고 봐야 하고 전도연도 단아한 정절녀로 거듭났으나 그래도 이미숙의 요부 '조씨부인'을 따라오려면 멀었다. ^^
영화를 보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예전에 보던 영화 두 편에 비하여 참으로 친절한 영화라는거다. [위험한 관계]를 봤을 당시엔 어렸던 탓도 있고 대화체도 그렇고 해서 그들의 심리 상태를 제대로 이해 못했었고,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때는 고등학생들이 참 파격적이어서 얼떨떨한 맘에 거기다가 부도덕하게도 이복형제끼리 얽힌다는 것이 참 보기에 찝찝하고 자극적인것이 거슬려서 그들의 심리상태보다는 영화의 기본 줄거리에 너무 얽매였는데 이번 [스캔들]을 보면서는 세 명의 감정선을 제대로 따라 잡을 수 있었다. 특히 '조씨부인'의 감정선을..^^ 첨에 봤을 때는 젤로 이해가 안되던 캐릭터였는데..나이가 들은 증건가부다 ㅠ.ㅠ 오히려 감정선을 따라잡기 힘든 사람은 '조원'이었는데 위화감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약간 헷갈리는 정도. ^^ (그리고 또 회자되는 결말부분..여전히 맘에 안든다..난 아직도 동화류의 엔딩을 좋아한다 이부분은 나이가 먹어도 고쳐지지가 않나부다 ^^)
그래서 결론은 물론 틀림없이 잘된 영화이고 재미난 영화라는 것에는 나도 한 표 던지지만 예고편이나 홍보를 통해서 웃음이나 야함(?)을 기대하고 보려는 거라면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라는 거다. 거기다가 요즘 예매율이나 입소문등에 너무 기대 부풀어서 본다면 '지리한 영화'라며 투덜거리며 극장을 나설 수도 있다 ^^
실제로 같이 본 친구는 첫마디가 '잉~ 볼만은 했는데 생각보다 지루했어 ㅠ.ㅠ'였으니까 ^^
PS:[발몽]이란 영화가 있다는 것도 압니다. 그러나 그건 아직 제가 못 본 관계로 뺏습니다.원작이 매력이 있긴 하나봅니다. 이렇게 자꾸 영화화 되는 걸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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