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냉정과 열정사이? 의지하는것과 강한척 사이~ 냉정과 열정사이
klatoma 2003-10-18 오후 2:53:00 2295   [4]

아오이


갑자기 편지 보내는 거 용서해 주길 바래.

그리고, 아마 이 편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내는 아주 긴 편지가 될 거라는 것도.

나는 지금. 우메가오카의 아파트에 있어.

피렌체에서 도망쳐나와, 그래. 도망쳐 나와 일본에 돌아온지 얼마 안돼.

오늘, 오랜만에 시모기타에 갔다왔어.

너를 만난 그 곳이지.


그 거리, 그 가게에서 우리는 스쳐 지나갔지.

말도 나누지 않은 한순간의 스쳐지나감을 나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는지...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 너는 의아해 했지만 나는 그 미술관에

이전부터 자주 다녔었고, 그곳 안내창구에 여자애가 온 것도 알고 있었고,

그 애가 아르바이트라는 것도, 학부는 달라도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것도,

그리고 그 애가 항상 외톨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어.

 
혼자있는 것에 냉정해질 수 있는 여자. 나는 네가 정말 강한 애라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실제의 너는 달랐어.

외로워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지만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한 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어.

그때 우리는 둘다 스무살이었고, 아직 어린애같았어.

하지만 왜 그렇게 두근거렸는지...


처음 걸려온 너의 전화. 첫데이트의 약속.

만나던 찻집. 처음으로 함께 본 영화.

마음에 드는 음악이랑 책이 있으면 나는 누구보다도 먼저 너에게 알려줬지.

우리들은 많은 얘길 나눴었지.


너의 어린 시절 이야기.

너의 아버지는 일본인이고 그래서 너는 아오이라는

일본 이름을 갖게 된 것. 그 아버지가 일찍 사고로 여의고

어머니의 재혼상대 가족과 살게 되었고 넌 아무리해도

정을 붙이지 못했다는 것. 줄곧 고독했었다는 것.

조국을 알고 싶어서 유학을 결심했다는 것.

 
너는 자신이 머물 곳을 찾고 있다고 했지.

처음으로 네가 내 방에 들렸던 날. 그날 밤, 난 밤새 네 생각을 하느라 한숨도 못잤어.


너와 함께 보낸 그 때의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남아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우리가 만나던 찻집은 지금은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로 변해버렸어.

그 중고 레코드점도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겨갔고. 그 거리에는 이제 없어.


기억하고 있어? 우리가 즐겨찾던 대학 기념강당의 옆 콘크리트 계단에서

첼로를 연주하던 학생이 있었다는 걸.

항상 똑같은 곡의 항상 똑같은 부분을 틀리던,

그 학생의 서툰 첼로 연주에 우리는 웃었었지.


처음 키스한 그 장소에서, 그 때 들었던 곡목을

아오이. 나는... 이젠 잊어버렸어.

 
돌이킬 수 없는 지난 이야기. 그래... 이젠 지난 이야기야.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밀라노까지 너를 만나러 갔을 때, 어른스럽게 행동하지 못한 나를,

지금은 몹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어.

미안했어.

함께 살고 있는 남자 친구에게도 안부 전해 줘. 잘 지내.


마지막으로. 네가 행복해서 다행이야.

멀리 밀라노의 아오이에게

이제는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는, 쥰세로부터

▒▒▒▒▒▒▒▒▒▒▒▒▒▒▒▒▒▒▒▒▒▒▒▒▒▒▒▒▒▒▒▒▒▒▒▒▒

"혼자있는 것에 냉정해질 수 있는 여자. 나는 네가 정말 강한 애라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실제의 너는 달랐어.

외로워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지만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한 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어."

위의 대목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혼자였던 시간이 긴 사람들은 두가지 양상을 차례로 거치지 않나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의지를 하는 단계에서 그 의지대상이 사라졌을때 자력으로 일어나기 힘들어하다가 결국에는 스스로 강한척 하는 단계까지... 비약일지 모르지만 실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집니다...적어도 내 경험안에서는~


(총 0명 참여)
사랑을 찾아가는 길은 그렇게 긴 여정을 지나야만 하는가 봅니다.그들처럼.....   
2003-11-23 00:03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16054 [이퀼리브리엄] 매트릭스보다 더 뛰어난액션; (3) dbsrlejr 03.10.18 1430 5
현재 [냉정과 열..] 냉정과 열정사이? 의지하는것과 강한척 사이~ (1) klatoma 03.10.18 2295 4
16052 [봄날의 곰..] 하루키 소설과 다름 아닌 봄날의 곰만큼 좋아해~ klatoma 03.10.18 837 5
16051 [참을 수 ..] 사랑이란 제목을 붙이기엔 미약한... venusryu 03.10.18 1389 6
16050 [위대한 유산] <자봉>[위대한 유산]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jabongdo 03.10.18 1143 7
16049 [스위밍 풀] 내가 생각하기에..(영화 본사람만 보기!!) (4) yasi008 03.10.18 1817 6
16048 [위대한 유산] 꼭 봐줄만한 영화가 또 있네 ys1124 03.10.18 1518 9
16047 [반지의 제..] 아주 멋진 영화 (1) qawsedrftgyh 03.10.18 2181 8
16045 [참을 수 ..] 제목 한번 참... mini7895 03.10.18 1077 2
16042 [다운 위드..] 다운 위드 러브.. 새로운 로맨틱 코미디.. ^^ mijo21 03.10.18 886 5
16041 [4인용 식탁] 뒷북이지만... emotio 03.10.18 1591 2
16040 [아카시아] 우리 엄마 아냐?????????? janmeury 03.10.18 1285 2
16038 [은장도] [은장도]웃음 하나는 확실하게 책임지는 영화! julialove 03.10.18 2692 5
16037 [다운 위드..] 이영화의 매력 다운위드러브 pickup2jpg 03.10.17 807 2
16036 [매트릭스 ..] <김성준, 이유정을 만나다> sounds45 03.10.17 949 0
16035 [트윈 이펙트] 좆나 재밌습니다. (1) lovelyweg 03.10.17 1696 1
16034 [다운 위드..] 사랑하고싶다! 다운위드러브 kkj7507 03.10.17 789 1
16033 [아카시아] 마치 무언가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영화.. yuio 03.10.17 1205 2
16032 [선택] (이지은)[선택]감동의 휴먼 드라마 cherijj 03.10.17 991 5
16031 [황산벌] 정말 최근 코미디영화중 수작중 하나이다. 그런데... (3) leedaeha 03.10.17 1871 12
16030 [S.W.A..] 음악이 멋있넵.. jinsun1001 03.10.17 989 3
16029 [아이덴티티] <제니퍼>[아이덴티티] 내안의 나 jeniffer 03.10.17 1424 1
16028 [다운 위드..] 새로운 느낌의 로멘틱코미디 snug0 03.10.17 896 2
16027 [굿바이 레닌] [프로] 내가 봣을때는.. procriss 03.10.17 930 2
16026 [아이덴티티] [키키]누가 범인이죠? 당신인가요? 아님 나? (6) foxdana 03.10.17 2008 3
16025 [아이덴티티] 알고 보지 마세요... osy37 03.10.17 1528 1
16024 [은장도] 요즘같은 시대에... osy37 03.10.17 2365 3
16023 [선택] 이 가을에 진정 권하고 싶은 한국영화 hihat7 03.10.17 1371 13
16022 [아이덴티티] 스릴러의 걸작 moviepan 03.10.17 1410 0
16021 [메달리온] 비디오판 영화! kuangkki23 03.10.17 1117 1
16020 [아이덴티티] 기본 지식이 있어야 영화를 이해할 수 있어.. (4) kuangkki23 03.10.17 1828 0
16019 [매치스틱 맨] 사기당했다! ㅡㅡ" kuangkki23 03.10.17 2068 2

이전으로이전으로2236 | 2237 | 2238 | 2239 | 2240 | 2241 | 2242 | 2243 | 2244 | 2245 | 2246 | 2247 | 2248 | 2249 | 2250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