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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안돼 열지마!! 올드보이
ysee 2003-11-19 오후 4:55:53 3085   [1]

감독:박 찬욱   주연:최 민식, 유 지태, 강 혜정

<호>[올드보이] 안돼 열지마!!

[박찬욱] 감독의 2003년 신작 "올드보이"가 드디어 뚜껑을 열었다. 1992년 "달은 해가 꾸는 꿈"이란 영화로 충무로에 입성한 후 두 편의 장편과 한 편의 단편 영화를 연출하고 다시 연출을 맡았던 "공동경비구역 JSA"로 일약 흥행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이 후에 연출을 맡았던 "복수의 나의것"에선 평단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흥행의 참패를 맛보았다. 그리고 다시 연출을 맡은 "올드보이"는 제작 단계부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마침내 뚜껑을 열은 결과 역시 [박찬욱] 감독이란 소리가 여기 저기서 터져 나왔다.

필자는 언론시사회에서 무대인사에 집중을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제작자, PD, 감독, 배우들의 무대인사를 들어보면 영화가 어떻게 나왔는지 대략 짐작을 할 수 있으며 영화의 작품성과 흥행성의 50%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뭐 그렇다고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통계적으로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를 빗대는 것은 "올드보이"의 무대인사때 이 영화의 메인PD의 인사말에서 "자신있는 영화가 나왔다"란 말을 했고, [박찬욱] 감독의 표정은 자신감에 찬 모습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기술 시사를 통해 영화에 관계된 이들은 자신들이 고생해서 촬영한 필름을 수도 없이 보면서 무엇을 걷어내고, 무엇을 첨가해야 하는지 반복적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완전한 결정체를 만들어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관람하고나서 자체적으로 평가를 내릴 때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의 이견이 분명하게 나오게 마련이므로, 다른 제 3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올드보이"는 자체적인 평가에서 80%이상이 작품적으로나 대중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후문을 들었다.

영화계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리만 건너면 다 알 수 있다. 필자 역시 영화계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올드보이"의 기술 시사에 대한 평가를 직간접적으로 들었고, "올드보이"의 언론시사회때 확인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 팬들이라면 "올드보이"가 일본의 원작 만화 컨셉을 빌려왔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15년간 갇혔던 남자.. 15년간 그 남자를 가두어 놓았던 남자.. 15년후에 밝혀지는 진실..이 진실은 갇힌 이유와 감금한 이유의 비밀을 풀어내는데 있다는 것이다.

스릴러 형식을 띄고 있는 "올드보이"는 철저한 감독의 관리하에 관객과의 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15년간 이유도 모른 체 갇혔던 [오대수:최민식].. 15년간 가두어 놔야만 했던 이유를 아는 [이우진:유지태] 그리고 이들의 게임에 휘말린 [미도:강혜정].. 절묘한 삼각 관계를 만들어 놓은 영화의 중심 이야기에 관객들은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자 "올드보이"의 뜻을 알게 되면 대충 영화의 윤곽을 잡아 낼 수가 있는데, 여러 의미 중에 "과거의 사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15년전에 갇혔고, 감금한 이들은 15년후에 만나기 때문에 두 사람은 "과거의 사람"에서 "현재의 사람"을 바뀌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가장 두려워하는[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반전)] 두 사람간의 비밀의 열쇠도 바로 "과거의 사람"에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도]에게도 해당된다. 그리고 "악마"란 뜻도 있는데 이것은 다분히 스포일러성이 되기에 풀이는 하지 않겠다.

다음으론 영화적 의미를 본다면 "인생에서 만나는 수많은 인연 중, 결코 바꿀 수도, 마음대로 버릴 수도 없는 운명 같은 인연"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오대수]와 [이우진] 그리고 [미도]는 수많은 인연 중에 결코 뗄 수 없는 운명같은 인연들이란 사실이다. 이 또한 스포일러가 되기에 여기까지 풀이(?)를 하겠다.

필자는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15년만에 풀려난 [오대수]에게 [이우진]이 "사랑하는 이를 죽일 것이다"란 말을 건네는 시퀀스에서 이것은 분명 원한에 관계된 사건이며, 이 영화가 막판에 보여주려고 하는 반전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모든 감각을 열어놓고 [오대수]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숨을 죽이면서 관전했다. 관전이란 표현을 쓴 이유는 [오대수]와 [이우진]간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간의 게임에 끼어들수는 없기에 관전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두 사람간에게 관객으로서 지켜야할 예의이기 때문이다. 관전을 하게되면 다른 것들이 보인다. 게임을 벌이는 상황이 한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른 체 따라가고, 한 사람은 모든 것을 알기에 끌어당기므로 서로에게 집중을 하지만, 게임을 바라보는 관객은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서 퍼즐을 맞추고 있기에 비밀에 대한 이유와 진실에 좀 더 빨리 근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유와 진실에 대한 것보다는 오히려 [오대수]란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도입부를 보면 평범한 샐러리맨이었지만, 15년간의 감금생활로 인해 예전[과거의 사람]의 [오대수]는 온데 간데 없고, 갇혔던 이유를 알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만이 남은 인물로 탈바꿈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유와 진실을 알게되면 과연 예전의 [오대수]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일까..? 분명한 사실은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예전의 [오대수]가 아니기 때문에, 나 자신에 대한 정체성에 스스로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나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 영화는 이미 기억에 관한 영화란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나의 모습은 진정한 나의 모습인가와 내가 왜 갇혀있어야만 하는가를 생각할 때, 현재의 상태에서는 절대 알 수가 없고, 천천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기억을 더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기억에 관한..]를 [이우진]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살다보면 아무 생각 없이 스쳐가는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그래서 [오대수]는 15년간 TV를 통해 습득한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실 상황에서 "있다" 와 "없다"로 결론짓기에 그것이 기억에 남느냐 남지 않느냐를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갇힌 것과 감금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최고의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살인의 추억"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는 "올드보이"는 여러 장인들이 이리 깎고 저리 깎고 여기 잘라내고 저기 붙여놓고 하는 과정을 거쳐 탄생된 "흑요석"과도 같은 영화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약간의 태클을 건다면 사건을 풀어가는 흐름이 중반이후 "공동경비구역 JSA"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기에 새 발에 피정도의 아쉬움을 남겼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50자평:여러 장인들이 이리 깎고 저리 깎고 여기 잘라내고 저기 붙여놓고 하는 과정을 거쳐 탄생된 "흑요석"과도 같은 영화이다.


(총 0명 참여)
박감독님이 oldboy앞에 the를 붙이면 악마라는 뜻이 된다고도 하셧네요^^   
2003-11-21 18:08
근뎅 창의력 면에선..살인의 추억이 더 우위이지 않은가 싶네영   
2003-11-20 00:58
정말 평을 잘 하시는거 같아영..그런데 혹시 평론쪽에서 일하시는 분이신가요> ^^   
2003-11-20 00:56
올드 보이는 과거의 사람이 아니라 "동창생"이라는 뜻입니다. 영화도 원작과 마찬가지로 그 이야기가 힌트가 되는 셈이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03-11-2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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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2003, Old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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