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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자유는 감옥 안에 있었다. 선택
ccmlover 2003-11-13 오후 12:29:16 1317   [1]
이 이야기는 실화다.

기네스북에도 오른, 45년 장기수의 이야기...

간단한 줄거리는 퍼 온 글이다.

"스물다섯 살의 순박한 청년, 김선명. 해방이 되던 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잘 살 수 있다는 말에 매료되어 북한을 선택. 그러나 1951년 UN군에게 생포되고 만다. 15년 형에서, 사형, 다시 무기징역으로 형량이 바뀌고 서울구치소에서 마포형무소, 대구에서 대전으로 이감되면서 김선명은 새로운 감방 동료들을 만나게 된다. 언제 올 지 기약도 없는 통일에만 희망을 걸고 살아가고 있는 대전교도소 좌익수들 어느 날, 대전교도소에 새로 부임한 좌익수 전담반장 오태식은 무자비한 폭력과 협박 등 갖은 방법들을 동원해 사상을 포기하고, 전향서를 쓰도록 강요한다. 그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 하나, 둘씩 전향을 하고... 뜻을 굽히지 않은 사람들을 목숨을 잃거나, 미쳐 버리고 만다. 김선명 또한 전향서 한 장에 인생이 바뀔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과 배고픔을 견뎌내며 마지막까지 신념을 굽히지 않고 저항하는데..."

사실 김선명은 별난 사람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민주투사도 아니고, 통일을 위해 자신을 바친 영웅도 아니다. 그냥 자전거포에서 일하던 별 볼 일 없던 청년이다. 그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잘 살기를 바란 젊은이일 뿐이다. 그리고 그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양심을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걸 솔직히 저항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그 자리에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가 45년이란 시간 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뭔가 다른 사람이 되었다.

하아... 다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는 별로 변한 게 없다. 45년이란 세월이 그의 육신을 노쇠하게 하였고 그 시간의 독서와 사색, 고통과 경험들은 그의 정신을 성숙시켰을 뿐이다. 그는 여전히 김선명이고, 그의 바람도 변하지 않았다. 그의 자세도 여전하다. 난 그런 면에서 그가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여러 인물들을 보여주지만 크게 서로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사람, 김선명과 오태식. 두 인물은 두 번의 의미있는 만남을 갖는다. 한 번은 사상전향을 강요하려한 젊은 시절, 그리고 나이가 들어 지난 날을 회상하는 장면. 그 과정 속에 변한 것은 오태식 뿐이다. 김선명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후회하는 것은 오태식이었고... 한편으론 오태식 개인은 역사의 희생자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안타까웠다. 그도 그저 그 사회의 질서에 충실하고자 했을 뿐인데, 그게 옳은 건 줄 알았었는데... 김선명이 출소하면서 오태식은 철장 안에 남게 되는 장면은 이 영화 최고의 아이러니와 진실을 전해준다.

그리고 사람의 성장이란 거... 그건 어떤 특별한 훈련이나 교육을 통한 게 아닌 거 같다. 그건 원칙과 기본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고 그것을 지키는 과정이 아닐까? 사람은 그 과정 중에 참된 성장을 이루는 거 같다. 또 가장 자유로워지는 길은 바로 가장 확실한 진리를 붙드는 일이란 걸 다시 확인했다.

한 가지 더. 90이 넘은 노모와 만난 다큐장면. 노모는 이렇게 말한다. "어른 말 들었으면 이런 일 없지..." 그 세월을... 이렇게 한 마디로 말씀하신 그 어머니... 참 설명하기 어렵다. 그 장면을 본 느낌... 그냥... 마냥 슬펐다고 하면 되려나?

영화는 참 편안했다. 연기도 좋았고 음악은 영화 속에 녹아들다시피했다. 담담한 듯 진솔한 영상도 좋았다. 이런 무거운 소재를 이렇게 인간냄새나고 편안하게 만드는 감독의 재능에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구절들이 있어 몇 개 적는다.
"나는 당신의 사상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의 사상 때문에 당신이 탄압받는다면 난 당신의 편에서 싸울 것이다." - 영화 시작할 때, 자막으로 나온 볼테르의 말
"선택은 둘 중의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버리는 것이었다." - 취조 중 김선명
"이해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자유는 감옥 안에 있었다." - 출소하면서 김선명
"꿈 하나를 가지고 버틴 한 인간이 진실과 악수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싶었다." - 홍기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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