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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 대한민국의 백수, 백조들은 위대하다. 위대한 유산
tillus 2003-10-28 오전 12:42:36 1167   [4]
 임창정과 김선아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위대한 유산>은 제목부터가 약간 심상찮다. 1998년에 에단 호크와 기네스 펠트로우가 주연을 맡았단 <위대한 유산>이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제목이 같기에(원제와도 같을지는 모르나) 그 어감이 낯설진 않았지만, 느낌은 참으로 미묘하면서도 뾰로퉁한 맛이었다. 
 어쨌든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만든 <위대한 유산>은 남우주연(상을 탈것 같진 않지만) 배우만 봐도 코미디 영화라는 것을 대번에 감 잡을 만하다. 이미 여러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 경력도 경력이거니와 작년 말 <색즉시공>에서 안면 근육이 아플 정도로 웃겨준 임창정이 등장하기에 영화에 대한 그다지 안 좋은 감정은 들지 않았고, 상대 배역 역시 <몽정기>에서 참으로 섹시하게 채찍을 휘두른 경력(?)이 있는 김선아이기에 영화에 대한 초반의 호감은 어느 정도 먹혀들어갔다. (여우주연상?! 글쎄, 때 되면 알겠지.)
 그 둘이 한대 모여 티격태격되는 모습은 영화를 보지 않고 짐작만으로도 얼굴에 미소를 띄우게 만들었는데, 직접 보게 되니 예상했던 만큼 영화는 참으로 웃기고, 재밌었다. 


 백수와 백조들의 얘기는 비단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니다. 현재 수십만의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백수, 백조 대열에 합류해 있으며, 그 수가 점점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날로 늘어날 기세만 등등해 있다. 그 사람들의 얘기를 코믹하게 담은 <위대한 유산>은 코미디의 강도도 중요하겠지만, 그들의 삶과 애환을 얼마나 뚜렷하고, 사실적으로 담았느냐도 무시 할 수 없는 노릇이었을 것인데, 우선 그것에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약간씩의 과장이 포함된 것도 사실이지만, 할일 없이 빈둥빈둥 대는 백수의 모습과 자기의 이상향만 좆는 백조의 모습을 맛깔스럽게 잘 묘사해 내었다. 
 정말 의외였던 것은 임창정이 웃기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지만, 김선아가 그렇게 웃길 줄을 몰랐었는데, <황산벌>에서 거의 마지막 부분에 약간 나와 웃음을 주고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위대한 유산>에서는 완전히 대놓고 웃겨댔다. 배다른 언니보다 더 예쁜 듯 보이지만, 하는 행동은 창식(임창정) 못지않으니, 그 둘이 부딪히는 장면은 그야말로 가관이라 할만 했다. 

 영화에 있어서 조금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늘어진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끝을 맺었더라면 훨씬 괜찮았을 생각이 들 정도로 후반부는 지루한 감이 든다. 결말이 중요시되지 않는 영화에서 무게중심을 결말부분에다가 너무 많이 준 듯한 느낌이다. 초반, 중반의 발 빠른 전개에 이은 후반부의 거북이 전개는 감독이 너무 욕심을 낸 듯, 잘 이어지던 영화의 맥이 뚝 끊어진다. 올해 초 <클래식>이 그러했듯 지지부진한 결말은 자칫 엄청난 관객 감소현상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반, 중반이 별로였더라도 마지막이 깨끗했다면 관객들에게는 좋은 인상으로 남는 영화가 될 경우가 더 크기 때문이다. 
 또 하나, 코믹 요소 외의 다른 만족감을 거의 얻지 못한다. 웃음의 강도는 여느 코미디 영화보다는 훨씬 뛰어났을지 모르지만, 드라마틱한 전개나 결말이 없기 때문에 극장을 나서서는 금세 모든 걸 싹 잊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서 약간은 그런 분위기를 내려 하지만, 아니 낸만 못한 격이 되고 말았다. 김선아의 친모가 영화의 결정적인 역할을 전혀 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영화는 전체적인 스토리는 둘째 치더라도 이상하리만치 <색즉시공>과 분위기가 흡사하다. 임창정의 등장과 그가 갖는 캐릭터의 압도적인 흡입력이 원인일 것인데, 여관이나 구토등 몇몇의 소재 또한 크게 다르지 않게 차용해 왔기에 <색즉시공>에 별로 만족감을 얻지 못한 관객이라면 <위대한 유산> 역시 크게 재밌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위대한 유산>이 좋은 이유는 올해 등장한 정통 코미디 영화 중 거의 유일무이하게 흥행에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코미디를 섞어 만든 비슷하거나 다른 장르의 영화들은 상당수 대박을 터뜨렸지만, 오로지 코미디만을 내세워 대박에 가까운 듯 보이는 영화는 <색즉시공>이후 처음인 것 같다. <황산벌>, <스캔들>과 함께 삼각 편대를 이뤄 한국영화의 이름을 지금보다 더 널리 알리기를 기대해본다. 

<도망자>로부터..

사족 : 임창정의 X덩이가 오리X덩이일 줄이야.. 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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