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공식 초청 작품이란 부제를 달고 국내에 들어온 이 영화는 전쟁영화다 전쟁의 그 참혹함 속에서 영웅이란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다라는걸 몸소 보여 주는 영화다
처음 5분동안의 전투 장면은 얼마전 봤던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대적할 만한 거대한 스케일을 가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폭겨장면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총격 장면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 안에서 그대로 떨썩 주저않는 사람들과 되돌아 오는 사람들,두려움과 고통과 슬픔 눈빛을 하고 있는 그들을 본 순간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는 나로서는 단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그 순간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모르긴 몰라도 만약 그런 상황이 된다면 나 자신조차도 두려움과 고통속에서 견디질 못했을 것이다
이 영화는 독일군과 러시아군이 스탈린그라드를 사이에 두고 서로 전쟁을 일으키는 영화다 며칠밤을 새워가며 그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서 총격씬을 하는 장면은 단지 두 사람만의 두뇌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치밀하게 그리고 긴박하게 그려놓았다 그러나 이 한부분만을 위해서 너무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일까 너무도 지루한 부분이 – 그 둘이서 계속해서 총을 맞잡고 하는 전투씬 – 계속된 탓일까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고 계속 반복되는 사건과 이야기속에 그 맥이 확 풀려버렸다 또한 그 속에서 아름답게 피어나고 정말 다시는 오질 않을 사랑인데도 너무도 당연시스럽게 그저 그냥 그 모습으로만 표현해버렸다 어쩌면 그냥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잘 이해가 안가고 납득이 안가는 그 장면들을 위해서 그렇게 길고 단순하게 반복적으로만 표현했던 것일까 그 주된 애기가 그 전쟁에서 이긴 병사의 애기라지만 전쟁이 없는 그 시간들은 너무도 빨리 흘러가고 그 애기에만 초점을 맞춰 또 처음 장면이 너무도 커다란 이목을 집중했던지 그 화면에 대한 생각을 지워버리지 못하겠끔 다른 장면들을 보여주지 못한 마치 용두사미가 되버린 듯했다 물론 독일군과 러시아군의 눈빛싸움이라던지 잔잔하게 애기를 끌어가는 것은 좋았지만 너무도 지루한 식상한 장면들의 연속이라 조금은 생각에서 많이 지워지지 않을까 하는 영화가 되어 버렸다
전쟁은 영웅을 낳고 영웅은 사랑을 만든다 여느 영화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전쟁에서의 영웅이고 그 참혹함속에서도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랑인것이다 어쩌면 뻔할 뻔인 이런 애기도 식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가재가 붙었으니 뭐 보나 마나 한 것이 될 것이 충분하고 그저그렇게 진행되는 전쟁속에서 사랑은 피어났다가 물거품이 되는 그래서 더 아름답고 소중한 사랑이 되는 애기… 너무나 너저분하고 그 틀에 꽉 맞춰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영화가 되버리지는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정말 빼놓지 않고 봐야 할 것은 끝까지 독일군과 러시아군의 그 한발에 그 눈빛에 모든걸 죄지우지하는 그 강렬한 눈빛전쟁인 것이다 그 부분이 없었다면 아마도 및및하고 정말 그저 볼것이라고 전쟁씬 밖에는 없는 허무 영화가 될 뻔했는데 이런게 이 영화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전쟁에서의 영웅이 되고 그 안에서 사랑을 싹트이고…. 한번쯤은 이런 아름답게 고귀한 마력에 빠져들고 싶기도 한데… 하지만 그리 기자려 지는 건 아니다 단지 내 상상속에서만 일어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