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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도그빌] 개짖는 마을.... 도그빌
soda0035 2003-11-23 오후 3:58:24 1717   [4]
수험생이었던 관계로 필자는 올해 그렇게도 좋아하던 영화를 볼 수 없었다. 물랑루즈 이후로 '니콜 키드먼의 영화는 꼭 봐야한다' 주의로 변했기 때문에 아쉬운 김에 비디오 가게를 찾았다.
도그빌은 대략 3시간의 긴 런닝타임을 가지고 있다. 자칫 지루한 이 3시간이 필자에게는 매우 알찬 시간이 되었다.
갱단에게 좇기던 그레이스는 록키 산맥에 위치한 폐광 마을 도그빌에 숨어든다.
도그빌은 여느 외딴 촌과 다름이 없었으나 그속은 이미 썩어버린 마을이었다.
이웃과 나누고 함께하는 것조차 그들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레이스라는 이방인이 도그빌을 찾은 것이다.
늘 마을사람들에게 수용의 미덕에 대해 설교하던 톰은 그레이스를 아주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그날부터 2주의 시간동안 그레이스는 도그빌 주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꼭 할 필요는 없으나 하면 좋은 일.
그것이 도그빌에서 그레이스가 할 일이었다.
그레이스는 이방인은 경계하고 배척하던 도그빌의 마음을 여는데 성공한다.
곧 그녀는 도그빌에서 천사같은 존재로 인정받는다.
고지식하고 쌀쌀맞은 척도 점점 그녀로 인해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돌아가고 그레이스 역시 이 평화롭고 한적한 시골 마을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마을이던 사람이던 이름값을 하는지 도그빌은 그레이스를 향해 서서히 이빨을 드러낸다.
도그빌에서 꼭 할 필요없는 일은 더욱 더 많아진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의 냉대와 남자들의 추잡한 행동속에서도 그레이스는 모든 것을 용서하려한다.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도 그레이스는 누구 하나 해칠 생각도 미워할 마음도 갖지 않는다.
결국 그레이스는 몸도 마음도 영혼도 모두 도그빌에게 내어준다.
믿었던 톰의 배신으로 도그빌에는 다시 한번 갱단이 찾아온다.

영화에서 도그빌은 연극에서의 방백(연극에서의 독백으로 관객과 그 배우만 들린다는 가정속에서 이루어지는 대사)과 같은 마을이다.
제대로 된 마을의 형태가 아니지만 그것은 마을이다.
바로 감독과 관객의 무언의 약속인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문을 열고 닫고 하는 장면이나 벽도 없는데 이웃집이 전혀 보이지 않는 듯 행동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흡사 마임의 형태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영화가 중반부로 접어들때면 배우의 행동이 마임이 아니라 없던 문이나 벽이 보인다고 생각된다.
감독의 특이한 연출력에 관객이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연출력은 결말이다. 어쩌면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이 이 도그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결말일지도 모르겠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도그빌을 제대로 징벌할 수 없는 연약한 그레이스를 안타까워한다.
'만약 저 연약한 여인에게 힘이 있다면...'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졌을때 도그빌의 결말은 보는 이가 가장 만족할 수 있는 타당한 결말일 것이다.

후반부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본성을 무조건적으로 용서하려는 그레이스의 태도를 감독은 오만이라고 말한다.
그레이스는 인간을 억압하고 벌하는 것이 가장 오만하다고 말했지만 반대로 용서도 오만인것이다.
죄를 벌하는 것도 용서하는 것도 결국은 '주관적 판단'이라는 것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레이스는 자신은 인간의 나약함과 본성을 겪는 것을 참을 수 있고 도그빌의 다른 이들은 억제하지 못하는 불쌍한 존재라는 의식하에 모두를 용서한다.
과연 그녀의 용서가 오만하지 않다 말할수 있을까?
그레이스는 곧 도그빌이 용서할 수 없는 마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관객에게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레이스는 이것을 깨닫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결말...
도그빌에는 개짖는 소리만이 울린다.
개를 쏴죽이려는 사람에게 그레이스는 말한다.
"내가 뼈다귀를 빼앗았기 때문에 짖는거예요"
그것이 그녀가 도그빌의 벌한 가장 타당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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